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광성과 굴지성
[ 끌 림 의 본 능 ]
아침 출근 길에
요즘 보기 힘든 촉촉하게, 고요하게 내리는 비를 보니, 왠지 감성에 젖어
이런 날 소환하는 나의 최애 남자, 성시경을 소환해서 [Reality]를 들으니,
오늘 꼭 이 글을 써야지 생각한 아침.
얼마 전에 분갈이 했다던 이 아이.
이 아이를 키우면서 느낀 점을 언젠간 써야지 했는데
오늘이 딱이야.
아주 가냘픈 줄기의 작은 생명이 나에게 얼마나 큰 가르침과 감동을 주는지,
이러다가 은퇴하면 귀농할 기세. ㅎㅎ
나 원예에 소질있나봄, 옆에 계속 새순 돋고, 너무 행복해 ^^
줄기가 가늘어서인지 하루이틀만 화분을 돌려주지 않으면,
해를 향해 줄기가 한쪽으로 기우뚱 굽어있다.
해바라기도 아닌데, 아주 온 줄기가 해가 비치는 창을 향해 기울어져있다.
그래서 화분을 반대로 돌려주면 또 그 위치에서 줄기는 해를 향해 기울어져 가기 시작한다.
마치 사랑이 시작되면 온 신경이 그 한사람을 향해 쏟아지는 우리의 모습처럼.
이 끌림은 중력처럼 본능이다.
-> 감성파괴 과학적용어로는 '굴광성' : 식물이 빛 자극을 받아 반응하며 자라는 현상.
어쨌든 빛의 자극을 받아 자라는 이 어린 잎은 점점 풍성해진다.
마치 사랑에 빠진 소년 소녀처럼 생기있고 풍성하게, 옆으로 새 순을 만들어가며,
그 마음은 또 어떠한가.
처음의 호기심이 잔뿌리였다면 마음과 믿음이 깊어질 수록 뿌리는 더 깊고 단단하게 뿌리내리겠지.
-> 감성파괴 과학적 용어로는 '굴지성' 식물이 중력에 반응해 줄기와 잎은 광합성을 위해 위로, 뿌리는 영양흡수를 위해 아래로 가는 현상
나는 이 아이가 한창 사랑에 빠진 소년소녀처럼 본능에 충실하게, 솔직하게
빛을 바라보며, 뿌리를 내리며, 새순을 옆으로 퍼뜨려가며 성장하는 과정을 매일 매일 눈으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
얼마나 아름답고, 감동적인지.
특히나 그럴듯한 모종으로 키워져있는걸 사온 화분이 아닌,
죽을줄만 알았던, 기대하지 않았던, 볼품없었던, 꺾인 줄기 한조각을 물에 담궈 살려낸 화분이지 않은가.
나와 여러분의 사랑도, 인생도
이 아이처럼 싱그럽게, 꿋꿋하게, 어여쁘게 풍성해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