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요즘 아빠에게 크나큰 취미 (?)가 생겼다.

Ai로 노래 만드는 우리 아빠

by 낭말로

요즘 아빠에게 크나큰 취미 (?)가 생겼다. ( 물론 취미가 아니라 진지하게 일로서 하신다고 하지만. ) AI로 노래를 만드는 건데 매일 아침마다 가족 단톡방에 오늘 만든 노래를 올려놓으신다.

노래를 들을 때마다 놀란다. 듣기 좋다. 가끔은 어디서 들어 본 듯한 리듬들이 들리는 듯하지만 막상 또 자세히 들어보면 처음 들어보는 노래들 같기도 하고 긴가민가 할 때가 좀 있기도 하다.


노래 장르와 목소리, 벌스들을 직접 분배하고 골라서 노래를 만드신다. 제목은 직관적이다. ( 예를 들어 파인애플, 갱년기, 봄꽃같이 ) 가사는 인생 경험이 담긴 이야기 아니면 가족 이야기를 토대로 직접 적으신다. 요즘 가사 때문에 감성 터지는 새벽에 일어나신다. 가사를 볼 때마다 아빠의 다양한 감성이 담긴 생각들을 듣고 읽을 수 있어서 신기한 요즘이다.

( 엄마한테 만들어준 노래는 주먹을 꽉 쥐고 들어야 한다. )


원래는 감성적인 분위기를 엄마한테 이어받았다고 생각했는데 아빠만의 감성을 보니 그냥 두 분한테 유전된 게 맞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장사하시는 친구분에게 제품 CM송까지 만들어 주셨다고 하는데 들어보니 가끔 라디오를 들을 때마다 귀에 꽂혔던 광고 노래들 같이 정말 잘 만드셨다.


더욱 신기하게도 악기를 다루거나 사진을 찍거나 무언가를 만드는 게 아닌 AI로 음악을 만들기 라니.

약간 급격하게 발전하고 있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탄생한 프로그램을 접하고 취미 (?)로 즐기시는 모습을 보면 어찌 보면 시대를 잘 받아들이고 이용하고 계시는구나 싶다.


그전까지는 일 빼고는 다른 거에 집중하시는 모습을 본 적이 없는데 근래 들어 컴퓨터 앞에 자주 앉아 계신다. 사진 보정하거나 글 쓰고 있을 때의 내 모습도 저렇게 보이려나 싶다.


아빠의 노래들도 글과 사진같이 그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소중한 기록이 될 것이기에 더 많이 더 아름다운 노래들을 만드셨으면 한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덩그러니 혼자 있어도 이제는 그러려니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