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쓰고 있네
회사에서 오늘도 소설을 한편 쓰고 있다. 아니 일은 안 하고 소설을 쓴다니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일까? 혹시 하는 일이 작가일까? 아니면 정말 소설 쓰는 일을 업으로 하는 사람일까? 사실 소설 쓰는 일이 업도 아니고 소설가도 아니다. 그런데 무슨 소설을 쓴다는 이야기일까?
소설은 소설가만 쓰는 것일까? 소설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소설의 정의부터 급하게 구글의 도움을 받아서 구글에게 물어보자? 아니면 AI스피커에게 물어볼까? 휴대폰의 시리에게 물어본다 소설이 뭐니?
답답해서 안 되겠다. 직접 검색을 해 본다. 손가락을 움직이지 않으려고 했는데 시리의 설명은 나를 완전히 이해시키지 못한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_id=201612142038005
"소설이란 무엇인가"를 읽고 소설이 무엇인지 다시 정리해 본다.
소설- 허구
설득력- 개연성
소설 - 검증(불특정 다수의 까다로운 독자)
위의 키워드가 머릿속으로 흐른다.
소설의 사전적 정의는
소설이란 무엇인가. 사전적 정의로는 ‘사실 또는 작가의 상상력에 바탕을 두고 허구적으로 이야기를 꾸며나간 산문체의 문학 양식’이다
"[성석제의 톺아보기] 소설이란 무엇인가"에서 인용
1. 독자: 팀장 및 관련부서 사람들 (불특정 다수가 아니다)
2. 소설을 쓰기 전
ㄱ. 이미 발생한 일에 대해서 그 일이 왜 일어났는지 재현 테스트를 해보려고 시도한다.
ㄴ. 한참 동안 이미 발생한 일에 대해서 그 앞에서 현상을 관찰한다
ㄷ. 현상, 원인, 재발방지 대책이라는 정해진 형식의 표가 컴퓨터 모니터에 나타난다
ㄹ. 정해진 시간 내에 이 원인에 대해서 글, 그림, 표로 표시를 해야 한다
3. 소설을 쓸 준비
ㄱ. 소설(허구) - 원인에 대해서 정확히 알 수 없다(한정된 자원(돈, 시간, 사람)으로 원인을 찾는 것은 어렵다)
ㄴ. 설득력이 있도록 써야 한다 - 과거에 비슷한 현상은 원인을 뭐라고 했는지 찾아본다
ㄷ. 독자들도 대부분 현상, 원인에 대한 고정 관련이 있다
ㄹ. 검증 : 과거에 쓰인 문서를 참고하여 까다로운 검증 절차를 회피한다
4. 소설을 쓰자
이제 소설을 써보자. 원인에 대해서 모른다고 너무 좌절하거나 슬퍼하지 말자, 나는 이제 소설가가 되어 원인에 대해서 현상이 일어난 그곳의 미시세계로 들어가 이런 일이 왜 일어났는지 상상을 해 본다. 그중 마음껏 상상을 하다가도 과거에 일어난 것은 참고를 해서 어느 정도 상상의 세계를 좁혀 나가야 한다. 물론 상상의 구름 위로 날다가 이 과거에 비슷한 사례를 종합하고 확인하면서 땅으로 추락해 버리기도 한다. 그리고 그냥 소설을 쓰는 것보다 복사, 붙이기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럴 상황이면 그럴 수밖에 없다
내 마음대로 소설 하나도 사실 쓸 수 없다. 이 소설의 독자는 불특정 다수가 아니다. 정해진 소수를 위한 "소설"이라고 부를 수 없는 "소설"을 써야 하는 것이다.
나는 오늘도 소설 한 편을 쓰고 퇴근한다.
이미지 출처 : https://pixabay.com/k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