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루틴에 하나 더 추가요
언젠가는 한 번 필사에 도전해보고 싶었다.
필사 - 글을 베끼어 씀
사전적 의미로는 그렇다고 한다. 하지만 필사를 하는 과정 속에서 누군가에게는 그 시간이 치유가 되고 명상이 되고 깨달음을 얻는다고 한다.
예전에 필사를 시도한 적이 있다. 읽고 있는 책에서 마음에 드는 구절을 찾아 써봐야지 싶었다. 마음에 드는 구절을 너무 많이 만났을 때, 아니면 마음에 드는 구절을 도저히 찾기 어려울 때 도저히 책 내용에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마치 문장 사냥꾼처럼 오늘은 뭘 적어야 할까? 책을 읽는 게 아니라 문장을 하나하나 끊어 읽고 뜯어읽으려는 욕심에 책의 내용은 그저 스쳐 지나가는 경험이 있었다.
얼마 전부터 친구의 인스타 스토리에 매일 필사기록이 올라오고 있다. 안부도 물을 겸 자연스럽게 필사이야기로 메시지가 오고 갔다. 내 필사 경험을 얘기하고 친구가 느낀 점도 들었다. 좋아하는 친구와 요즘 내 관심사에 관해서 얘기하게 되니 즐거웠다. 앞으로도 우리 사이에 나눌 수 있는 이야깃거리가 풍성해지겠구나 싶은 마음에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친구와 잠깐 나눈 수다로도 기분이 좋았는데 마음씨 고운 친구는 내 기분을 더 확실한 기쁨으로 만들어줬다.
그렇게 월요일부터 시작된 필사. 내 오전일과에 필사가 더해졌다. 막상 해야지 해야지 하다가도 어느 순간 미루는 일이 여럿 있는데 이제는 그럴 수가 없다. 친구가 권해준 만큼 의지도 활활 타오른다. 필요한 순간에 이런 선물을 해줄 생각을 하다니 내 친구의 센스에 다시 한번 감탄한다. 돌이켜보니 친구는 이런 작은 챙김 들을 계속 해왔었다. 나도 고마움의 표시로 커피 쿠폰을 보낼까 하다가 친구를 놀라게 해주고 싶은 마음에 잠시 실행을 보류한다.
이제 내게 필사는 그저 글을 베끼어 쓰는 행위가 아니다. 명상이고 치유이며 근사한 선물이고 함께 가는 발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