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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순희 Jun 18. 2020

인간의 내면을 해독하는  단 하나의 열쇠

『인간 본성의 법칙』에 대한 짧은 소회

세상은 무수한 법칙으로 이루어져 있다

    

내게 ‘법칙’하면 떠오르는 생각은 ‘공부’다.

물상 시간에 배웠던 작용 반작용의 법칙이나 논술 공부하면서 읽었던 엔트로피의 법칙, 무어의 법칙 등 주로 공부와 관련된 것이 많다.    

  

알고 보면 이번 『인간 본성의 법칙』도 공부와 연관된 것은 맞다. 마음공부다. 나를 다스려 상식적이지 않은 상대를 만났을 때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 준다는 점에서 마음공부에 가깝다. 처세술처럼 대처하는 지혜를 알려주고 있다. 서문에서 저자는 “평범하고, 이상하고, 파괴적이고 별의별 모습을 다 가진 사람들의 행동을 해독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라고 언급을 하며 “한 권의 암호 책”이라고 생각하고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법칙’이란 단어를 사전 찾아보면 “모든 사물과 현상의 원인과 결과 사이에 내재하는 보편적•필연적인 불변의 관계” 또는 “반드시 지켜야만 하는 규범”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인과관계 속에 내재하는 방식을 지칭한다고나 할까. ‘법칙’을 잘 활용해 나만의 비밀스럽고도 강력한 비책祕策을 갖는다는 의미로 이해를 했다.

       

이 책의 제목에 ‘법칙’이라고 붙인 이유에 대해서 저자는 아주 공을 들여 설명한다. 각 장에는 해당 법칙에 부합하는 상징적 인물들의 이야기를 아주 맛깔스럽게 담아내고 있다. ‘법칙’으로 부를 수 있는 이유는 상징적 인물들이 지닌 영향력에 함몰된 사람들의 반응이 예측 가능한 방식 이라서란다. 해당하는 법칙에 처했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아이디어와 전략도 제시되어 있기에 법칙이라고 호명할 수 있다고 한다.


각 장의 끝에는 일종의 해결 방안으로 비법까지 안내하고 있다. 이를 테면 인간이 지닌 원초적인 힘을 어떻게 하면 생산적이고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는지, 인간의 본성을 능동적으로 바꿀 수 있는 주체가 될 방안에 대해 모색하고 있다. 법칙으로써 활용할 수 있음을 명백하게 밝히고 있다.      


사람이 살다 보면 예쁜 사슴도 만나고 dog도 cow도 만나는 법이다. 상식이 없는 dog나 cow 같은 사람을 만났을 때 혹은 그에 따른 대처 방법이 없어 난감한 상황에 처했을 때 나만의 비장의 무기가 있다면 훨씬 살아가기가 수월하리라. 인간의 본성에 대한 ‘법칙’을 몇 가지만이라도 활용할 수 있다면 저자의 말마따나 “상대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능력을 키우게” 되지 않을까.   

  


『인간 본성의 법칙』의 저자인 로버트 그린에 대해 책날개에는 “전 세계 리더와 독자들에게 현실을 돌파하는 지혜를 전파한 권력술의 멘토”라고 소개하고 있다.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로 등극해 17개 언어로 번역된 『권력의 법칙』은 현대판 군주론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로버트 그린이 품고 있는 생각과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지피지기 백전불태’의 정신과 맞닿아있다. 나를 피곤하게 하고 불쾌하게 하는 사람의 행동을 분석하고 싶다면 나 자신을 자극하고 힘들게 하는 중요한 원인이 무엇인지 그것부터 파악하라고 말한다. 그가 제시하는 18가지 법칙을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다면 아마도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서 더 많은 주도권을 행사하게 되리라.  

 

이성적인 사람이 되려면 비이성적 존재라는 것을 수용해야 한다

   

이제 본격적으로 18가지의 법칙으로 들어가 보자.

01법칙인 <Irrationality: 비이성적 행동의 법칙>에서는 ‘나를 지배하는 감정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서술한다. 이성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우리가 ‘근본적으로 비이성적’이라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이란다. 자기 스스로가 “나는 비이성적인 인간”이야 이런 마음을 먹기가 어디 쉬운가. 애초부터 인간의 내재된 심리에는 이성을 지닌 존재이기에 적어도 다른 종들과는 확연하게 구별된다는 자부심 또는 우월의식을 갖고 있다.       


