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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VTS 이미지 글쓰기로 산문시 쓰기

by 진순희

하버드 VTS 글쓰기로 산문시 쓰기

-명화 〈그랑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 조르주 쇠라


� 목차


보는 순간, 글이 시작된다

그림을 바라보는 힘 — 하버드 VTS의 세 가지 질문

관찰에서 이미지로 — 시적 언어가 태어나는 과정

정지된 오후 — 그림으로 쓰는 산문시 예시

이미지에서 시로 — 산문시 창작 단계별 지도법

AI와 함께하는 시적 확장 — 기술이 감성을 깨우는 순간

그림 속에서 시는 태어난다







%EC%BA%A1%EC%B2%98444.PNG?type=w1 <그랑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 조르주 쇠라, 1984-1986, 캔버스에 유화, 208X308.0cm(The art Institute of Chicago)


보는 순간, 글이 시작된다


우리가 글을 쓰려 할 때 가장 먼저 막히는 건, ‘무엇을 쓸까?’입니다.

주제를 정하려다 하루가 가고, 첫 문장을 쓰려다 지쳐버리기도 하지요.

아이디어는 머릿속을 맴도는데, 막상 글로 옮기려 하면 손끝이 멈춰버립니다.

그럴 때 필요한 건 더 많은 생각이 아닙니다. 하나의 장면을 ‘보는 일’입니다.


하버드의 VTS(Visual Thinking Strategy) 글쓰기는 ‘무엇을 쓸까’를 묻기보다, ‘무엇을 보고 느낄까’에서 글을 시작하게 합니다. 눈으로 관찰하고, 그 안에서 감정을 발견하는 것. 그게 바로 산문시의 첫 문장입니다.


산문시는 ‘문장으로 쓰인 시’입니다. 운문처럼 줄을 나누지 않지만, 문장마다 이미지와 정서, 사유의 리듬이 살아 있습니다. 이야기처럼 읽히지만, 그 안에는 시의 여운이 남지요.


산문시는 설명이 아니라 감각으로 말하는 글, 논리가 아니라 느낌으로 이해되는 글입니다. 그래서 VTS처럼 ‘보는 힘’을 기르는 훈련이 산문시의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조르주 쇠라의 명화 〈그랑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를 통해, ‘보는 힘이 글이 되는 순간’을 함께 경험해보겠습니다.



1. 그림을 바라보는 힘 — 하버드 VTS의 세 가지 질문


하버드 VTS는 ‘보는 힘으로 생각을 확장하는 글쓰기’예요.

시를 쓰기 전, 먼저 이 세 가지 질문으로 그림을 관찰해 보세요.


무엇이 보이나요?

어떤 이유로 그렇게 생각하나요?

그림의 다른 부분에서 무엇이 더 보이나요?


이 단순한 세 가지 질문이 글쓰기의 방향을 바꿉니다.

보이는 것을 ‘설명’하려 하지 않고,

그림 속 장면과 자신의 감정을 연결하게 만들죠.

그게 바로 산문시의 첫 문장,

‘보이는 것을 느끼는 언어’의 시작입니다.


2. 관찰에서 이미지로 — 시적 언어가 태어나는 과정


이제 그림 속 인물들에게 말을 걸어볼 차례입니다.


“인물들은 왜 모두 멈춰 있는 것 같을까?”

“그림 속에는 바람이 불고 있을까, 멈춰 있을까?”

“물결의 리듬과 사람들의 정적은 어떤 관계일까?”


이 질문을 던지며 떠오른 문장은 곧 시의 씨앗이 됩니다.


“물결은 흐르는데, 사람들은 흐르지 않는다.”

“그림 속 바람은 보이지 않지만, 느껴진다.”

“그늘 속 사람들은 각자의 시간에 갇혀 있다.”


이처럼 한 문장은 하나의 이미지로,

한 이미지가 곧 한 편의 시로 탄생하게 됩니다.


3. 정지된 오후 — 그림으로 쓰는 산문시 예시


〈정지된 오후〉

— 조르주 쇠라의 〈그랑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를 보고


강물은 흘러가지만, 사람들은 멈춰 있다. 여자는 우산을 든 채 그림 속 시간을 붙잡고, 남자는 개와 함께 고요 속에 눕는다.
바람이 불지 않아, 나뭇잎도 마음도 흔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햇빛은 무수한 점으로 흩어져 보이지 않는 떨림을 만들어낸다.
나는 그 떨림 속에서 숨을 쉰다. 고요는 멈춤이 아니라, 살아 있다는 증거처럼 반짝인다.


