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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Y Apr 27. 2023

나의 나무 이야기  - 산딸나무의 봄날

    연구소에 내가 아끼는 나무들이 있다. 6동 입구의 산딸나무, 도서관옆 길의 계수나무들, 12동 소나무들... 내가 연구소를 떠나고 세월이 많이 흐르면, 아마도 함께 한 사람들의 기억도 흐릿해질 것이다. 그러나, 내 나무들은 잊혀 지지 않을 것이며, 계절이 바뀔 때에 그들의 안부를 궁금해 할 것이다.


        봄날, 무수한 하얀 나비가 내려 앉은 듯한 산딸나무,

        동전 같은 귀여운 잎들을 무수히 피워 올리는 계수나무,

        눈내린 날 깊은 고요 속에 서있는 12동 소나무들을 떠올리며,

        지나간 인생의 사계를 추억하게 될 것이다.


    올해도 아... 봄인가 싶을 때 부터,  나는 산딸나무의 개화를 기다렸다. 출퇴근 길에 6동 앞을 지나갈 때, 유심히 살펴 보았다. 꽃눈이 올라오고, 꽃눈이 커지고.... 그러다 지난 4월 10일 퇴근길, 드뎌 꽃을 피워 올린 산딸나무를 만났다. 이미 해가 지고 있고, 날씨 마저 흐렸음에도 내 산딸나무의 고운 자태, 수만 마리 하얀 나비가 내려 앉은 듯한 모습, 그  앞에 한참을 서서 감탄했다.

        "너는 참으로 곱고 이쁘구나!

        맑은 날, 빛 좋을 때 너의 고운 모습을 다시 찍어 주마"


    

   그리고는 그만 몸도 마음도 바빴다. 몇일 연구소를 비웠고, 출근한 날에도 오고 가는 길에 먼 눈길로 감탄하며 바삐 지나 다녔다. 아쉽게도 짧은 봄, 나는 내 산딸나무 앞에 멈추어 머무르지 못했고, 산딸나무의 봄 날은 갔다.  나는 수만 마리 하얀 나비들이 찾아 올 다음 봄을 기다린다.


   그 와중에 도서관 길 계수나무들은 1원짜리 동전 같은 귀여운 어린 잎을 피워내더니, 하루가 다르게 잎들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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