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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런던남자 Nov 16. 2019

영국, 총리의 도박빚을 갚는 나라!

미스터리(Mr. Lee) #2. 런던, 고향이 되기까지

“EU와 계속 살 것인지, 이혼할 것이지를 두고 투표가 이루어지다. “    

 

2016년 6월의 영국 국민투표를 잊을 수가 없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영국은 EU 탈퇴를 선택하였다. 잔류파와 탈퇴파의 선거 운동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였다. 이는 데이비드 카메론이라는 한 정치인의 도박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지만 한국에서도 그런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한때 서울시장이었던 모 시장님이 무상급식 여부를 놓고 투표를 한 것이다. 물론 그 시장님도 시장 직을 걸었다. 그만큼 자신이 있던 게임이었다. 설마 그 게임이 도박이 되리라고 생각했더라면 그 아까운 차기 대권 자리를 걸 이유가 없다. 하지만 결과는 그의 예상을 빗나갔고 그는 결국 걸었던 시장 직을 잃고 말았다. 그것으로 그의 정치생명은 거의 끝이 났다. 물론 아직 젊기에 완전히 끝났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그래도 치명상을 입은 것은 확실하다.  

   

영국 총리 데이비드 카메론도 마찬가지였다. 다음 선거에서 보수당의 열쇠를 만회하기 위한 무모한 도박을 한 것이다. 설마가 사람 잡는다는 말을 총리가 알았어야 했다. 아니면 영국에 사는 그가 다우닝가의 10번지로 찾아갔어야 했다. 총리 관저가 있는 곳으로 말이다. 총리를 만나서라도 이러시면 안 된다고 말려야 했다. 영국의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을 위해서라도 그는 용기를 냈어야 했다. 정치를 외면한 대가 치고는 너무나 큰 대가를 치른 그는 그 뒤로 말수가 적어졌다.  

                            

”갑작스러운 브렉시트의 충격과 혼란은 1,2차 대전을 능가하였다. 자칫하면 영국이라는 나라가 쪼개질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가 들이닥친 것이다.”     


투표 결과 브렉시트가 확정되면서 영국은 우왕좌왕하였다. 탈퇴를 주장하던 사람들도 잔류를 주장하던 사람들도 당황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탈퇴파야 그래도 1주일 정도 축포를 터트리고 파티를 즐겼다. 하지만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트리고 말았다. 총리가 사퇴하기도 전에 파운드화는 폭락하기 시작하였다. 그 끝을 모르는 파운드화의 대폭락은 모든 것을 집어삼켰다.     

 

“파운드화의 대폭락으로 그는 막대한 손실을, 한국에 있는 그의 친구는 막대한 이득을 보는 웃지 못할 일이 발생하였다. “     


환율은 1,800원대에서 1,300원대로 빠졌다. 그 차이가 얼마나 크고 치명적인지 예를 들어보겠다. 천팔백만 원을 한국으로 보냈는데 그 돈이 천삼백 만원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순식간에 5백만 원이 사라지는 마술 같은 일이 현실이 되었다. 이는 실제로 그에게 발생했던 문제였다. 그가 엄청난 타격을 본 반면 이득을 챙기는 이들도 있었다. 바로 한국에 있는 그의 친구가 주인공이었다. 그는 그의 딸을 교환학생으로 영국으로 보냈다. 그리고 파운드화가 최저점을 찍을 때 거액의 학비와 생활비를 파운드로 환전 해 그의 영국 통장에 보냈다. 그의 딸은 교환학생이어서 은행 계좌를 열 수 있는 정식 학생비자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환전 시 그가 손해 본 만큼 그의 친구는 이득을 보고 있었다. 마치 그의 피 같은 돈을 친구가 빼앗아가는 기분이었다.     

 

그가 한국의 아내와 아이에게 보내는 생활비와 학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의 두 개의 사업체는 직격탄을 맞았다. 손님이 줄어서가 아니라 갑자기 식자재 값이 폭등하면서부터다. 전문가들도 이 정도까지의 충격 이리라고는 아무도 예상치 못하였다. 이민자들을 벌래 보듯 하는 탈퇴 파에게도 직격탄이 날아들었다.      


