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순희의 아포리즘적 서정 산문을 소개합니다.
진순희 시인의 「압화」에서 영감을 받아, 기억이라는 그림자를 어떻게 눌러 간직할 것인가에 대한 마음을 글로 담아보았습니다.
한 장의 꽃잎처럼 스며든 감정은
때로 말보다 오래 남고, 침묵보다 더 깊이 새겨집니다.
“슬픔은 날을 세우고, 그리움은 마음을 무너뜨린다"라는 말처럼 기억은 상처와 위로, 그 사이 어딘가에 조용히 머뭅니다.
우리는 늘 잊는 법보다, 어떻게 간직할지를 배워가야 하는 존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당신의 감정도
얇은 꽃잎처럼 잘 눌러두시기를 바랍니다. 언젠가 다시 펼쳐질 페이지 위에서 그 감정이 조용히 피어나기를요.
-진순희
가지런히 꽃잎을 눌러 책갈피를 만든다
들에서 살던 자유분방한 숨결을 잠재우는 중이다
꽃들의 입술에서
네 개의 계절이 흘러나온다
바람을 따라가던 고개도
햇살을 찍어 바른 화사한 얼굴도
꽃차례를 지우고
페이지를 찾아 자리를 잡는다
제 피를 다 빼내고서야
활자 속 낯선 이름을 받아안는다
안색이 창백한 누름꽃들
물기를 버리고 책 한 권에 뿌리를 내렸다
다시 피어, 한 페이지를 밝힌다
-진순희
가장 찬란했던 순간은, 가장 조용히 스며든다.
그날의 햇살, 스쳐지나간 말, 흔들리던 눈빛
기억은 말없이 들어와 마음에 눌린다.
마치 오래된 책갈피 속, 한 장의 꽃잎처럼.
추억은 비명처럼 날카롭고, 속삭임처럼 부드럽다.
지나간 날의 말들이 내 안을 긁기도 하고,
어떤 날은 조용히 등을 쓰다듬는다.
잊었다고 생각한 기억일수록 더 선명하게 남아,
시간의 틈새에서 불쑥 피어난다.
삶은 결국,
잊는 일이 아니라
어떻게 간직할지를 배워가는 순간들의 모음이다.
무언가는 흐릿해지고,
무언가는 오히려 더 또렷해진다.
슬픔은 날을 세웠고,
그리움은 마음을 무너뜨렸다.
모든 기억은 제 목소리를 가진다.
울컥하는 눈물의 색,
차마 부르지 못한 이름의 체온까지도.
그러니 오늘의 이 감정도
얇은 꽃잎처럼 잘 눌러두자.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 다시 펼쳐질 페이지 속에서 조용히 피어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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