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하게 붙이게
때로는 유머러스하고 때로는 로맨틱하고
때로는 몽환적이며
가끔은 무시무시하고 기괴하기까지 한 꼴라주 작품들은요.
프랑스어로 "붙이다"라는 뜻의 "collé"에서 유래된 단어예요. 종이에 붙인다는 뜻의 "papier collé" 파피에 꼴레로 불려지다가 "꼴라주"(Collage)로 이름이 바뀌어 불려지고 있지요.
한마디로 '붙이는 예술기법'이죠.
종이를 붙이기도,
천, 나무, 금속 등 다양한 재료를 혼합하여 붙이기도 하는데 입체에 종이를 붙이는 데쿠파주(Decoupage)도 있고요.
요즘은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 같은 프로그램을 사용한 디지털 꼴라주도 참 많이 볼 수 있답니다.
베트남의 아름다움과 복잡한 역사적 사회적 맥락을 신선하게 표현하는 데에
매출 1위를 담당하는 꼴라주 레시피는 영업비밀이지만 요즘 힙한 레시피니까 스웨그 있게 보여드리겠습니다~
전통 35g
현대 35g
미래공상 35g
종이, 사진, 직물등의 일반 재료 한 움큼
잎사귀, 꽃, 나무껍질 등의 자연재료 한 움큼
베트남 특유의 문화적 요소 65g
역사적 사건, 자연 풍경, 사회적 이슈 각각 한 꼬집
작품의 주제 구성을 구상하고
레시피대로
잘라내고, 붙이고, 조합하여 머랭을 치고
새로운 이미지를 창조해 내면
전통과 현대성이 어우러진 독특한 예술 형태인
베트남 이색 꼴라주가 맛있게 완성됩니다.
Tip!
플레이팅 할 접시는 캔버스나 종이 텍스쳐를 주로 사용하며
이 과정에서 레이어링, 텍스처 조절, 색상 조합 등의 기법을 사용하여 깊이와 시각적 흥미를 더할 수 있음!
적절한 접시가 준비되면 재료들을 배치하고 접착제로 고정하거나 다른 고정 방법을 사용하여 마구 붙임.
다만, 힙하게 붙일 것을 잊지 말 것!
모든 것은 요리사의 재량에 따라 달라지는데
온갖 양념을 다 넣었는데도 맛이 없을 수 있는 천재지변이 일어나거나
뭘 안 넣은 것 같은데 요상하게도 겁나 맛있는 요리가 될 수 있음 주의!
마지막 주의사항:
오랫동안 신선한 보존을 위해 바니쉬를 이용해 코팅을 하거나 테두리는 깔끔하게 정리해 줌
자 요 레시피를 고대로 따라 하기만 하면
멋들어진, 맛들어진
이색 꼴라주가 창조된답니다.
자 그럼,
이제, 꼴라쥬 미슐랭 작가 맛집 투어를 시작합니다.
즐거운 미술 외식,
저와 함께 해보실까요?
소셜 미디어에서 Chú Môi(츄 모이)로 더 알려진 예술가 Nguyễn Duy Anh (응우옌 듀이 안)은 최근 베트남의 페이스북에서 독특한 콜라주 스타일의 사진 컬렉션으로 화제가 되었습니다.
'모이의 외계 공간(Moi's Outer Space)'이라는 제목으로 열린 이 사진 컬렉션은 1960년대 미국 광고 포스터부터 마릴린 먼로와 찰리 채플린 같은 유명 대중문화 아이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미학적 이미지의 결합을 보여줍니다. 소울을 담은 그의 이미지들은 사람들에게 인디 사이키델릭 록 밴드의 앨범 커버로 아주 적합하다고도 생각되죠.
예술가 츄 모이의 세계에서는 대중문화의 재미있는 연상들 사이에 베트남의 특색 있는 이미지들을 끼워 넣었는데 이 모든 것이 능숙하게 의식의 한 공간 안에 동시에 존재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아래 보여드릴 그의 작품들에 대해 저의 생각은 잠시 빼고 그 안에 조합된 재료들만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셀프 조리의 시간입니다. ^^
외계에서 온 듯도 보이는, 중앙에 안경 쓴 저 남자는 누구일까요?
베트남 전쟁이 한창이던 시절 반전 노래를 선보여 미국 포크 가수 조안 바에즈로부터 '베트남의 밥 딜런'으로 불렸던 고(故) 음악가 Trịnh Công Sơn(찐 꽁 손)입니다. 그는 약 600여 곡의 많은 인기 작품을 보유한 베트남 현대 음악의 가장 위대한 작곡가 중 한 명으로 베트남이 아주 많이 사랑하는 음악가랍니다.
그의 얼굴과 함께 사이공 Sài Gòn(호찌민시)의 거리, 파이프 담뱃대, 니콘 카메라, 지구, 타오르는 태양, 세이코, 백합등을 믹스한 작품입니다.
