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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Y Mar 29. 2022

봄, 수양벚꽃의 안부를 묻다

연구동 앞 매화나무에

꽃들이 조롱조롱 열렸습니다.

다시 봄이 왔습니다.

   

몇해 전 겨울의 교토 여행길

사람들로 붐비는 산넨자카 골목에서

제 마음, 잠시 길을 잃었더랬지요.     


북적대는 가게들을

지친 눈길로 훓어 가다

골목길 한쪽 

낡은 나무 담장에 기대 

작은 수양벚꽃 한 그루에

오래 눈길이 머물렀습니다.     


겨울 한가운데 서서

문득, 봄날을 생각했지요.

휘늘어진 가지에 연분홍 봄이 오고

하늘 파아란 날

살짝 바람이라도 불면....     


다시 봄 오니,

교토 골목길

그 수양벚꽃 안부가 궁금하여

이리 저리

묵은 사진을 뒤적입니다.


애써 보고 만지고 온 것들은

세월 속에 흐릿해지고,

나무 한그루

像 으로 남아

이국의 봄을 생각케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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