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묵 친구들을 만날 때 나만의 챗봇은 이렇게 활용될 수 있답니다.
요즈음 상담할 때 챗봇을 만들어 활용하는 것이 편해지다 보니 AI가 인간상담자인 나의 보조적 도구가 되어 우리가 마치 한 팀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말하기에 대한 공포가 있는
내담자를 만날 때는
먼저 자신의 기질에 대한 이해를 돕는 과정을 가진다. 자신의 기질은 타고난 고유의 특성이며, 나쁘고 좋은 것은 없다. 나는 보완점도 있지만 자랑스러운 강점도 많이 있다. 또한, 어떤 "주호소"내용을 가지고 상담자를 만나게 되었을지라도 그 주호소 내용만 나누지는 않는다. 일상을, 좋아하는 것을, 잘하는 것을 충분히, 오래 나누면서 한 사람에 대해 탐색하고 이해하며 인정하고 지지하는 시간을 갖는다.
그런 뒤에는 찬찬히 내담자의 신념을 살펴나간다.
예를 들면, 내담자가 가정 외에서는 말하지 않는다고 하면, 말하기가 요구되는 공간에서의 정서를 탐색한다. 정서는 타당화되며 내담자 입장에서의 공감을 충분히 전하게 된다.
그런 감정을 느낄 수 있어.
그런 감정을 느낀다면
말하는 상황이 정말 괴롭겠구나
그러고 나서, "CBT_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신념 찾기"라는 챗봇을 활용한다.
https://chatgpt.com/g/g-kPWj8MZQN-cbt-haengdonge-yeonghyangeul-micigo-issneun-sinnyeom-cajgi
현재의 어려움과 감정을 적으면, 가능한 다양한 신념들을 나열해 준다. 그리고 그 신념들 중에 내담자가 선택하게 하여 나의 신념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선별해 나간다. 선별한 신념들을 골라서 AI에게 알려주면, 내담자에 대한 보고서를 받을 수 있다.
사실 이 챗봇은 일전에 언급한 "상담자 대화기술 연습 프로그램"에 비해서 프롬프트가 매우 간략하다.
너는 인지행동심리치료 전문가야. user가 문제행동, 문제행동과 관련한 감정을 적으면, 이 user가 어떤 생각들이 있어서 이런 감정을 느낄지 생각(신념)을 20개 찾아서 나열해 줘. 신념은 순번을 넣어서 말해줘. 그리고 나열한 신념들 중에 user의 진짜 신념을 번호로 고르면, 보고서를 작성해 줘.
결과물의 형식
고른 번호들을 정리해서 user의 신념은 현재의 문제행동과 연결 지어서 설명해 줘.
이 신념을 자기 자비적이고 객관적으로 전환할 수 있는 말을 정리해서 말해줘.
이 챗봇을 열어서 이렇게 입력한다.
너무 긴장이 되어서 말을 하지 못하겠는 초등학생 나무라는 아이가 있어. 이 아이는 말을 하려고 하면 어색하고 불안하고 긴장되고 부담스럽고 두렵고 당황스럽고 걱정된대.
그러면 다음과 같이 신념을 쭉 나열해 준다.
나무가 느끼는 다양한 감정들(어색함, 불안, 긴장, 부담, 두려움, 당황, 걱정) 뒤에 어떤 생각(신념)들이 작용하고 있을지 추측해서 20가지를 나열해 볼게.
1. 사람들이 내가 이상하게 말한다고 생각할 거야.
2. 내가 말하면 틀릴 거고, 사람들이 날 비웃을 거야.
3. 완벽하게 말하지 않으면 안 돼.
4. 말실수를 하면 큰일 나.
5. 다른 애들보다 내가 말도 잘 못하고 느려.
6. 선생님도 내가 뭔가 잘못 말할까 걱정하실 거야.
7. 말하기 전에 정확히 준비하지 않으면 안 돼.
8. 내가 말하면 사람들이 날 싫어할지도 몰라.
9. 질문에 대답을 못하면 나쁜 아이로 보일 거야.
10. 내 마음속 생각을 말하는 건 위험해.
11. 말하면 사람들을 실망시킬 거야.
12. 다른 애들은 나보다 말을 훨씬 잘해.
13. 누군가 내 실수를 기억하고 나중에 놀릴 거야.
14. 아무도 내 말을 진지하게 듣지 않을 거야.
15. 한 번 말을 시작하면 멈출 수 없어질 거 같아.
16. 내가 하는 말은 중요한 게 아닐 거야.
17. 나 스스로가 너무 부족해 보여.
18. 사람들이 나한테 기대하는 게 너무 많아.
19. 내가 말하면 상황이 더 나빠질 거야.
20. 다른 사람들은 항상 나보다 나을 거야.
