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유치원 다니던 시절,
너무 배가 고프다 하여 유치원 앞 바잉쎄오 집에 들렀다.
일곱 살 녀석이 손가락을 쪽쪽 팔며 어찌나 맛있게도 세 판을 거뜬히 해치우던지. 오물오물 예쁘기도 하던 그 입을 잊지 못한다. 얼마나 맛있었으면 바잉 쎄오를 먹는 동안 한국에 계신 할머니 할아버지 이모 큰아빠 등등 생각나는 모든 가족을 세아리는라 열 손가락도 바빴다. 이 바잉쎄오를 한국 갈 때 꼭 싸다 주자고 말이다.
파스락 부서지는 크레페 안에서 새우와 돼지고기의 고소한 육즙이 숙주향 속으로 스며드는 베트남의 그 맛. 일곱 살 우리 아들도 이미 알아버렸던게지~
바잉쎄오 세 판을 거뜬히 해치우고는 옆 집 사탕수수주스 가게로 건너갔다.
달달 상큼한 사탕수수 한 잔을 쭈욱~~ 원샷!
사탕수수에 깔라만시 즙을 넣어 마시면 느끼함도 싹 가시고 당과 비타민까지 충전 완료다.
그날의 그 맛을 잊지 못해 베트남살이 18년 동안 종종 아들이 나가서 사탕수수즙을 두 손 가득 사들고 온다. 그럼 집에 있는 깔라만시 넉넉히 추추추가해서 꿀떡꿀떡 마시는 그 청량함이란~
눈이 번쩍 뜨이는 천연의 맛이다.
그날의 추억 때문에 우리 가족에게 바잉 쎄오와 사탕수수는 '머스트 콤비'가 되고 말았다.
일명, 지글지글 빵 바잉 쎄오
바잉 쎄오의 바잉(bánh)은 빵 또는 케익이라는 뜻을 갖고, 쎄오 (xèo)는 지글 지글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달구어진 웍 위에 노란 반죽을 촤라락 부을 때 지글지글 소리가 난다고 하여
바잉 쎄오가 되었다. 반죽을 달궈진 팬에 부을 때 부침개 보다 다섯 배는 더 큰 '지글지글' 소리가 정말로 경쾌하게 난다. 이 소리를 듣기 위해서라도 꼭 한 번 만들어 봐야 한다.
커다란 황금빛 크레페 위에 새우, 고기, 숙주, 등이 듬뿍 올려진 바잉 쎄오가 테이블로 서빙되는 순간
그 비주얼에 모두가 환호성을 지른다.
어디 비주얼뿐이랴.. 그 바삭한 식감 안에 고소한 육즙이 터지는 그 맛은 정말...
생 야채까지 곁들여 얄팍한 라이스페이퍼에 싸서 먹으면 바삭함도 더해지고 질릴 새가 없어, 게 눈 감추듯 테이블 위에서 실종되어 버리는 메뉴가 바로 이 바잉 쎄오다.
마틸다 레시피
재료 준비:
바잉쎄오 가루 400g
물 900ml (얼음물 반 맥주 반으로 반죽하면 더 바삭하다)
(**바잉 쎄오 가루를 구매할 수 없다면 밀가루 200g, 튀김가루 100g, 감자 전분 100g, 코코넛 밀크 100ml, 물 800ml를 애드 하여 반죽을 직접 만들면 된다)
강황가루 1/2 tsp (가루에 강황가루 약간을 애드 하여 예쁜 노란빛과 건강도 한 티스푼 챙긴다)
파 (또는 부추) 조금을 반죽에 섞어서 사용해도 좋다.
새우 500g
돼지 어깨살 500g
피시 소스 2 Tbs
굴 소스 1 Tbs
보라색 양파 1개 또는 샬롯 4개
로메인 상추
얇은 라이스 페이퍼
라임 1개
마늘 2쪽
베트남 고추 2개
피시소스
설탕, 소금, 후추
(위의 재료로 우리가 그간 계속해서 만들어 온 피시소스를 만든다)
새우를 씻어 껍질을 벗긴 뒤 피시소스 1 tsp, 후추 1 tsp, 설탕 1 tsp, 맛술 1Tsp을 넣고 재운다
고기는 먹기 좋게 썰어서 피시소스 1 tsp, 후추 1 tsp, 다진 마늘을 넣어 버무려 놓는다
칠리와 마늘 2쪽을 씻어서 껍질을 벗기고 잘게 썬다. 보라색 양파(샬롯), 대파와 숙주를 씻어서 준비한다
팬을 스토브에 올리고 팬에 기름 2 Tbs을 넣는다. 팬이 뜨거워지면 슬라이스 한 샬롯과 마늘을 넣고 향이 날 때까지 볶은 다음, 양념한 새우를 넣고 볶는다.
새우가 익으면 그릇에 담아두고 계속해서 고기를 볶아낸다. 굴소스 1Tbs을 추가한다. 고기가 익을 즈음 새우를 더하고 숙주와 대파를 듬뿍 넣어 한소끔 더 볶아낸다
볼에 바잉쎄오 가루와 강황가루 약간 그리고 얼음물과 맥주를 넣고 가루가 녹을 때까지 잘 믹스한다. 바잉 쎄오 가루에는 이미 코코넛이 함유되어 있어 그 자체로 고소한 코코넛 풍미가 코를 찌른다. (앞에서 이야기 한대로 이 가루가 없다면 밀가루 반죽에 코코넛 밀크를 애드해 주면 된다)
그런 다음 반죽을 1시간 동안 휴지시킨다. (휴지 시간이 필요하므로 가장 첫 단계에서 반죽을 만들어 두고 다른 재료를 준비하도록 한다)
팬을 불에 달구어 기름을 얇게 두른 후 반죽을 얇게 부어 팬에 고르게 코팅하듯 빠르게 구워낸다.
크레페를 굽는 이 과정이 은근 고급 스킬이 필요한 이 음식의 최고 단계 레벨이다.
팬을 충분히 달군 후 센 불에서 반죽을 촤라락 붓고 기포가 생겨나면 약불로 줄여 노릇노릇 구워 낸다.
나도 이게 어려워서 두 번째 까지는 죽이 되었더랬지만 세 번 째부터는 야홋 성공이었다.
크레페가 어느 정도 익으면 먼저 볶아서 준비해 둔 새우와 고기, 숙주를 넣고 반으로 접는다.
크레페의 양면이 황금색이 되고 바삭해지면 팬에서 꺼낸다.
얇은 라이스페이퍼 위에 바잉 쎄오 한 쌈 올리고,
야채 한 쌈 올리고,
돌돌 말아서
새콤달콤 피시소스 콕 찍어 먹으면
세상 바삭 행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