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접견

by 나무향기

철책을 사이에 두고 꽃과 마주한다.


꽃은 철책이 둘러싼 저택 안에 놓여 있다.

하지만 꽃은 기어이 밖으로 얼굴을 비집고 나온다.

철책 사이로 밖을 내다보다 밖으로 몸을 더 밀어내 본다.


나와 눈이 마주쳤다.

꽃이 나에게 웃어준다.

가련한 너의 모습이 철책에 갇혀 있구나.

무슨 죄를 지었길래 그곳에 갇혀 버린 걸까?


아무 죄도 짓지 않은

가련한 꽃은 그저 몸을 바람에 흔들 뿐

아무런 말이 없다.

날 보고 웃어줄 뿐

아무런 말이 없다.


곱디고운 너의 청춘을 철책 안에 가두었구나.


20년 전,

진주교도소에서 만난 나의 남동생은

말없이 그렇게 웃고만 있었다.


꽃처럼 웃는 너의 웃음이,

꽃처럼 피어나는 너의 청춘이

감옥에 갇혀 있구나.


그렇게, 난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동생과 마주했다.


아무 일 없다는 듯

내내 웃고만 있던 동생의 얼굴을

잊을 수가 없다.


마주한 꽃에서

그때 본 동생의 얼굴이

스쳐간다.



<사진:나무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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