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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nA Mar 07. 2017

Ashtanga_힘의 요가일까

고정관념이 가져온 오해.

구글에 아쉬탕가 요가를 검색한다. 무수히 많은 요가원과 요기들의 블로그가 모니터를 꽉 채운다. 꽉 차있는 페이지를 여러 번 이동한다. 쏟아져 나오는 이미지와 설명들. 눈으로 보고 머리로 읽는다. 검색만으로도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예감이다.


아쉬탕가 요가가 유행하기 시작한 건 언제부터일까. 그저 수업의 하나에서 이제는 요가원의 타이틀이 되기도,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근본적인 스타일처럼 강조되기도 한다. 요즘 가장 핫하다는 플라잉 요가가 SNS를 통해 전파되는 하나의 패션처럼 느껴진다면 아쉬탕가는 진지하고 원조인 듯한 정통파의 느낌이다. 그 이미지가 뇌리에 박혀 기이하고 어려운 아사나:자세들이 하나의 정복해야 할 산처럼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리 없겠다는 일념 하에 계속해서 연습하고 또 연습하게 된다.


아쉬탕가 요가를 상징하는 아사나:자세들은 강한 힘이 없으면 절대 안 될 것만 같다. 마른 근육이 조용하게 존재를 과시하는 사진들을 보며 살들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나의 근육들을 원망하게 된다. 그리고 내가 힘이 없어서, 아직 근력이 부족해서를 아직 오르지 못한 아사나에 대한 변명으로 삼곤 한다. 그렇게 누군가의 화려한 이미지들을 곁눈질하며 아쉬탕가를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커지고 노력을 넘어선 무리를 하게 된다. 계속해서 넘어지고 자빠지고 어느 순간부터 훈장과도 같은 근육통과 관절 결림이 시작된다. 누구도 내게 강요하지 않았다. 무엇이 나를 이렇게 움직이는지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다. 자꾸 더 잘하고 싶은 내게 필요한 것은 시간일까. 노력일까.


이렇게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산을 만든다. 그 산에 맹렬하게 오르기 위해 하는 요가는 약일까. 독일까.


아쉬탕가 빈야사 요가(줄여서 아쉬탕가라고 부르지만 빈야사가 붙은 게 정식 명칭)는 인도의 요가가 서양으로 넘어오는 시기에  Sri K. Pattabhi Jois (Krishnamacharya로부터 전수받은 구루)가 현대적인 양식으로 정리한 시스템이다. 그 효능을 인정받아 지금까지 보편적으로 수련하며 유명해진 것이다. 아헹가 요가처럼 이름이 붙었다면 파타히 조이 요가라고 말해졌을 수도 있을 텐데 아쉬탕가라는 8가지 단계를 앞장 세운다. 그 의문을 풀어줄 만큼의 이해 없이 아쉬탕가 요가는 유명해진다. 널리 퍼지게 된 계기는 실제 수련을 접해본 이들의 감동에 의한 것이다. Madonna, Trudi Styler, Sting, Jane Fonda, Jodie Foster, Geri Halliwell and Darryl Hannah , 유명인들이 사랑을 받고 있고 최근 우리나라에는 이효리 님이 계신다. 대중에겐 그 어떤 설명과 의미보다는 누가 하고 있는 요가라는 타이틀이 더 크고 강력하다. 아쉬탕가 요가의 매력은 화려한 아사나와 너도 나도 좋다고 말하는 후기들로도 대중에겐 충분했다.


나에게도 처음엔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뭔가 기존의 현대적인 요가와는 다른 진짜 요가를 접하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새로운 아사나를 하나씩 해나가며 얻는 성취감도 엄청났다. 매트에 서면 스스로가 대견했고 뭔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다음 아사나를 해나가는 것에 집착하게 되었다.(한동안 Sirsasana 시르사사나에 집착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좌절하며 스스로에게 화를 내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함정에 빠진 것이다. 아쉬탕가의 겉만 보고 .


아쉬탕가라는 말이 처음 나온 것은 The Yoga Sutras of Patanjali에서이다. 그 안에 아쉬탕가의 여덟 가지가 나온다. 그리고 그것을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고 행할 수 있도록 시스템적인 동작으로 정리해서 보급하는 것에 앞장선 사람이 파타히 조이 님이다. 굳이 수트라의 여덟가지를 앞세운 것은 우리가 보는 아사나만이 아쉬탕가 요가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Ashtanga vinyasa yoga

a system of yoga transmitted to the modern world by Sri K. Pattabhi Jois (1915-2009)

The eight rungs or limbs: The art and science of Yoga is systematically described in eight (ashta) rungs, steps, or limbs (anga). Thus, this section of the Yoga Sutras is also called Ashtanga Yoga.

Yama

moral codes : 도덕적인 경전

Niyama

self-purification and study : 스스로의 정화과 수련

Asana

posture : 자세

Pranayama

breath control : 호흡

Pratyahara

withdrawing of the mind from the senses : 외부의 감각을 내면으로 끌어오는 것.

Dharana

concentration : 집중

Dhyana

deep meditation: 깊은 명상

Samadhi

Union with the object of meditation : 깨달음


아쉬탕가 요가는 단순히 아사나를 목적하는 것이 아니다. 물론 아사나를 호흡과 함께 이어가며 우리가 알고 있는 시리즈들을 하나씩 소화해 나가는 것도 아쉬탕가의 일부분이다. 그러나 그것만이 다라고 말하면 안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보는 아쉬탕가 요가는 멋지게 아사나:자세를 만들어내는 이미지 안에만 존재한다.


만약 요가원에서 50분 수업을 진행하면서 삶에 대한 접근 방식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명상에 대해 가르쳐 준다면 당장 몇 명에서 불만이 터져 나올 것이다. 우리에게 요가란 몸만들기의 수준, 그러니까 아사나의 화려한 이미지에만 머물러 있다. 옳다 그르다로 판단할 문제는 아니다. 나 역시도 뜬 구름 잡는 것 같은 이야기라 생각하며 오로지 자세를 정복하는 것에만 집중해 왔으니까.


힘, 유연함을 모두 갖추고 곡예사 마냥 엄청난 동작을 해내는 선생님들을 볼 때마다 감탄해 왔다. 조금씩 하다 보면 언젠가는 닿겠지라는 마음으로 노력했다. 그 누구도 그것이 아쉬탕가의 정수라고 얘기해 주지 않았지만 내가 되고 싶고 보여주고 싶은 마음만으로 스스로 정의를 내렸다. 아쉬탕가 요가를 잘한다는 것. 그것은 폼나게 어려운 아사나:자세를 해내는 것이라고. 물론 아사나는 프라나아야마와 함께 아쉬탕가에 속해있는 중요한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다만 그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너무 쉽게 간과하지는 말아야겠다.


아쉬탕가 빈야사 요가를 잘하고 싶은 마음은 오늘도 여전히 크다. 하지만 잘하고자 하는 마음이 요가 안에서 잘 머무르는 것을 방해하고 있는 건 아닐까. 아쉬탕가의 아사나의 매력에 빠져 그다음 혹은 그 전 단계를 무시한 건 아닐지. 힘의 요가라고, 기술만을 습득하고 있는 건 아닐지 뒤돌아 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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