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하나뿐인 공부법

내 아이에 맞는 공부 계획 짜기

by 진순희

공부도 일처럼 효과가 나와야 된다


엄마들은 내 아이가 그저 엉덩이 붙이고 길게 공부할 때안심을 한다. 실제로 공부는 엉덩이를 붙이고 오래 앉아서 하는 지구력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설사 시험을 망치고 와도 노력한 것이 가상해서 안타까워만 할 뿐 싫은 소리 한번 못하고 속만 끓인다. 특히 아이가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상했던 것보다 성적이 덜 나와 풀이 죽어있으면 야단은 더더욱 못 친다.


주변에 집안일을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후딱 해치우고 자기 할 일을 하는 사람을 볼 때 일 잘한다고 부러워한다. 그에 비해 공부하러 들어간 지 30분 도 안 돼서 공부다했다고 나오면 불안한 게 엄마들의 공통적인 생각이다. 공부는 제대로 하고 다했다고 하는지 의심부터 하게 된다. 이처럼 우리는 공부의 양보다는 공부한 시간의 길이에 가치를 두는 경향이 많다. 그런데 사실 공부도 일처럼 노력한 만큼의 결과가 나와야 되는 게 맞다.


백 명이 있으면 백 명 전부가 다 다르다. 성격이나 외모가 다르듯 공부도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을 적용해야 한다. 말하자면 아이의 성향에 따라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 내 아이의 성격에 맞는 공부 방법을 적용했을 때 효과가 좋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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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불량소녀 너를 응원해>의 원작인 <<세상에 하나뿐인 공부법>>에는 '성격 타입별 공부법'이 소개되어 있다. 불량소녀에다 학습력이 아주 낮았던 사야카에게 츠보타 선생님은 그 학생의 성격에 맞는 공부법을 적용해 게이오 대학에 합격하는 쾌거를 이룬다.


"누구나 머리가 좋아지는 세상에 하나뿐인 공부법"에는 성격이나 성향에 따라 공부 방법도 접근하는 방식이 다름을 보여준다. 이 책에는 '반복과 축적'을 통해 머리가 좋아지게 하는 저자만의 공부법을 공개하고 있는데, 성격별로 그에 따른 공부법을 제시하고 있다.


계획한 대로 하고 싶은 욕구가 무엇보다도 강한 "완벽주의자", 누군가를 기쁘게 하기 위해서 공부하는 '헌신가' 타입이 있다. '헌신가'는 특히 부모님께 인정받기 위해 공부하는 경우가 많다. 경쟁심이 강하며 자신을 상승시키는데 힘을 쏟는 '성취자', 독창적인 센스나 가치관을 지니고 있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며 상식이나 사회의 규칙에 무관한 '예술가' 타입 등도 있다. 내 아이가 예술가 타입인 경우에는 공부시키는데 설득하는 시간이 좀 필요하다.


호기심이 왕성하고 마음에 드는 것은 끝까지 연구하고 싶어 하는 '연구자', 신중하며 꾸준히 지식을 쌓아가는 것에 능통함은 물론 정해진 규칙대로 공부하는 '견실가'도 있다. 엄마들이 가장 선호하는 타입은 아마 '견실가'형일 것이다. 이 타입의 특징은 실해를 두려워하기 때문에 실패에 대한 불안감을 크게 느낀다.



캡처2-1.png 공부 말고 뭐 재미 있는 건 없을까?



'낙천가'는 새로운 것에 접근하는 일은 능숙하지만 싫증을 잘 내는 성격으로 도중에 집중력이 떨어지기 쉽다. 자신만의 방식을 스스로 결정해서 공부하는 '통솔자', 분위기에 휩쓸려 내심 '싫다'고 생각돼도 참아내는 '조정자' 등 9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내 아이가 어느 유형에 속하는지 찾아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성격에 맞게 공부를 한다면 능률이 오르고 좋은 결과까지 가져다줄 수 있음을 사야카의 사례를 통해 우리에게 희망을 안겨준다.


내 아이의 성향이나 학습력에 관심을 기울여야


전술에서는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뜻의 '지피지기 백전불태'라는 말이 있다. 상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공부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상대가 아니라 '자기'를 아는 것이다. 다른 아이와 비교할 것이 아니라 내 아이의 성향이나 학습력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이다.


내 아이가 조신하게 책상에 오래 앉아서 하는 유형인지 아니면 돌아다니면서 하는 유형인지 주의 깊게 살펴본다. '조정자' 유형처럼 주변에 휩쓸려 자신의 몫을 못하고 있는지 관찰해야 한다.


공부를 할 때 조용히 눈으로만 읽는 아이도 있고 밑줄을 그으면서 노트 정리를 해가면서 하는 아이들도 있다. 효율은 따지지 않더라도 공부를 후딱 빨리 해치우는 아이들도 있고 굼뜨게 공부하는 아이들도 있다. 물론 치밀한 성격의 아이들인 경우에는 꼼꼼하게 하느라 남들보다 느릴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고 행동이 느려서 학습력에 문제가 있을 때는 부모님이나 어른들이 도움을 줘야 한다. 자기 주도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라도 적절한 시기에 교사나 부모님의 지도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공부하겠다는 결심이 섰으면 계획하기-실행하기-검증하기-개선하기의 사이클을 공부에 적용한다. 내 아이의 수준에 맞게 계획을 세웠으면 잘 실행할 수 있도록 관리를 한다. 실행하고 있더라도 목표에 맞게 제대로 하고 있는지 검증을 한 후 이전의 자신보다 더 낫게 개선하는 것, 이것이 공부의 실질적인 목표라 할 수 있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검증하고 개선하는 과정을 통해 세상에 딱 하나뿐인 자신만의 공부법을 굳게 세울 수 있다. 내 아이의 성격에 맞는 수준에 맞는 계획 짜서 꾸준히 하다 보면 더욱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계획표만 잘 짜도 절반은 우등생이 된다


계획표만 잘 짜도 절반은 우등생이 된다는 말이 있다. 그냥 그날그날 자기한테 주어진 과제에 맡겨 따라 하기 급급한 사람과 그전날 밤에 짜둔 계획표를 보고 아침에 그 일정을 마음에 두고 시작하는 사람이랑은 출발점부터 다르다. 사실 시간관리는 물론 자기 관리, 학습관리가 잘 됐을 때 공부의 효과는 크다.


계획표를 짤 때 유의할 점은 하루의 공부량이다. 욕심을 내어 짜기보다는 목표치보다 좀 더 낮게 짠다.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기준보다 70~80% 정도 낮춰 목표를 세운다. 세웠으면 철저히 지키도록 한다. 잘 지켜낸 작은 성취들로 이뤄진 학습 전략은 나중에도 작심삼일이 아닌 성공적으로 지켜낼 확률이 더 크다.


계획표를 짰으면 거기에 알맞게 난이도를 조절해야 한다. 너무 어려운 것은 오히려 공부의 집중도를 떨어뜨린다. 내 아이의 수준보다 너무 어렵고 힘이 들면 공부에 전념하지 못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우리에게 ‘몰입’의 열풍을 불러일으킨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 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에 따르면 어떤 일에 열중해서 ‘몰입(flow)’의 상태로 들어가려면 지금 하는 일이 자신의 현재의 단계보다 약간 높을 것을 추천한다. 그 이유는 너무 쉬우면 지루하고 너무 어려우면 아예 포기해 버리기 때문이다.


덤벼들어 한번 해볼 수 있겠다는 수준이 성취 욕구를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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