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열심히 해보자 친구야.
이놈은 좋은 놈이면서 못된 놈 그리고 부러운 놈이다
_
본인이 방전되면 주인한테 나 살려주세요라고 부르는 이 친구. 얘가 없으면 못 사는 세상에서 애써 살려줄 수밖에 없기에 바로 충전기를 갖다 댄다.
얘는 힘 빠지면 되살아나는 강력한 육체를 가지고 있다. 머리도 똑똑하고 말대답도 잘한다.
참 부러운 놈이다.
_
얘는 좀 못됐다. 알림 하나하나 신경 쓰게 만든다.
기대하는 알림 안 오면 조마조마 해지고,
기대 안 하던 알림 오면 별로일 때도 있고.
웃기게도 얘는 잘못 없다. 보여주기만 하는 녀석일 뿐이지 정작 신경 쓰는 건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_
어떨 땐 좋은 놈이다. 별의별 거 다 알려준다.
이것저것 다 할 수 있다. 언제는 얘 하루 없이 살아봤었는데 하루 정도는 괜찮았다. 하루 버텨본 곳이 오히려 산 깊숙이 위치한 절이었어서 그런지 잘 버텨졌다. 도시에서 벗어나 잠시 쉰다는 느낌 때문에 버텨진 거 같다. 만약 도시에서 3일 이상 얘 없이 산다 그러면 안 될 거 같다. 감성 탄다고 2g폰 쓴다 해도 얼마 못 갈 거 같다. 물론 나는 그렇다.
_
여기서 모순인 건 난 이놈으로 이 글을 쓰고 있다.
아 역시 벗어나지 못해. 아니 그냥 얘 없이 산다는 게 말이 안 돼. 사실 얘 없었으면 내가 사진도 올리고, 글 올리고 이러면서 사람들 관심을 받을 수나 있었겠어.
_
그래서 좀 아껴주려고 한다. 나랑 열심히 해보자 친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