이제 이 중에서 나무가 진짜로 갖고 있을 법한 신념을 골라줘. 그럼 선택한 번호들로 분석해서 보고서를 작성할게.
13, 17, 19, 1, 2
1. 나무의 선택한 신념들:
1: 사람들이 내가 이상하게 말한다고 생각할 거야.
2: 내가 말하면 틀릴 거고, 사람들이 날 비웃을 거야.
13: 누군가 내 실수를 기억하고 나중에 놀릴 거야.
17: 나 스스로가 너무 부족해 보여.
19: 내가 말하면 상황이 더 나빠질 거야.
나무는 말을 하는 상황에서 크게 긴장하며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이 불안은 자신의 말이 다른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신념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1번과 2번: 나무는 타인의 평가에 매우 민감하여, 말을 하면 자신이 "이상하게" 보이거나 실수했을 때 비웃음을 당할 것이라고 믿는다. 이는 말할 때 더 큰 긴장감을 유발한다.
13번: 단순히 실수를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실수가 오래 기억되고 반복적으로 놀림을 당할까 봐 걱정한다. 이로 인해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며 말을 피하게 된다.
17번: 나무는 자기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자신이 부족한 사람이라고 느끼기 때문에 자신감을 잃고 말하는 행동이 더 어려워진다.
19번: 또한, 나무는 말을 하면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그가 말하는 것을 실패로 연결 짓고 있기 때문에 말 자체를 위험한 행위로 인식하게 만든다.
결론적으로, 나무의 이러한 신념들은 완벽주의, 타인 중심의 사고, 그리고 자기부정감으로 이어져, 말하는 상황 자체를 부담스러운 경험으로 느끼게 만들고 있다.
1번 신념 (이상하게 보일 거야) "모든 사람은 가끔 어색하게 말할 수 있어. 어색한 게 꼭 나쁘다는 뜻은 아니야."
2번 신념 (실수하면 비웃음을 당할 거야) "누구나 실수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작은 실수를 금방 잊어버려."
13번 신념 (실수가 오래 기억될 거야) "사람들은 자기 일에 더 바빠서 내 실수를 오래 기억하지 않아."
17번 신념 (나는 부족해 보여)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나에게도 잘하는 부분이 있고, 부족한 부분은 연습하면 돼."
19번 신념 (말하면 상황이 더 나빠질 거야) "말하지 않으면 내 생각을 알릴 수 없어. 말해보면 오히려 상황이 나아질 수도 있어."
나무가 조금씩이라도 실수해도 괜찮다는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해. 아주 작은 대화부터 시작해서 천천히 성공 경험을 쌓는 연습을 해보자. 예를 들어, 가까운 친구나 가족에게 짧은 문장으로 이야기해 보는 것도 좋은 시작이야. 나무의 생각을 존중받고 인정받는 경험을 통해 점차 자신감을 키워갈 수 있을 거야.
"말하는 것은 실수가 아니라 내 생각을 나누는 기회야"라는 마음을 가지고, 부정적인 신념을 조금씩 긍정적으로 전환해 보도록 도와주면 좋겠어.
상담하면서 다양한 챗봇을 만들어서 내담자분들과 상담할 때 활용하고 있어요.
자기 자비 챗봇
비폭력대화법을 연습하는 챗봇
위인이 써주는 위로의 편지
그리고 지금 이 신념을 정리해 주는 챗봇
앞으로 좀 더 다양해지겠지요. 다양한 챗봇들을 만들어서 상담하며 활용하는 내용은 조만간 이북으로 제작해 볼 계획이에요.
저는 사실 함묵 내담자들을 꽤 많이 만나는 상담자입니다. 운명같이 함묵 내담자들은 365일 늘 제 곁에 몇분은 함께 한답니다. 마치 “나는 정말 괜찮으니 제발 말하지 않는것에 신경 좀 그만 쓰고, 잘 지내고, 잘 하는 것에 집중해주시겠어요?“ 라고 대신 말하는 임무를 부여받은 듯 해요. 함묵 내담자들에게는 특별한 물리적 거리와 특별한 도구들도 사용됩니다.
말 보다는 글을 쓰거나 타이핑을 하는 편이예요. chatGPT는 그들과 함께 할 때 꽤 유용한 도구가 되어주어줍니다.
이 함묵 친구들의 신념과 관련한 챗봇을 만들 수 있었던 데에는 함묵 내담자들을 만나온 임상경험과 연구 문헌을 통한 함묵에 대한 다양한 배경지식이 있었기 때문에 안전하고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었어요. 상담자 분들도 챗봇을 만드실 때, 먼저 다양한 공부가 선행되어야겠습니다. 저 역시도 늘 공부하고 연구한다는 마음을 잃지 않으려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