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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순희 Jul 10. 2020

<지식채널 e>를 활용해 창의적으로 써보아요

<악수의 종말>로 수필 쓰기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봉준호 감독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라는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말을 인용하면서 ‘창의성’에 관한 화두가 다시금 부상했다. 

     

아이들이 제일 난감해할 때가 자유주제로 글 한 편 써오라고 할 때이다. 학교에서 일정한 주제를 줄 때는 그나마 인터넷을 뒤지든 책을 찾든 뭐라도 하는데 자유롭게 쓰라고 하면 그만 손을 놓고 글을 어떻게 써야 할지 쩔쩔맨다.    

  

창의성이라는 것이 백지처럼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창조를 하는 것이 아니기에 가능하면 다양한 읽을거리 볼거리를 접하게 해 경험을 확장시키려고 한다. 그때 활용하는 것이 EBS의 <지식채널 e>이다.      

<지식채널 e>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타이틀별, 내용별, 연도별로 콘텐츠가 나눠져 있다. 글쓰기에 활용할 수 있는 주제들이 분야별로 다양하게 나눠져 있다. 친절하게도 다시 보기가 가능하다. 


‘단편적인 지식을 입체적으로 조명해서 시청자에게 화두를 던지는 프로그램’이라는 기획 의도에 나와 있듯이 글쓰기의 소재뿐만 아니라 생각도 넓힐 수 있는 이야깃거리들을 많이 담고 있다. 



코로나의 여파로 3주에 한 번씩 학년별로 등교하고 있는 실정이다.  학교에서 온라인 수업이 끝나면 한 번은 글쓰기 수업하러 오게 한다. 온전한 한 편의 통글을 쓰기 위함이다.      


예시글로 준비운동을 해보아요     


마침 학교에서 수필 쓰기 과제가 있기에 최재천 교수의 <고래들의 따뜻한 동료애>를 읽고 수필 쓰기에 대한 안내를 했다. 이 글은 중1 국어 교과서에 실려있기도 하다.      






앞부분의 줄거리: 몇 년 전의 일이다. 휠체어를 탄 한 장애인이 위험을 무릅쓰고 차도로 내려서고 있는데 운전자들이 보행자를 배려하지 않고 경적을 울리고 있었다. 달려오는 차들을 잠시 멈춰달라는 장애인의 부탁을 들어줘 가던 길을 갈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장애인의 날이면 법석을 떠는 우리에게 일상생황에서 장애인과 함께 사는 법을 배워야 함은 물론 장애인의 날 같은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 장애인들이 눈에 띄지 않았던 것은 장애인이 길에 나서기 불편하게 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중략     


자연계에는 언뜻 보면, 늙고 병약한 개체들은 어쩔 수 없이 늘 포식자의 밥이 되고 마는 비정한 세계처럼만 보인다. 하지만 인간에게 버금가는 지능을 가진 고래들의 사회는 다르다. 거동이 불편한 동료를 결코 나 몰라라 하지 않는다. 다친 동료를 여러 고래들이 둘러싸고 거의 들어 나르듯 하는 모습이 고래학자들의 눈에 여러 번 관찰되었다. 그물에 걸린 동료를 구출하기 위해 그물을 물어뜯는가 하면 다친 동료와 고기잡이배 사이에 과감히 뛰어들어 사냥을 방해하기도 한다.     


고래는 비록 물속에 살지만 엄연히 허파로 숨을 쉬는 젖먹이 동물이다. 그래서 부상을 당해 움직일 수 없게 되면 무엇보다도 물 위로 올라와 숨을 쉴 수 없게 되므로 쉽사리 목숨을 잃는다. 그런 친구를 혼자 등에 업고 그가 충분히 기력을 되찾을 때까지 떠받치고 있는 고래의 모습을 보면 저절로 머리가 숙여진다.  고래들은 또 많은 경우 직접적으로 육체적인 도움을 주지 않더라도 무언가로 괴로워하는 친구 곁에 그냥 오랫동안 있기도 한다. 

    

우리 사회의  장애인들에게도 휠체어를 직접 밀어 줄 사람들보다 그들이 스스로 밀고 갈 수 있도록 길을 비켜 주고 따뜻하게 함께 있어줄 사람들이 필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들이 당당하게 삶을 꾸릴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 준 후 그저 다른 이들을 대하듯 똑같이만 대해 주면 될 것이다.   

  

앞으로 좀 더 자세한 연구가 진행되어야 밝혀질 일이겠지만 남을 돕는 고래가 모두 다친 가족이거나 가까운 친척만은 아닐지도 모른다. 우리 인간이 그렇듯이 장애인 동생을 보살피는 것과 전혀 연고도 없는 장애인을 돕는 것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부상당한 고래를 등에 업고 있는 고래가 가족이나 친척으로 밝혀질 가능성은 충분히 있지만 다친 고래를 가운데 두고 보호하는 그  모든 고래들이 다 가족일 가능성은 적은 것 같다. 우리처럼 장애인의 날이 있어 "장애 고래를  도웁시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배웠을 리 없건만, 결과만 놓고 보면 고래들이 우리보다 훨씬 낫다.     

