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사랑하면
이럴 수 있을까
호수를 사랑한 나무는
단단하고 곧은 나무 기둥을 구부리고 또 구부려
마침내
호수와 입맞춤을
헤아릴 수 없는 아득한 시간 속에
소리도 내지 못한
애절한 몸부림이
드디어
호수에 닿았음은
마비된 다리가 다시 걸음을 뗀 순간의 환희
사랑한다 목놓아 외치던
영겁의 날갯짓이
은빛가루가 되어 흩뿌려진 때에
마침내
호수의 물결은 눈부시게 일렁이었다
잔잔하고
평화롭고
진한
나무의 목소리가
호수에 여울을 그리며 들려온다
See, how much I love you…
목이 말랐다면 뿌리를 뻗고 또 뻗어 나갔겠지
허리를 구부려 호수에 입을 맞추진 않았을 거라네
난
그 어떤 호수에서도
이런 사랑을 본 적이 없었어
This is what true love is like
Hoankiem Lake, Han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