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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물투데이 Mar 24. 2021

피곤한 현대의 삶

불미나리

"나는 요즘 다시 피곤하다."


어릴 적부터 나는 용돈벌이로 알바를 했었다.

10대, 20대 초반, 군대, 20대 중반까지도 쉬지 않고 일을 했고,

삶을 너무 열정적으로 살다 보니 나에게 휴식 한 번 준 적 없었다.

남들은 날 좋은 날에 놀러 다니는 게 나에겐 너무나 부러운 삶이었고 행복해 보였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살기엔 너무 힘든 여건이었고, 그저 집에서 쉬는 게 유일한 낙이였다.

나는 점점 지쳐갔고 너무 힘든 삶에 연속이었다. 


몸도 마음도 지쳐있던 2020년. 나는 큰 맘먹고 퇴사를 결정하였다. 

쉬고 싶기도 했지만, 새로운 무언가를 배워보고도 싶었다.

20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마땅한 특기가 없던 나는 앞으로 살아가는 데에 있어 

잘 하는게 있어야 취업을 하고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모아둔 돈으로 하고 싶은 것을 찾아 학원을 다녀보기도 했다.

하지만 돈이란 게 무서울 정도로 나에게 다가왔다.

일을 하지 않고 쉬는 동안 통장 잔고는 다이어트를 하는 것 마냥 점점 줄어갔고,

눈떠보니 잔고는 바닥을 향해 내려가고 있었다. 달콤했던 1년간의 휴식이 끝에 도달했음을 인지하였다.


1년 동안 정말 행복했고 컨디션도 너무 좋았던 것 같다. 

이렇게 쉬어보니 삶에는 여유가 필요하다는 걸 깨닫게 되는 시간이었다.

현재 나는 다시 취업을 했고 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는 않아 다시금 천천히 피곤해지기 시작했다.

나이가 들어서 몸이 예전만 못한걸 수도 있고 오랜만에 일해서 일 수도 있다.


이유가 어찌 되었든 예나 지금이나 몸이 중요한 건 변함이 없다고 생각한다.

나처럼 피곤한 사람들이 많을 텐데 피곤하다고 일을 안 할 수도 없는 노릇일 테고 

이제는 몸에 좋다는 걸 챙겨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시기인 것 같다.


불미나리

정신없이 바쁜 아침 출근길 사람들 얼굴을 보면

낯빛이 어둡곤 하다. 다크서클은 눈 밑까지 내려가 있고 피곤해 보이는 사람들이 많았다.

속으로 "나도 누군가에게는 피곤해 보이겠지?"

하는 생각이 들어, 요즘 아침마다 불미나리를 

갈아서 아침 대신 먹기 시작했다. 

처음에 갈아먹을 때에는 귀찮았지만

아침에 꾸준히 불미나리즙을 잘 챙겨 먹으니까 

향긋한 향이 입안에 감돌아 잠도 깨고 좋다. 또한

회사 사람들이 요즘 "처음에 일했을 때 보다 낯빛이 너무 좋아졌다! 뭐 좋은 거 먹어?"라고 물어본다. 

그래서 나는 "불미나리를 먹고 있어요"라고 한다. 

어느덧 나는 불미나리 홍보대사가 되었다.



-글을 마치며 -

불미나리는 야생에서 자라기 때문에 육질이 다른 미나리에 비해서 단단한 만큼 

예로부터 나물보다는 갈아서 즙으로 만들어 약용했다고 한다. 

또한 향과 영양소가 다른 미나리 종류보다 좋다고 한다.

다들 아침에 불미나리로 피로, 피곤함을 이겨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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