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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물투데이 Mar 23. 2021

도란도란  건토란대

토란보다 대단한  토란대


 'Just do it!'

내가 나이키라는 스포츠 브랜드를 알게 된 게 20대 초반.

내 친구 놈들은 오만가지 브랜드 명을 줄줄 꿰고 있었지만, 나는 사회에 첫 발을 들이면서 브랜드에 대해 서서히 알아가게 되었다. 유명 하디 유명한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 첫눈에 들어온 그 브랜드 로고는, 무슨 손가락으로 휘날려 쓴 것처럼 아무 느낌이 없었다. 뭔데 그리 이 브랜드에 사람들이 목을 매나 싶었는데.

어느새, 내 발에는 나이키 로고가 새겨진 신발이 오래된 명품처럼 신겨져 있었다... 어쨌든 이러쿵저러쿵
했지만 로고보다는 내 머릿속에는 저 광고 멘트가 난 더 박혀 들었다. 음.. 내가 이런저런 사고를 무심코 계획 없이 치는 놈이라 "그냥 해 봐~"라는 느낌은 너무나 나를 위한 멘트가 아니었나 싶다.



요즘 들어 무심코 막 해보는 것 중 하나가 반찬 만들기이다. 와이프가 캐나다 국적이라 반찬 개념이 많이 익숙지 않아서, 밥과 반찬 먹는 것을 그다지 반겨하지 않는 눈치이다. 연신 토트터에 식빵을 구워서 치즈 올려놓고 간편식으로 주로 식사를 때우곤 한다. 서양식은 보통 면류나 고기류를 기본으로 칼로리가 많이 나가는 음식들이 많다. 야채들을 먹기는 해도 거의 샐러드나 삶은 감자를 으깨서 먹는 정도... 야채들을 다양하게 먹는 법이 적어서 야채들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좋은 영양소들을 놓치기 쉬운 식단이고 생각된다. 그래서 요즘 해외 나가면 아시안 푸드가 건강에 좋은 음식이라 소문이 나서 그런지 나름 중산층에 속하는 외국 가족들은 집에 밥솥 하나씩은 가지고 계시더라.  밥솥이 '췩~췩~' 소리 내면서 김을 뿜어내고, 밥이 잘 되었다고 한국말로 안내멘트가 흘러나오는데. 그걸 듣는 순간 나도 모를 애국심이 솟아나더라는. 


마~! 이것이 한국의 힘인 기라~


뭐가 됐든 여기는 한국!! 로마에 가면 로마 법을 따라야지! 난 토종 한국인! 물론 혓바닥 굴려가며 말하는 영어가 좋아서 유학도 다녀왔지만, 식성은 전통 한식파! 밥심으로 돌아가는 사람인지라 밥에 최소 채소 반찬 1~2가지는 있어야 좀 목에 넘겨준다 라는 느낌을 가진다. 김치가 최고의 기본 반찬이지만, 요즘 김치값이 너무 비싸서 편하게 먹기가 너무 힘들다. 그 와중에 얻어걸린 녀석이 건토란대. 


내가 진짜 좋아하는 육개장에 고사리와 함께 기본으로 들어가는 나물이라고 어디선가 주워들은 기억이 있다. 추가적으로 알아보니 건토란대 이 친구 꽤나 좋은 친구이다. 칼륨이라는 영양소를 풍부하게 가지고 있어서 

몸 밖으로 불필요한 소금기를 배출하는 데 탁월하다고 한다. 그래서 짠맛을 많이 가지고 있는 한식 음식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 나물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어쨌든, 육개장을 끓이자니 귀찮아서 그냥 반찬으로 

기본양념에 버무려 먹을 생각에 간장, 참기름, 다진 마늘, 들깨가루를 후딱 꺼내어 싱크대에 올려놓는다. 

건토란대로 반찬 해 먹을 거라고 들깨가루를 처음으로 사용해본다. 무조건 맛있는 반찬이 나오겠지? 

건토란대가 아린 맛을 가지기로 유명한 나물이라, 끓는 물에 소금 한 줌 털어 넣고 5분 정도 삶아 주었다. 

한 줄기 입에 넣고 씹어보니 아린 맛이 느껴지지 않는다. 내가 하는 요리법은 간단하다. 다 집어넣고 섞어주면 끝!! 한 젓가락 집어 입에 넣어 본다. 들깨 가루의 고소한 맛이 입안에 "후~욱" 퍼진다. 음.. 와이프가 먹어주어야 하는데. 

"Honey~ Please~~" 내가 정성을 다해 만든 반찬인데, 먹어줄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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