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대가 저물며

인생도 영원한 미완성이다.

by 낭말로

이번 연도 8월에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생각하며 막연하게 느꼈던 것이 " 한 시대가 저무는구나 "였다. 그때는 막연했지만 이순재 선생님의 별세 소식을 듣게 된 오늘은 그 생각이 더욱 깊이 와닿는 것 같다. 이순재 선생님께서도 우리 할아버지와 연세가 비슷하시기도 했고, TV로만 보았던 분이시지만 마치 우리 할아버지를 보는 듯 정말 정이 많이 가고 매우 가깝게 느껴지는 분이셨다. 그래서 오늘은 여러모로 가슴이 좀 아려온다.


핸드폰도 없던 초등학교 시절, TV 앞에 앉아 하이킥을 보며 저녁에 가족끼리 박장대소를 터뜨렸던 순간이 기억난다. 고등학교 즈음에는 중국에서 핸드폰으로 빠짐없이 꽃보다 할배를 시청하며 수많은 세상에 대한 꿈과 낭만을 키웠던 것 같다. 연세가 있으신 배우분들의 여행기는 어린 나의 꿈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작년 백상예술대상 특별 무대를 거의 1년 동안 힘들 때마다, 생각날 때마다 찾아보면서 이순재 선생님의 말씀에 큰 영감과 위로를 많이 받았다.


2024년 백상예술대상 특별무대 중

연기가 쉽지 않아요. 평생을 했는데도 아직도 안되고 모자란 데가 있습니다. 그래서 늘 고민하고 또 연구하고 새로운 배역이 나올 때마다 참고하고 이 배우라는 역할은 항상 끊임없는 도전이에요. 새롭게 만들기 위해서 고민하고 공부하고 연구하는 것이 배우의 역할입니다. 그러니 역할의 창조가 가능한 겁니다. 연기의 완성이란 없습니다. 잘할 순 있어도 완성은 아니다. 하지만 그 완성을 향해 계속 고민하고 노력하고 도전하는 겁니다. 내가 상을 탄 배우가 아니고 열심히 한 배우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예술이란 영원한 미완성이다. 인생도 영원한 미완성이다. 그래서 나는 끊임없이 도전한다.


예술계의 거장 이순재 선생님, 평안한 길 가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대한민국 근·현대사 속에서 피, 땀, 눈물을 흘리며 각자의 자리에서 치열하게 세상을 살아오신 수많은 우리네 조부모님들께도 깊은 존경을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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