모나리자와 베트남에서 안 먹어보면 후회할 Hảo Hảo(하오 하오)라면(야채를 넣고 볶아먹으면 잊을 수 없는 맛이 되는 즉석면이에요)
우주와 닭의 알들과 우주 비행선 그리고 호찌민시의 벤탄 시장 전경등이 결합되었습니다.
우주인, 비행기, 야자수, 아파트, 공룡, 말하는 두 개의 입, San Marino석고상등이 호찌민시의 옛 거리에 혼합되었습니다. 특히 우주인과 신호등과 STOP사인이 부각되어 있네요.
그 유명한 Abbey Road위의 비틀즈 횡단보도 샷, 그 모습이 우주인의 헬멧 패널에선 달 위를 걷는 비틀즈처럼 다시 재생되고, 애비로드의 배경 뒤로 멋진 산새가 펼쳐집니다. 그리고 지구를 감싸 안은 두 개의 축음기(Phonograph)가 결합된 작품입니다.
마릴린 먼로와 키스하며 꽃으로 변해버린 남자 위에 (아니면 꽃에 키스하니 남자로 변한걸까요 ㅎㅎ) 크레인을 타고 올라간 여성이 물을 주고 있네요.
해와 지구와 산과 들판등의 자연 소재가 끊이지 않고 결합되고 있어요.
놀이동산의 활기와 결합된 찰리 채플린의 호탕한 웃음과 입을 활짝 벌린 스마일 아이콘, 지구, 밤과 낮,
나 홀로 집에 영화의 주연인 맥컬리 컬킨의 무섭고 당황한 시그니처 표정이 결합되어 있네요.
커피에도 섞어 먹고 바게트에도 찍어 먹는 베트남의 국민 소스인 연유 광고에 1960년대 미국 광고지를 주름잡던 여성 캐릭터가 웃고 있습니다. 연유가 들어간 베트남의 커피 카페 쓰어다와 연유를 푸욱 담아 뜬 스푼 위에 찰싹 달라붙은 태양은 꼭 츄파춥스 같습니다.
해수욕장에서 신나게 뛰어나오는 사람들과 첨벙 대며 퍼지는 물보라 위에 래퍼들이 눈에서 쏘아 내리는 레이저가 절묘한 상황으로 결합되었네요.
나이키와 운동화 요새 속에서 총을 들고 지키고 험난한 산등성이 위를 넘는 베트콩들, 버섯 위의 섹시한 여성,
무시무시한 전투기 네 대와 잔뜩 화가 난 미사일 일러스트, 모든 걸 다 지켜보는 안구, 해와 구름이 결합되어 있습니다.
정말 많은 형태와 작품으로 오마주 되는 미켈란 젤로의 '아담', 그에게 건네지는 버블티, 한 모금도 맛보지 않은 버블티를 통째로 건네다니... 찐 우정이군요. 화산처럼 분출되는 아이스크림 위에 뿌려지는 색색의 스프링클, 행성 같은 도넛, 스푼 위의 각설탕, 마젠타 빛 진초록 빛 레트로 카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꼴라쥬는 20세기 초에 피카소와 브라크 같은 큐비즘(Cubism) 예술가들에 의해 처음으로 대중화되었고 전통적인 회화나 조각과는 다른 엉뚱하고 독특한 매력을 가지고 있지요. 1916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시작된 다다이즘 운동에서도 이 꼴라주 기법이 많이 사용되었답니다. 다다이스트들은 꼴라주를 통해 기존 예술의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예술적 표현을 모색하기도 했어요. 1950년대와 60년대의 팝 아트 운동에서도 꼴라주는 중요한 역할을 했고요. 앤디 워홀, 로이 리히텐슈타인 같은 예술가들이 상업적 이미지와 대중문화를 꼴라주 작품에 반영했던 것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답니다.
이런 세 가지 특성을 가지고 발전한 꼴라주 아트는 순수 미술뿐만 아니라 그래픽 디자인, 광고, 패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다채로워지는 디지털 꼴라주도 점점 더 인기를 끌고 있어요.
베트남의 이색 꼴라쥬
어떠셨나요?
새로운 소스맛이 풍부한 퓨전 음식을 드시고 오신 것 같지 않나요?
회화나 조각 같은 집 밥 말고 가끔 이런 외식 한 번씩 꼭 필요한 것 같아요.
꼴라주는 창의력과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예술 형식이기에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예술의 영역이지요.
지금 집안을 둘러보세요. 다양한 재료를 모아 모아 붙이기 기법만 활용하면 되는데
식탁 위에 우리 집만의 엉뚱하고 독창적인 작품 하나 걸어 볼 수 있을 것 같지 않으신가요?
이미지 발췌: Images via Facebook page Chú Môi
https://www.facebook.com/media/set/?set=a.1204466656367294&type=3&comment_id=1204983826315577&_rdr
클릭하시면 아주 많은 그의 작품을 더 감상해 보실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