이성은 인간만이 본디부터 갖고 있는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그런데 “이성과 윤리는 자각과 노력을 통해 성취하는 것이지, 결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는 문장에 눈이 멈췄다. 고개를 갸우뚱하다가도 흔쾌히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자주 이성적이지 않은, 윤리적이지 못한 사례를 아주 쉽게 맞닥뜨리지는 않았는가. 근래 들어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그동안 우리가 인류 종에 대해 너무 자만하지 않았나 하는 반성의 시간도 갖게 되었다. “이성과 윤리를 갖추기 위해서는 ‘성숙’이라는 과정이 필요”함을 마음에 새기는 것이 그나마 실수를 덜 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성급한 약속을 하려 한다 싶을 때는 물러나서 하루 정도 시간을 줘라. 감정을 가라앉혀라. 시간을 많이 가질수록 더 좋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큰 그림이 보이기 때문이다. 이 연습을 근력 운동처럼 생각하라. 반응하지 않고 더 오래 참을수록 숙고할 수 있는 정신적 여유도 늘어나고, 마음가짐도 강건해진다.    

   『인간 본성의 법칙』, 70쪽     


“두려운 것은 상대가 아니라 나의 실수”라며 감정을 가라앉히고 심사숙고하게 대응하려는 한 사람이 있었다. 역사적으로 진정한 황금시대를 열었던 페리클레스, 그는 순간적인 감정에 동요되지 않도록 스스로를 훈련시켰다. 격렬한 감정이 일어날 때는 되도록 의사결정을 내리지 않으려 했다. 대신에 자신의 느낌을 온전하게 분석하는 데 힘을 기울였다.  한번 만나보고 싶은 이 멋진 남자는 자신을 지배하고 있던 감정을 극복해 낼 수 있었기에 아테네, 도시 전체를 이성적 정신으로 퍼져나가게 할 수 있었다.      


  

나는 다친 사람에게 기분이 어떠냐고 묻지 않는다. 내가 직접 그 사람이 되어본다.
-월트 휘트먼    
   

02 법칙 <Narcissism 자기도취의 법칙>에서 “자기애를 타인에 대한 공감으로 바꾸라”고 힘주어 말한다. ‘타인에 대한 공감’, 그 어느 때보다 공감하는 인간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가 왔다.      

다른 종에 비해 연약한 인간이 지구의 지배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언어를 사용할 줄 알아서, 불을 사용할 줄 알아서, 도구를 활용할 줄 알아서 등등 그동안 많은 의견이 있었다.


『공감의 시대』에서 제레미 리프킨(R.Rifkin)은 호모 엠파티쿠스 Homoempartcus 공감하는 인간, 인간이 지닌 공감 능력으로 세계를 지배하는 종이 됐다고 한다. 그는 “인간이 세계를 지배하는 종이 된 것은 뛰어난 공감 능력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설파하며 “인류의 역사를 주도하는 가장 강력한 에너지는 공감이며, 미래는 확실히 ‘공감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원숭이의 거울 뉴런은 단순한 행동을 따라 할 수는 있지만 고차원의 것들은 모방이 불가능하다.                    <출처: http://dx.do>



공감 뉴런이라고 하는 거울 뉴런은 “다른 사람이 하는 행동을 관찰하기만 해도 그 행동을 할 때와 똑같이 작용하는 신경세포”이다. 이러한 거울 신경 덕분에 다른 사람의 상황과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공감 능력을 갖게 된다.     

 인간 본성의 법칙』에 따르면 “다른 여느 기술과 마찬가지로 공감 능력도 양질의 관심을 통해 습득” 되는 데, 이 능력을 개발하면 창의력 또한 향상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타인의 처지에 공감하는 인간이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누구나 자기 안에 빠져 있다고 한다.      

정상 범주의 건강한 자아도취와는 다른 스탈린과 같은 통제광 자기도취가 있다. 상대가 통제광 자기도취자이면 무조건 줄행랑을 쳐야 한다. 요즘 유행하는 ‘사회적 거리두기’는 물론 심리적 거리두기까지 해야 한다.


상대가 통제광 자기도취자라고 의심되면 반드시 거리를 두어야 한다. 그들은 호랑이와 같아서 일단 가까이 가고 나면 도망치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국 잡아먹히고 말 것이다.

- 『인간 본성의 법칙』, 102쪽     


사는 것이 어렵다 보니 요즘 들어 과장된 자기도취자들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 병도 이런 중병이 없다.

이런 환자에게 휘둘리지 않으려면 무엇보다도 내면의 힘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리라

정 안 되면 재빨리 백기 들기.


      




  



나의 전력戰歷   


진순희 



세상은 지금 전쟁 중이다


살빼기 전쟁

입시 전쟁

취업 전쟁

육아 전쟁     


곳곳에 포진한 능수능란한 사람들

저만치 앞서 가 있고

머리 위에서 군림하는 제갈공명들

전략에 능한 고수들의 갑옷은 튼튼하다

그들의 기밀 병서인 무경십서*

어디에서 구해야 하나

     

내 삶을 복닥거리는 전쟁터로 만들지 않기 위해

평온의 옷을 입힌다     

맞서지 않기

위는 쳐다보지 않기

재빨리 백기 들기

     

서글픈 내 병법서

전력은 백전백패이다          


*손자병법 오자병법, 중국의 모든 지혜를 담은 10대 병법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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