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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므니 Jul 30. 2023

마음 부자랍니다

시골에 살다 보니, 텃밭에서 나온 농산물을 여러 분들께 나눔 받고 선물 받는다. 나 역시 텃밭에서 차고 넘치게 거두는 열매들을 나누곤 하지만, 나누기 전에 우리 집에도 한 분이 아니라 여러 분들께서 이것저것 여러 종류로 가져다주신다. 문 앞에 두고 가시는 경우도 다반사여서, 종목이 겹칠 때도 종종 있다. 최근에 나눔 받은 것은 오이, 밤호박, 고추, 깻잎, 옥수수 등 여러 품목이다.


우리 텃밭에도 있는 작물들이면  처리가 곤란해져서 나눔은 또 다른 나눔을 불러오곤 한다. 지인들에게 전화해서 나 또한 그들의 집 앞에 이것저것 두고 오기도 한다. 신선식품이니 마냥 방치할 수는 없으니 서로 나누고 나눠 먹고 하는 게 정이 듬뿍 담겨 있는 선물이 되곤 한다.


그런데 나도 그렇고, 주시는 분들도 그렇고 큰 게 아니라며, 작은 건데 그저 소소하게 드린 다고 하며 고맙다는 말에 손사래를 한다. 내가 드릴 때는 작은 거라서 진짜 별 것도 아닌데 나누는 것 같아서 겸손의 말이 맞는데, 이것이 받는 입장이 되어 보니 결코 작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몸소 체험하는 중이다.

오늘도 새벽부터 밤호박에, 가지에 오이까지 또 풍성하게 받았다. 이것을 어떻게 요리조리 요리해서 잘 먹을지 생각하며 주신 정성을 되새겨 본다.

오늘 받은 풍성한 선물들


최근에 받았던 선물이 있는데, 이번에는 식품이 아니지만 수제품이다. 공방에 가서 우리 가정을 생각하며 한 땀 한 땀 정성을 들여 만든, 마음이 찐하게 들어 있는 선물을 받았다. 꾹꾹 눌러쓴 손 편지에 한 사람 한 사람 맞춤으로 색상을 고르고 마음을 담은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촉촉해졌다.

나 역시도 평소에 선물을 즐겨하고, 손 편지를 즐겨 쓰니 선물을 건네는 마음을 잘 안다. 내가 정성스럽게 준비한 선물이 상대방의 마음에 들기를 바라며 세심하게 준비한 선물인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슨 선물이든 그저 고맙다. 마음과 정성에 이미 감동이고 감사다.

우리 집 네 식구를 생각하며 만들고 골랐다는 선물에 가슴이 뭉클


감사함으로 받으면 버릴 것이 없다는 성경말씀처럼 마음으로 받고 입으로 먹고 정성스럽게 사용한다.


눈에 보이지 않아도 전해주시는 마음만 받아도 이미 부잔데, 내 손에 들려진 눈에 보이는 선물이 있으니 더더욱 부자다. 앞으로도 사람 부자, 마음 부자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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