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삶의 지혜에 관한 책에 관심이 갑니다. 가끔 우리가 생각하는 '중년'이란 언제부터 언제까지를 말하는 것인지 또는 점점 빠르게 느껴지는 삶에서 조바심 내며 살지 않으려면 어찌해야 하는지 등을 짝꿍과 이야기해서 그런가 봅니다. 그러다가 거의 경험으로만 터득할 수 있는 살아가는 지혜를 어떻게 하면 아이가 조금이라도 맛보게 할 수 있을까로 고민이 옮겨가기도 합니다. 그래서 찾은 것이 바로 이 책입니다.
이 책을 어렸을 때 읽었다면 제 인생길에 더 많은 선택이 주어졌을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호기심을 억누른 채 몰라서 혹은 망설임이나 두려움 때문에 쳐다보지 않은 길들이 기억났습니다. 뒤늦게 찾은 길도 있고 지금은 이미 무성한 잡풀로 뒤덮여 찾을 수 없는 길도 있습니다. 그것이 배움의 길이든 내적인 성찰을 위한 길이든 '가지 않은 길'에 대한 그리움은 클 수밖에 없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다가올 삶에서는 쫌!'이라는 다짐도 해봅니다.
책은 크게 5강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1강은 '중요한 건 뜻과 목표가 명확한지다' 2강은 '잘못을 고치지 않는 게 잘못이다' 3강은 '생각 없는 공부는 끝이 허무하다' 4강은 '누구에게나 기회는 찾아온다' 5강은 '간절하다면 문제될 게 없다'
98쪽 조건과 상황이 다르고 지원이 다르다면 이해를 못할 것도 없지만 조건과 상황과 지원이 다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이유에 대해 공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군자는 자기에게서 찾고, 소인은 남에게서 찾는다.'
172쪽 중요한 부분과 중요하지 않은 부분을 생각하지 않고, 가볍게 고서(古書)만 믿으면 속임수에 떨어지기도 하며, 선인들의 지혜를 공부하지 않고 자기 자신만 믿으면 아는 게 위태로울 수 있으니 학(學)과 사(思), 두 가지 중에서 어느 한쪽에 치우치거나 폐해선 안 된다고 했습니다.
258쪽 그러니 화가 나기 시작하면 마음을 수양할 시간이 왔음을 알리는 신호라 생각하고, 화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바라봐야 합니다. 마치 내가 타인을 바라보듯 화내기 시작하는 나를 바라보며 수양의 시간이 왔음을 인지합니다. 그리곤 공자의 말처럼 자신의 나쁜 점은 따지되 타인의 나쁜 점은 따지지 않아보는 것입니다.
355쪽 <논어>는 10대 청소년을 자신으로 둔 마흔 넘은 부모가 읽기에 아주 적당한 고전입니다. 40대 부모가 10대 자식을 생각하면서 읽어내려가는 <논어>는 분명 다릅니다. 처음에는 가르치고 싶은 생각으로 읽을지 모르지만, 자신이 더 많이 배우고 있음을 알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손자가 청소년이 되었을 때 이 책을 읽어주길 바라는 최종엽 작가님의 따스한 사랑도 느껴져 더 깊이 들여다 보았습니다. 길 잃은 생각을 단단하게 잡아주는 책을 선물해주신 믹스커피 출판사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