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끝내려는 비는 추적추적 세상을 적셨고,
겨울은 떠날 준비로 분주한데,
봄은 아직 올 준비를 하지 못했다 한다.
봄을 기다리는 것은 겨울만이 아니었다.
퇴고하지 못한 노트북 속 이야기도 봄을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겨울 끝자락에 망가지기 시작했다.
쉬지 않고 달려왔던 것이 결국 몸을 아프게 했다.
나의 이야기는 퇴고, 퇴고, 퇴고하면서
정작 내 인생은 퇴고하지 않았다. 1막이 끝나면 퇴고해야 하는데 나는 쓰기만 했다.
몸살을 겪으니,
잠시 멈추고 싶어졌다. 몸에 맞지 않은 이 상황을 잠시 멈추고 싶어졌다.
봄이 오면,
잠시 멈추고 쉬어가려고 한다.
잠시 멈추고 내게 쉼을 주려고 한다.
봄,
살랑살랑 바람이 불어오면,
잠시 서서 그 바람 냄새 맡으며,
쉬어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