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5일 강원도 홍천
쏟아지는 눈을 향해
혀를 내밀어 본다.
한참을 고개를 젖히고 입 안 가득 눈을 담는다.
아무 맛없이 녹아내린 눈에 실망한 나는 고개를 떨군다.
눈 맛은 그렇게 느끼는 게 아니란다.
그 사이 눈은 내 발이 깊게 빠질 만큼 이 세상을 채우고 있다.
한 걸음, 한 걸음 눈 위를 걷는다.
눈 위를 걸으면 달콤해진다.
흑백사진이 되어버린 세상,
모든 맛이 얼어버린 세상이 되면
난 슈거파우더가 듬뿍 뿌려진 빵 위를 걷는다.
폭신폭신 달콤달콤.
눈 위를 걸으면 달콤해진다.
달콤한 눈 위로 내가 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