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펼치자마자 가장 먼저 나를 멈춰 세운 건
저자의 설명이 아니라 짙은 여운의 한 문장이었다.
“작은 일을 잘해야만 큰 일도 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큰일이 넘어야 하는 높은 벽이라면,
작은 일을 루틴으로 만드는 건 사다리를 만드는 일 같은 것이다.”
— 류한빈
<2장 07 루틴을 위협하는 나태함과 미루기 습관>에 실린 이 문장 하나로 이 책의 방향이 명확해졌다.
거창한 결심보다 중요한 건, 오늘의 작은 일들을 ‘루틴’으로 만들려는 꾸준함이라는 것.
『루틴의 설계』는 바로 그 ‘작은 루틴의 사다리’를 묵묵히 쌓아간 저자 검마사님의 이야기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각 장마다 삶의 통찰을 담은 문장 서문인 ‘에피그래프’가 실려 있다는 점이다.
그 문장들만 읽어도 루틴이 단순한 자기계발이 아니라
심리적 회복의 과정임을 깨닫게 된다.
“사람이 매 순간 최선을 다할 수는 없다.
때로는 느슨한 순간이 있어야 완벽주의로 인한 불안을 낮출 수 있다.”
— 캐서린 피트먼, 엘리자베스 칼
이 문장은 내 마음의 긴장을 풀어주었다.
루틴을 세우다 보면, 완벽하게 해내지 못한 날에 죄책감이 따라온다.
하지만 <루틴의 설계>의 저자는 이 문장을 통해 말한다.
루틴은 완벽함의 증명이 아니라 지속의 증거라고.
하루쯤 놓쳐도 괜찮다고.
중요한 건 다시 돌아오는 힘,
즉 꾸준함의 회복력이다.
책을 읽으며 떠오른 나의 루틴은 걷기였다.
실내 조명 아래서 하는 운동은 금세 지쳤지만,
한강 고수부지의 바람을 맞으며 걷는 일은 달랐다.
하루 8천~만 보의 걸음 속에서
몸이 아닌 마음이 먼저 단단해졌다.
그건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나를 ‘현재’에 붙들어두는 시간이었다.
걸으며 떠오른 생각들은 글로 이어졌고,
그 글들이 또 다른 루틴이 되었다.
걷기와 글쓰기.
두 개의 루틴이 서로를 지탱하며
내 삶의 리듬을 만들었다.
『루틴의 설계』의 저자는 말한다.
“루틴을 만드는 데는 복잡한 형식이 필요하지 않다.
메모지 한 장과 펜 한 자루면 충분하다.”
결국 루틴은 거창한 계획이 아니라 문장 하나에서 시작된다.
42개의 꼭지 속 한 줄 한 줄이
‘작은 일을 루틴으로 만드는 사다리’가 되어
독자의 삶을 천천히, 그러나 단단하게 끌어올린다.
이 책은 루틴을 만드는 데 어려움이 있는 분,
작심삼일로 자책하고 있는 분,
그리고 다시 자신을 믿고 싶은 모든 분께
다정한 마음으로 읽기를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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