 

-최재천,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효형출판사, 48~49쪽 중에서     




아이들에게 예시 글처럼 글의 처음 부분에는 자신의 경험을 얘기하고 그 경험을 통해 깨닫게 된 점을 쓰면 있어 보이는 한 편의 수필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을 했다. 예시로 보여준 수필 한 편을 글의 구조를 분석하고 ‘장애인에 대한 이해와 배려의 필요성’이라는 주제를 같이 찾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좋은 글을 한 편 분석하고 맛을 봤으니까 우리도 한 편 써보자 했더니 눈만 멀뚱멀뚱하더니 못쓰겠다고 배시시 웃는다. 할 수 없이 요즘 어떤 게 제일 핫 할까 했더니 운동선수 자살이요, 운동선수 성추행이요 이것저것 꺼내놓는다. 가만히 듣고만 있던 얌전한 지우가 한마디 한다. "뭐니 뭐니 해도 그래도 제일 많이 말하고 있는 것은 코로나 같아요." 한다. 듣고 있다가 "지우야 네 생각을 말하는 데 같아요는 뭐야"?  "너의 생각을 뭘 추측해서 말을 해. 정확하게 네 생각을 표현해야지" 하면서 "코로나란 말이지" 했더니 '네' 하며 움츠려 든다.    


지식채널 e로 마인드 맵을 하고 글을 써보아요  

   

급할 때마다 찾는 지식채널 e에 들어가 혹시나 하면서 코로나를 검색했다. 그중에 찾은 것이 [코로나 단상악수의 종말이었다.    

  

출처: EBS 지식채널 e




지식채널 e- <악수의 종말>을 참조해 내용을 부박하게나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상대의 손을 잡과 팔을 흔드는 행위인 '악수는 가장 보편적인 인사방식으로 “내 손에는 무기가 없어요.”라는 표시이다. 코로나로 수천 년 전부터 시작된 인류의 인사법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기원전 13세기 고대 아시리아 문명 때부터 있었던 것으로 아시리아의 샬만에세르 3세와 바빌론의 마덕1세의 악수로부터 독일 페르가몬 박물관에 남아 있는 무장한 두 군인의 악수에 이르기까지 악수의 역사는 길다.     

 

반갑거나 축하할 일이 있거나 감사할 일이 있을 때, 정정당당한 경기를 펼치겠다는 의지를 나타날 때에도 때로는 계약이 성립됐다는 의미로, 힘의 우위를 확인하기 위한 신경전을 펼칠 때도 악수를 한다. 친근함을 표시하는 수단임은 물론 현대의 가장 보편적인 인사법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하지만 “악수를 권하는 것은 생화학무기를 꺼내는 것과 같다”는 감염병 전문가의 선언과 “절대로, 다시는 악수하지 말자”는 전염병 연구소장의 강력한 권고를 넘어 미국의 의학협회는 의료종사자들의 악수를 금지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출처: EBS 지식채널 e



비접촉, 비대면의 언택드(untact)의 시대에 포옹이나 양볼을 번갈아 맞대는 프랑스식 ‘비쥬’나 코를 맞대 문지르는 ‘에스키모 키스’, 응원과 축하의 ‘하이파이브’ 등은 악수와 더불어 가장 위험한 인사법이 되었다.      

악수가 사라진 이 시대에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협력이나 연대의식, 공감으로 마음의 거리를 좁힐 수 있다.   

   

“페스트는 공포와 더불어 사람들에게 새로운 감정을 가져다주었다.
죽음이 바로 옆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사람들은 서로를 더욱 사랑하게 되었으며,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충실하게 보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페스트, The Plague>, 알베르 까뮈



다음은 수줍음이 많은 지우가 한 마인드 맵이다.  



<악수의 종말>을 시청하는 동안 중간중간 멈춰달라며 꼼꼼하게 공책에 기록하더니 제법 마인드 맵으로 정리를 잘했다. 이것을 토대로 내 생각을 덧붙여 쓰기만 하면 한 편의 훌륭한 수필이 완성된다. 지우 어머니께 수업 중에 지우가 한 것을 스캔 떠서 보내드렸더니 “몇 번 했다고 이제 제법 틀을 잡네요~^^" 하며 흡족해하셨다.

      

처음부터 대단한 글을 쓰겠다고 작정하면 아이들은 부담을 갖고 엄두를 못 낸다. 주변의 신문이나 음악을 듣고 시 한 편을 읽고 영화를 보고 사실과 의견을 기록하는 연습을 해보도록 하면 어렵지 않게 글을 써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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