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물투데이 Mar 22. 2021

아내를 위한 차 한잔을.

아내에게 해주고픈 차 한잔의 시간...


"Honey~would you pass me that water?"라고 말하는 와이프.

집에 퇴근하고 들어와서 오늘의 고됨을 풀려는 잠시, 아내가 안쓰런 목소리로 물병 좀 건네 달라고 물어왔다.

"Are you okay, baby? Did you get sick?" 

너무나 걱정스러운 마음에 후다닥 옆으로 달려가 앉아 내 이마를 아내 이마에 맞대어 보았다. 살짝 열이 올라오는 게 느껴졌다. 갑자기 내 심장이 벌렁벌렁 뛰어오른다. '아~ 어떡하지? 비상약이 있나? 감기약은? 지금 약국은 문 닫았을 건데..' 걱정스러운 마음이 내 어깨를 더 짓눌러왔다. 요즘 와이프가 공부하는데 너무나도 신경 쓰는 나머지 본인 건강은 잠시 어딘가에 두고 온 모양이었다.




못 다 푼 어깨를 살살 돌려주며 따듯하게 내어줄 무언가를 생각하다, 김이 모락모락 피는 차 한잔을 떠올리고는 바로 칼을 꺼내 들었다. 셔츠 소매를 살짝 걷어 부치고, 칼을 쥐고서 깨끗하게 다듬어진 생강 한 줌을 챙겨 도마 위에 올려놓았다 

"슥~슥~" "타~각 타~각".

생강차를 준비하기 위해 얇게 편을 썰기 시작했다. 생강의 노란 속살을 바로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껍질 깔 시간에 차 한잔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더 벌었으니 말이다. 참으로 몸이 차가운 사람에게는 생강을 이용한 생강차가 좋은 효과를 보인다고 들었기에 어김없이 생강차를 끓이기로 마음을 먹은 것이었다. 체온을 금방 높여주어 기침을 멎게 해 주고 마음을 편하게 가라앉혀 준다니. 몸을 으슬으슬 떨어대는 아내에게는 참으로 생강차가 도움이 되리라는 것을 알게 되니 한편으로 다행이라 여겨졌다.



냄비에 물을 듬뿍 담고 썰어 논 생강도 넣어서 10분 정도 끓여주었다. 잘 끓여진 생강 편들은 잘 건저 내어주고 우려낸 생강즙을 꿀 2 스푼과 함께 아내가 좋아하는 하얀 머그컵에다 부어주고 잘 저어주었다. '후~후~' 살살 불어 아내에게 얼른 건네주었다. '추~릅 추~릅' 한 모금 한 모금 마시는 모습을 보며 내 마음 또한 한결 편해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처음 우려 보는 생강차였지만, 내 손으로 아내에게 따뜻한 차 한잔 건네줄 수 있었다는 게 나만의 흐뭇한 추억이 될 것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다이어트에 좋은 우엉효능 | 우엉차 만들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