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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틸다 하나씨 Dec 06. 2023

See, how much I love you


얼마나 사랑하면

이럴 수 있을까


호수를 사랑한 나무는

단단하고 곧은 나무 기둥을 구부리고 또 구부려

마침내

호수와 입맞춤을


헤아릴 수 없는 아득한 시간 속에

소리도 내지 못한

애절한 몸부림이

드디어

호수에 닿았음은

마비된 다리가 다시 걸음을 뗀 순간의 환희


사랑한다 목놓아 외치던

영겁의 날갯짓이

은빛가루가 되어 흩뿌려진 때에

마침내

호수의 물결은 눈부시게 일렁이었다



잔잔하고

평화롭고

진한

나무의 목소리가

호수에 여울을 그리며 들려온다


See, how much I love you…





목이 말랐다면 뿌리를 뻗고 또 뻗어 나갔겠지

허리를 구부려 호수에 입을 맞추진 않았을 거라네

그 어떤 호수에서도

이런 사랑을 본 적이 없었어


This is what true love is like

Hoankiem Lake, Han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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