이 시는 관찰에서 감정으로, 감정에서 사유로 확장되는 산문시의 구조를 보여줍니다. 쇠라의 ‘정지된 인물’은 사실 멈춘 것이 아니라 빛과 리듬 속에서 조용히 살아 있는 존재입니다.



4. 이미지에서 시로 — 산문시 창작 단계별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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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시는 갑자기 떠오르는 영감으로만 쓰이지 않습니다. 눈앞의 장면을 관찰하고, 그 안에서 감정을 발견하며, 비유의 언어로 확장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 4단계는 바로 ‘이미지 → 감정 → 언어 → 사유’로 이어지는 시적 사고의 흐름을 보여줍니다.


1단계. 관찰하기 — 눈으로 본 것을 언어로 옮기기


첫 단계는 ‘보는 힘’을 기르는 일입니다.

그림이나 장면 속에서 무엇이 보이는가를 구체적으로 말해보세요.

이때 중요한 것은 ‘해석’이 아니라 ‘묘사’입니다.

예: “강가에 양산을 쓴 여자가 있다”, “햇빛이 점처럼 반짝인다.”

→ 이렇게 관찰이 쌓이면 시의 이미지가 생깁니다.


2단계. 감정 연결하기 — 장면에 마음을 겹치기


이제 본 것을 느껴야 합니다.

‘이 장면이 나에게 어떤 감정으로 다가오는가’를 질문해 보세요.

예: “평화로움, 고독, 멈춤.”

→ 관찰이 감정과 만나는 순간, 글은 단순한 설명을 벗어나 ‘시’의 온도를 가집니다.


3단계. 언어 확장하기 — 감정을 비유로 바꾸기


감정을 직접 쓰는 대신, 비유로 표현해 봅니다.

예: “시간이 멈춘 호흡 같다.”

→ 이때부터 문장은 시가 됩니다.

단순한 느낌이 ‘이미지적 문장’으로 바뀌면서 독자는 그 감정을 보는 듯이 느끼게 되지요.


4단계. 시로 구성하기 — 이미지와 사유를 엮기


마지막은 생각을 더해 시적 문장으로 구성하는 단계입니다.

예: “고요는 멈춤이 아니라 반짝임이다.”

이 문장은 단순한 묘사나 감정이 아니라,

‘멈춤’을 새롭게 바라보는 사유의 문장이지요. 이처럼 이미지를 통해 얻은 감정이 사유로 확장될 때, 비로소 한 편의 산문시가 완성됩니다.


이 4단계는 그림을 감상하는 순서가 아니라, 시적 언어로 세상을 바라보는 사고의 훈련 과정입니다.

AI와 협력해 산문시를 쓸 때도, 이 단계를 적용하면 AI가 제시한 문장을 스스로 걸러내며 자신만의 감성 언어로 완성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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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AI와 함께하는 시적 확장 — 기술이 감성을 깨우는 순간


AI는 시를 대신 써주는 존재가 아닙니다.

하지만 시적 감각을 ‘확장’시켜주는 협력자입니다. 예를 들어 AI에게 이렇게 물어볼 수 있죠.


“AI야, 이 그림의 인물들이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AI야, 이 장면의 색감을 한 단어로 표현하면 뭐가 좋을까?” 같은 형태로요


그 답 중 한 문장을 시의 첫 줄로 삼아보세요.

AI가 건넨 문장은 당신의 감정에 불씨를 지핍니다. 그 감정이 언어로 피어날 때, 그건 온전히 ‘당신의 시’가 됩니다. 물론 여러 번의 퇴고 과정을 거쳐야 되지만요.


그림이 말을 걸 때, 당신은 이미 시인입니다


산문시는 보이지 않는 ‘움직임’을 쓰는 글입니다. 쇠라의 그림처럼, 정지된 시간 속에서도 빛은 계속 흔들리고 있죠.

그 흔들림을 언어로 옮기는 순간,

그림은 시가 되고, 보는 이는 시인이 됩니다.


VTS 글쓰기는 바로 그 첫걸음입니다.

그림을 바라보는 눈이 마음을 깨우고,

마음이 깨어나는 순간, 당신은 이미 시를 쓰고 있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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