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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나티 Oct 07. 2016

일본에서의 아르바이트 경험담 1

별의별 일이 다 있었다.


2010년 3월 16일 일본에 와서, 4월... 즈음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일본에 유학 오려고, 그동안 모아놓았던 돈을 다 쏟아부었으므로! 


한국 통장에 남은 돈도 없었고, 가지고 온 돈은 한 달치 생활비뿐! 학비도 반년 치만 선불로 내고 온지라 나머지 반년은 스스로 벌어서 내야 했다. 

약 한 달 정도 여유롭게 놀아본 후, 아르바이트를 알아보다가 어학원에서 소개해 준 백화점 내 한국음식 코너에서 음식 만들기 및 판매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참고로 나는 아르바이트라고는 대학교 1학년 여름방학 때 잠깐 여행사에서 기차표 끊어주는 일 밖에 해 본 적이 없다. 대학 졸업 후 작은 인쇄소에 취직해서 일하다가 편집 디자인 회사로 옮겨 정착해 다니다가 일본에 오게 되었다.




첫 번째 아르바이트는 무척 고단했다. 시급 900엔에 (얼마 후부터 950엔이 되었다.) 무거운 것도 꽤 들어야 했고, 좁은 공간에서 이리저리 움직여야 해서 많이 힘들었다.(사진이 어디 있었는데... 못 찾겠다...) 그런데다 원래 좋지 않던 허리 통증이 심해지는 바람에 그만둘 수밖에 없게 되었다. 


2016.10.18 // 싸이월드에서 사진을 찾아냈다!

저 좁은 공간에서 이리 저리 왔다 갔다 하며 판매도 하고, 작은 키친에서 요리도 하고! 



두 번째 아르바이트는 한국 슈퍼(겸 주점)였다. 사장님도 한국 분이셨고 재미있는 분이셨지만, 일은 고되었다.

1층의 한편에서 한국 식품을 팔고(거기다 한국방송 DVD도 팔고, 김치 등의 반찬도 팔고... 혼자서 해 내야 할 일이 무척 많았다. 여기는 시급 850엔부터였다. 할 일은 더 많았는데...) 1층에서 2층까지 주점이었는데, 사장님이 매번 술을 드시고 주무시거나, 가게에 잘 안 계시거나 해서 나 혼자 일을 봐야 할 때가 많았다. (그 밖에 요리를 만드시는 이모님이 한 분 계셨다.) 그런데다 손님들은 진상에 진상들 뿐. 간혹 한국이 좋아서 오는 친절한 손님도 계셨지만, 정말 드물었다. 


가게가 있던 동네는 한마디로 유흥가(야쿠자가 관리한다는 동네였다.)였는데, (아가씨가 낀) 스낵, 바, 펍이 즐비했고, 대부분의 손님은 술에 잔뜩 취한 아저씨들이었다.

어느 날 손님들께 서빙도 하고, 식품도 팔고 그러고 있는데, 어떤 아저씨 둘이 문을 열고 나에게 "이 근처에 아가씨 가슴 주물럭 댈 수 있는 곳 있나?"라고 물어왔다. 손을 자기 가슴에 대고 쪼물딱 거리면서. 나는 치욕스러움을 느꼈고, 기분이 나빴다. 하지만 이미 술이 떡이 된 아저씨들을 내가 상대해 봤자 뭐하나 싶어 여긴 그런데 아니라며,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라며 보내버렸다. 아직도 잊을 수 없는 기분 나쁜 일화다.


이 곳에서는 3개월 동안 일을 했는데, 온갖 궂은일은 다 한 것 같다.

그만두게 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뭐 여러 가지로 별로인 동네여서 결국 진상 손님만 잔뜩 이었기 때문이지만),

하루는 어떤 단체 손님들이 와서 (꽤 젊은 사람들에 정장을 입고 있었던 것으로 보아, 어디 회사의 신입사원 모임? 또는 그 비슷한 모임이었던 것 같다.) 가게를 난장판으로 해 놓고 나갔기 때문이다. 그걸 치우면서 내가 여기서 왜 이러고 있나 싶어서, 요리하시는 이모님이랑 둘이 얼마나 욕을 욕을 했는지 모른다.

자세히 묘사를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글을 읽는 분들도 덩달아 기분이 나빠질 것 같아 묘사는 그만두고 간단히 말해서 구토에 관한 문제였고, 테이블 위(+식기)부터, 화장실까지 흘려놓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흩뿌려(?!) 놓았다. 거기다 내가 안보는 새 했는지, 나누어 준 물수건들로 그 위를 감추듯 덮어 놓고, 후다닥 계산을 하고 나가버렸다. 치우려는 흔적도,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도 없었다. 그렇다. 이런 일본인들도 있었다.





두 군데밖에 얘기 안 했는데 너무 길어졌다. 첫 번째 아르바이트보다 두 번째는 기간이 훨씬 짧았는데, 두 번째가 훨씬 할 얘기가 많네....

다음에 이어서 해야겠다 ㅠ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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