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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시 Feb 13. 2021

나를 찾아서-5

나의 두드러진 심리코드 다섯

나의 두드러진 심리코드 다섯 번째에 따르면 나는 정보를 받아들이는 단계에서 사실적인 정보 자체보다는 그 이면에 있는 의미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고 한다. 글을 읽을 때 행간을 읽듯이, 드러난 정보를 보면서도 그 뒤에 있을 ‘보이지 않는 가능성’을 포착하는 데 익숙하다. 


만약 내가 조직의 리더라면 ‘이 조직이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조망하고 파악하려는 욕구가 강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실 속에 있는 패턴과 의미를 보는 직관력이 강한 사람들은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정보를 간과할 위험이 있다. 그로 인해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사실적인 정보에만 집착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현실’에서도 벗어나지 않는다.(호오~) 사고력이 뛰어나 추론에 강하지만 비현실적인 ‘공상’을 즐기지는 않는다.

가시를 뺄 생각보다는 가시가 언제 어떻게 들어갔는지에 관심을 갖는 st.

맞다. 나는 이런 성향이 강하다. 결과적으로 드러난 일보다는 과연 어떤 과정을 거쳐서 일이 이렇게 되었는지를 생각해보는 것에 익숙하다. 그런 것에 더 관심이 간다. 결국 모든 일의 이면에 있는 누군가의 어떤 동기에 의해서 세상이 움직인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그냥 결과만 가지고 만족하지는 않는다. ‘왜, 어떻게’라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 결국 행간이 중요하다. 

말 한마디 없이도 어떤 상황인지 대충 상상이 되시죠?

어떤 사람은 말이 많고 어떤 사람은 말이 적다. 하지만 말의 많고 적음과 관계없이 ‘말’이라고 하는 것이 우리에게 주는 정보는 지극히 제한적이다. 말을 할 때의 정황, 자세, 표정을 종합해서 우리가 지금 그 사람이 하는 말의 의미를 비로소 알 수 있듯이 사실적인 정보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하나의 단편은 될 수 있지만 종합편은 될 수 없다. 

종합편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탐정이 온갖 파편의 일들을 조합하고 인물들의 동기를 살피고 부자연스러운 흐름은 없는지 따져보는 것과 같은 추론의 과정이 필요하다. 이런 성향 역시 추리소설에 빚진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면서 이왕에 빚진 거 앞으로 더 가멸차게 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동시에 이런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나, 타인과 다른 각도에서 사물을 보고 핵심을 파악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창의적인 생각과 착상을 현실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조건이 맞춰진다면 훌륭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 그래, 나는 삐딱선이야. 항상 다른 의견을 말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얘기네. 하지만 직장 생활에서 음, 작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둘, 풍부한 감성과 창의력이 필요한 일은 흥미롭게 추진하지만,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일에는 금방 싫증을 느낄 수 있다.

: 직장 생활이 반복에 반복에 반복이 아니던가? 응? 나의 풍부한 감성과 창의력이 필요한 일을 어디서 찾는단 말인가. 에효.


셋,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업무에서는 이러한 독창성이 발휘되지 못할 수도 있다. 자율성이 많이 주어지는 업무에서 수행능력이 극대화될 것으로 판단된다.

: 반복되는 업무지만 나름 틈을 찾아서 다르고 새롭게 할 방법을 찾아보자. 그래야 내 능력이 극대화된다잖아.

천천히 둘러본 심리 산책, '나'를 아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나는 나의 두드러진 심리코드 다섯 가지를 모두 둘러봤다. 

맞느냐고 묻는다면 대체로 맞는다고 수긍할 수 있다. 참 대단하다. 이 마인드프리즘 연구소. 

이전에 했을 때에는 디프레션의 정점이라 시큰둥이 었는데 시간이 흘러 서서히 정신 차리고 읽어보니 새삼 정확함에 소오름이 돋는다. 그리고 ‘나’라는 사람을 좀 더 스스로 잘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서, 내 마음 참고서를 얻은 것 같아 위로가 된다. 위로, 나는 이게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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