낡고 해져 미어진
마음 구멍 수선하는 수선집은 없소?
조그맣던 구멍이 점점 커져만 가고 있소.
작년엔 잘 맞았는데
이젠 몸이 꽉 껴 맞지가 않는구려.
잘 아는 수선집 하나 소개해 주구려.
우리 동네엔 통 그런 수선집 간판은 보이지 않는구려.
수선스런 마음을 수선할 수선집을 찾고 있소.
구멍도 덧대어 고치고,
작아진 품도 늘이고,
구겨진 부분도 반듯이 펴 다림질해 줄 수선집을 찾고 있소.
가을은 구멍 난 마음이 몰리는 계절이니
가을 타는 수선집도 바쁠까 걱정되오.
'용마 맨션 다동 403호' 표딱지 달고
내 마음도 수선집에 맡겼음 하오.
수선집 주인이 다음 주에 찾으러 오라 일러주면 좋겠소.
내 마음과 같은 색 천을 찾아
내 마음과 같은 색 실을 찾아
말끔히 수선된 마음을
찾아가라 일러주면 좋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