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카시라 공원에서 만난 풍경
[ 겨울이 봄에게 ]
봄에게는
봄의 시간이
있고
겨울에게는
겨울의 시간이
있음을
서로의 계절을
넘볼 수 없는
시간의 경계에서
돌아갈 수 없는
봄을 꿈꾸지
않기를
봄을 닮으려
어색한 색을 덧칠한
겨울이 되지
않기를
이제는
겨울 본연의 얼굴로
살아가기를
덜어낸 만큼
선명해진
단출함으로
그 소박한
아름다움으로
그 모습
그대로
살아가기를
“키치죠지 역에서 지브리 미술관으로 걸어가는 길에 공원에서 만난 멋진 풍경. 이노카시라 공원이 참 아름다웠다. 공원을 뛰어다니는 아이들, 아기자기한 소픔같은 카페, 수줍은 듯 꽃봉오리에 얼굴을 내민 매화. 겨울이 지나 봄이 온다.
노년의 부부가 함께 나무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모습은 봄을 앞서가려 하지 않고, 자기 계절에 머무는 법을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처럼 보였다.
아이들을 본다. 아이들의 얼굴이 봄과 같았다. 그 아이들을 지켜보는 나. 이젠 봄이 아닌 가을로 겨울로… 욕심을 내려놓고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아이들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