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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nA Feb 08. 2017

요가는 생물이다.

따라가기도 바쁜데 종류는 너무 많다.

아쉬탕가, 하타, 빈야사, 힐링, 아디다스, 마이솔, 핫, 인, 메디테이션, 플라잉.


요가원의 시간표에 적혀있는 각기 다른 종류의 요가들이다. 만족도는 개인의 선호도에 따라 달라진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수업은 선생님이 앞에서 시범을 보이고 수련생들은 선생님의 구령에 동작을 따라 하게 된다. 격한 움직임이 많은 수업부터 유연성을 길러주는 동작들로 이루어진 스트레칭 위주의 수업들까지, 어떤 수업을 선택하느냐는 요가의 목적과 연결되고 결과는 만족도로 이어진다. 왜 요가를 시작했는지를 생각해보면 어떤 수업을 들어야 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지만, 사실 선택권은 없다. 직장인이든 애기엄마든 요가원이 주어진 시간표 외에는 원하는 수업을 요구하기는 힘들다. 개인교습은 목적과 몸 상태에 따라 맞춰서 진행되기에 자신만의 속도를 맞출 수 있지만 원하는 시간과 가격을 조율하기란 쉽지 않다. 당연한 얘기지만 비싼 수업일수록 (수강생이 적을수록, 개인 맞춤일수록) 자신만의 요가를 만들어가기 수월하다.


헬스클럽에서 해주는 요가 수업부터 큰 체인까지 다양한 수업을 들어보았다. 올해가 9년째이다. 새로 수련을 시작하면서 깨달은 것은 내가 이름만 아는 요가의 종류들, 그 각각에 대한 지식이 없다는 것이었다. 대략 수업 선택은 몸 상태과 수업의 강도에 따라 결정한다.  몸이 무겁고 찌뿌둥하면 힐링, 땀을 좀 빼고 싶으면 아쉬탕가, 이도 저도 없이 그냥 빈야사는 기본으로 생각한다. 한 때는 핫요가가 유행했을 때에는 땀을 흘리며 운동의 쾌감을 요가를 통해 느꼈었다. 지금에야 많은 요가원들이 오직 몸매 교정만이 아닌 다른 면을 강조하지만 처음엔 그저 헬스클럽에 딸린 스크레칭 정도인 곳이 많았다.


체인으로 크게 오픈해서 모델을 내세웠던 다이어트 효과를 강조한 요가원도 기억이 난다. 딱히 여자들에게 더 좋다는 근거는 없는데 대부분의 여자들은 요가가 제일 좋다는 선입견을 언제부터인가 갖게 된다. 요가의 유명한 지도자들 중에 남자들이 더 많다. 처음의 시작도 남자들의 수련이었다. 어쩌다가 우리나라는 여자들만의 전유물인 것처럼 만들어진 것일까. 내가 지금 다시 시작한 요가의 원장님도 남자분이다. 의심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많은 것들을 그저 그렇게 흘려보낼 수도 있다. 그래도 기왕이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요가의 의미를 알고 내 삶에서의 의미를 찾아보는 게 좋지 않을까.


내가 접한 요가를 나눠보자면 3종류이다.  강하게 근육을 키울 수 있는 헬스클럽 유형, 몸과 마음의 교집합을 강조하며 기를 이야기하는 종교 유형, 마음에 대해 얘기하지만 몸의 정확한 원리를 설명하는 교육 유형. 재미난 게 모든 유형의 요가원에서 공통적으로 아쉬탕가, 힐링, 빈야사가 있다. 심지어 동작도 다르지 않다. 그런데 수련을 하는 입장에서는 어떻게 가르치냐에 따라 완전 다른 요가가 된다.


각자 원하는 목표가 있어 선택하였을 텐데, 우리에겐 요가원의 짜인 스케줄 외에는 스스로 만들 수 있는 여지가 많지 않다. 그래서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더 강해진다. 누군가의 가르침이 맞다는 생각이 들기 전까진 스스로도 공부하고 나에게 좋은 것이 무언인지를 끓임 없이 물어봐야 한다.  유명한 지도자들은 스승과 제자 사이가 엄청나게 강하다. 존경과 감사를 담아 스승을 받든다. 요가원의 선생님을 스승으로서 믿고 따를 정도가 아니라면 그저 단순하게 피티 몇 번 해주는 고용관계로만 보고 있는 것이다.  요가원들이 내미는 전단지에 자신의 요가 철학을 적은 선생님이 보이지 않는 우리나라의 상업적인 분위기가 큰 영향이겠지만 그렇지 않은 요가원도 많다.  열심히 찾아야 한다. 나를 설득시키는 선생님과의 만남은 신뢰를 만든다. 그 믿음으로 믿고 따라가다 보면 몸과 마음이 변한다. 몸이 변하는 거야 쉽겠지만 마음이 변하려면 좋은 선생님을 만나는 것, 내게 맞는 요가원을 찾는 게 중요하다.


요가에도 유행이 있다. 어디선가 누가 무엇을 했다거나, 티브이에 나온 유명한 선생님의 놀라운 자세들에 따라 왜, 어떻게 만들어진 자세인지 무엇을 좋게 하는 것인지, 결정적으로 나와 맞는 것인지 생각할 틈도 없이 휩쓸려서 등록하게 된다. 한창 플라잉이 유행일 때도 궁금했다. 갑자기 어디서 튀어나온 요가일까. 왜 하는 걸까. 정말 플라잉이 정답 같은 요가일까. 우리 모두에게?


자꾸만 변하는 요가 시장에서 한 명의 소비자로 살아야 한다. 소비자는 호구이다. 알 수 없는 산스크리트어를 스스로 해석하고 이해하며 마음으로 진지하게 받아들이기에는 종교적이고 정신적인 면이 많다. 하지만 좀 더 완곡하게 받아들이고 선입견을 버린다면 수없이 팔리는 자기계발서와 별반 다를바 없는 똑같은 이야기들이다. 그리고 그 영역을 요가와 접목시켜 설득시키기가 참 어렵다. 그래서인지 분명 요가의 중요한 부분임이 틀림없음에도 설명하기 어렵고 이해하기 애매한 부분은 사라져가고 화려한 자세와 날씬한 몸매만을 강조하는 광고들만이 가득하다. 우리가 선택하능한 현실은 이러한 상업적인 요가 시장이다. 아마도 광고들은 더 유혹적일 것이고 계속 더 잘 팔리는 요가 종목들은 추가될 것이다. 자꾸만 시장이 변하고 따라가기 어려워질 것이다. 하지만  소중한 나의 시간과 돈을 들여서 어렵게 만든 시간이다. 어떤 요가가 내게 제일 맞는 것인지를 알아봐야만 한다.


그러다 보면 이론적으로라도 내 스타일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막상 실전에선 안맞을 수도 있지만. 일단은 다양한 요가싸이트들에서 구분지은 종류를 취합해보고 하나씩 알아보자. 아는 것이 힘이라는 것은 요가에서도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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