파운드화의 폭락만큼의 물가가 치솟은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물가로 치면 세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나라 중의 하나가 영국이다. 그 물가 쓰나미를 감당하는 것은 탈퇴파의 주역이자 현재 영국 총리인 보리스 존슨 시장도 전 총리인 테레사 메이도 아니었다. 물론 데이비드 카메론은 그 죄 값을 치르고 물러났다. 그의 정치생명은 영원히 끝나고 말았다. 물론 그도 아직 젊기에 재기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결과적으로 영국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대 혼란을 겪고 있다. 물가가 폭등하면서 국민 전체가 피해를 보는 것도 모자라 나라가 쪼개질 수도 있는 전대미문의 위기를 맞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독립을 원하는 스코틀랜드가 과연 어떻게 나올지도 변수지만 북아일랜드의 국경 문제도 골칫거리다. 3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뚜렷한 해결 방안이 나오지 못하는 이유다. 자칫하면 위자료도 양육비도 없는 노딜(No deal) 이혼을 내세우지만 이 또한 나라가 깨질 수도 있는 리스크를 감내해야 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탈퇴를 주장했던 사람들도 1년에 서너 번씩 물가 싼 유럽이나 북아프리카로의 휴가도 언감생심이 되고 말았다. 당장 생활비만 문제가 아니다. 이제 와서 제2의 국민투표를 하자고 하지만  늦어도 너무 늦어버렸다. 이미 별거한 지 3년 이상 지났는데 다시 합친다고 집 나간 사랑이 돌아올 확률은 희박하다. 무엇보다도 그놈의 자존심이 허락하지를 않는다. 한 때 전 세계의 2/3를 지배하던 해가지지 않는 대영제국이 아니었던가!      


”머피의 법칙은 이번에도 그를 피해 가지 않았다. “     


그가 영국에 이민 와서는 5년 정도 한국에서 돈을 끌어다 썼다. 그때의 파운드 환율은 1,800원 이상이었다. 때로는 2,000원을 넘나들 정도로 파운드화의 위력은 기세 등등하였다. 머피의 법칙도 이런 머피의 법칙이 또 있을까!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더니! 그를 두고 한 말이었다. 그는 이래저래 수난을 뚫고 나오다 지쳐버렸다. 그의 몸과 마음이 동시에 무너지기 시작한 것도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는지 모른다. 그래서 한국에 잠깐 쉬러 오게 된 것이다.     

 

이 또한 영국의 75대 총리 데이비드 윌리엄 도널드 카메론이 그의 등을 떠민 것이다. 이튼스쿨과 옥스퍼드를 나온 전도유망하고 잘생기기까지 한 그가 국가를 두고 도박을 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 명문가 출신의 총리가 권력의 맛을 너무 일찍 본 것이 화근이었다. 시골 출신인 그는 강원도 행정반에서 이미 권력의 맛을 보아 잘 알고 있었다. 권력 앞에는 헛것이 보이기 마련이다. 전역한 지 30년이 지난 지금도 그가 군 시절과 관련된 꿈을 꾸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보다 한 살 많은 카메론의 도박을 중지시키려고 멱살을 잡지 못한 것은 그의 일생일대의 실수이자 패착이었다. 그 대가를 그는 고스란히 치르고 있는 것이다. 


오늘따라 카메론의 음흉한 미소와 보조개가 그리워진다. 카메론은 그보다 한 살 많다. 만약 카메론이 한 살만 젊었어도 그는 카메론의 멱살을 잡고 말렸을지도 모른다. 그의 성격상 그러고도 남을 위인이다. 물론 영국에서 나이는 의미를 갖지 못한다. 괜한 나이 탓이라도 해보고 싶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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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나는 매주 한권 책쓴다]란 주제로 정기 강의를 하고 있다. 월출산 국립공원에서는 매주 수요일 14:00~16:00, 서울 선정릉에서는 매주 금요일 19:00~21:00다. 글쓰기와 전혀 상관없는 일반인들이 [하루만에 책쓰기]를 통해서 실제로 매월 또는 매주 한 권 책을 쓸 수 있도록 고정관념을 적나라하게 깨트려주는 강의다. 실제로 필자처럼 매주 한권 책을 쓰는 회원들만 20명 이상이다. 매월 한 권 책을 쓰는 회원들까지 합하면 100여명 이상이다. 그 숫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수강신청은 온오프믹스닷컴에서, 월출산 상시 강의 문의는 010 3114 9876의 텍스트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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