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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므니 Feb 23. 2023

내가 좋아하는 것

도서관에 가는 길이다. 신호도 알맞게 잘 바뀌었고 단속카메라 있는 곳을 이미 다 아니, 가뿐히 통과. 나이스!

넓직한 주차장에 여유 있게 주차하고  대출증이 들어 있는 카드지갑과 에코백 2개를 주섬주섬 챙겨서 내린다.

서가 앞 데스크에서 예약도서를 야무지게 챙기고, 핸드폰 메모장을 열어 내가 읽고 싶었던 책 목록, 아이들 각각 읽히고 싶은 책 목록을 살펴 본다. 검색대에서 책을 찾아 청구기호를 출력하고, 청구기호 별로 정리한다. 신간은 신간끼리, 문학은 문학끼리. 그리고 청구기호 한 다발을 떨어뜨리지 않게 손에 꽉 쥐고 서가로 걸음을 뗀다. 설레는 마음으로 책을 찾으러 가는 순간.

내가 좋아하는 것 중의 하나. 도서관이다.




도서관에서 원하는 책들을 한보따리 대출해서 나온 길, 다음 행선지는 로컬마트이다. 로컬마트인 만큼 신선한 지역 농산물을 저렴하게 살 수 있다. 도서관에서 집으로 가는 길에 있는 마트라서 동선 또한 좋다. 마트에 들어서서 매의 눈으로 농산물을 쓱 스캔한다. 세일스티커가 붙어 있는 제품은 더 크게 눈을 뜨고 이리저리 상태를 체크한다. 채소, 과일, 고기에 더해 입구에 얌전히 놓여 있던 로즈마리 화분도 하나 샀다.

내가 좋아하는 것 중의 하나. 로컬마트이다.




다음 행선지는 우리 부부가 좋아하는 단골카페이다. 부두길처럼 난 바다 앞 도로를 구불구불 지나 차 한 대 겨우 지나가는 작은 골목길도 통과해서 도착한다. 식전이라 커피보다 빵을 사러 가는 길. 버터를 듬뿍 넣어 풍미가 좋은 식빵과 소금빵을 구입하고 사장님께서 서비스로 주시는 스콘까지 기분 좋게 들고 나선다.

내가 좋아하는 것 중의 하나. 단골 카페이다.




이제 마지막 행선지 나의 참새 방앗간. 역시나 단골인 식당이다. 남편과도 많이 오는 곳이지만, 혼자서도 자주 들러 먹는 바닷가 앞  작은 파스타 가게. 바닷가 앞 작은 파스타 가게이지만 제법 유명한 탓에, 한 번 걸러 한 번은 대기를 해야 한다. 가게에 들어가 이미 잘 아는 사장님께 인사를 하고 대기를 걸어 두고 나온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차 안에서 잠시 대기한다. 내가 좋아하는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을 읽으며 내가 좋아하는 카페에서 사 온 따끈따끈한 소금빵을 한 입 물고서 말이다. 이윽고 내 차례가 되어 가게 안으로 들어가서 가장 좋아하는 메뉴 2개 중에서 어렵게 하나만 선택, 딱새우 루꼴라 파스타를 주문 한다. 식전빵이 나오고 물이 나오고 따뜻한 연기를 솔솔 풍기며 파스타를 서빙 받는다. 귀에는 이어폰을 꽂고 좋아하는 유튜브 채널을 보며 파스타를 포크에 돌돌 말아 한 입, 두 입. 파스타를 깨끗이 먹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 중의 하나. 단골 파스타가게이다.




이제 좋아하는 것들을 충분히 즐기고 누렸으니 가장 좋아하는 것들과 사람이 있는 우리 집으로 향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 우리 집.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 우리 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들, 우리 가족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오늘도 잘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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