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의 책도 한 문장에서 시작했음을 잊지 않도록 한다.
글쓰기는 누구나 어려워한다. 이 시대의 대문장가 김훈도 “나는 겨우 쓴다”라고 고백하지 않던가. 물론 이때의 “겨우 쓴다”라는 의미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결이 다르겠지만 전문 작가들도 글쓰기는 부담스러워한다.
국어사전에는
‘문장 2 文章’을 “생각이나 감정을 말과 글로 표현할 대 완결된 내용을 나타내는 최소의 단위. 주어와 서술어를 갖추고 있는 것이 원칙이나 때로 이런 것이 생략될 수도 있다.”라고 표현하고 있다.
“완결된 내용을 나타내는 최소의 단위”라는 설 명답게 문장은 글을 쓰기 위한 단위이다.
아이들이나 성인들 글쓰기 지도할 때의 당혹감은 이들의 언제 끝날지 모르는 만연체 문장을 접할 때이다. 문장을 어디서 끊을지를 몰라 그냥 길게 쓰는 경우가 허다하다.
문장의 호흡이 길어지면 긴밀성이 떨어져서 읽는 사람이 지루하다. 게다가 주어와 술어의 호응이 맞지 않는 비문이 되기 쉽다.
글쓰기가 어려울 때 하루 한 문장이나 한 문단부터 시작하라고 안내하는 책이 있다.
『아침 글쓰기의 힘』이다. 이 책에는 아침을 여는 힘뿐만 아니라 글쓰기와 관련된 노하우가 담겨있다.
공저자인 스티브 스콧은 하루에 한 문장부터 시작하라며 단계별 글쓰기를 제안한다. 하루 한 문장이나 한 문단처럼 꾸준히 달성할 수 있는 목표를 세워 기록하라고 한다. 한 문장 쓰기가 익숙해지면 글의 양을 늘려서 30분 쓰기를 통해 원고지 2매의 500자 글을 쓸 수 있다고 조언한다.
여러 개의 단락이 모여서 긴 글이 되는 데 긴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한 문장부터 잘 쓰는 훈련을 해야 한다.
문장을 쓸 때는 주어와 서술어가 하나씩 이루어져 있는 단문으로 쓰는 것이 좋다. 단문을 쓰는 이유는 의미를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해서이다.
단문으로 글을 쓰면 당연히 글이 간결해지고, 비문을 방지할 수 있다. 뜻하지 않게 문장이 길어져 비문이 됐을 때는 각각의 문장마다 주어를 넣어 보면 된다. 그러면 어렵지 않게 비문을 찾아낼 수 있다.
-진순희, 『명문대 합격 글쓰기』, 26쪽
글쓰기를 가르칠 때 나름대로 정한 문장을 쉽게 쓰기 위한 세 가지 원칙이 있다.
첫 번째로 간결하고 쉬운 문장으로 쓴다.
물론 짧은 문장이 다 좋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문장이 길어지면 주어와 술어가 호응하지 않는 비문이 되기 쉽다. 자기의 생각을 잘 드러내기 위해서는 남들이 이해할 수 있는 평이한 문장으로 쓰는 것이 좋다.
두 번째로 꾸미는 말은 가능한 줄인다.
불필요하고 작위적인 수식어의 남발은 글의 의도를 분명하게 드러내기 못하게 하고 어수선하게 만든다. 여백이 있는 글을 쓰기 위해서라도 수식어의 남발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세 번째로 앞 뒤의 문장과 어우러지는 지를 확인한다.
하나의 문장에는 하나의 생각만 담는다는 생각으로 뜻이 분명한 문장을 써야 된다. 문장들의 집합체인 단락은 앞 문장에서 쓰인 열쇠말(key word) 하나로 뒷문장을 시작하도록 한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사람은 빵만으로 만 살 수 없다. 빵은 우리의 육체를 건강하게 한다. 건강은 육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적 건강까지도 포함한다. 정신적 건강까지 함께 할 때 우리는 그 사람을 진정한 건강인이라고 부른다.
이처럼 각각의 문장들이 어우러지지 못하면 자신의 뜻을 전할 수 없다. 이때 앞 뒤의 문장들이 단편적인 생각들로만 나열해 놓지 않도록 주의한다.
다음은 중1 현태와 문장 수업을 한 것이다.
나: 현태야 오늘 기분이 어때?
현태: 왜요? 기분 꿀꿀하면 치킨 시켜줄 거예요? 아니잖아요.
나: 한 문장 쓰는 거를 해 보려고 해.
현태: 오! 한 문장. 한 문장 그 까이 거 못 쓸 게 뭐 있어요. 한 문장만이에요. 다른 얘기 하시면 안 돼요. 문장을 더 길게 써 보자는 둥 그래야 대학 논술에도 도움이 된다는 둥 이런 말씀 하시면 아니 되옵니다
요.
나: 알았어. 근데 아마도 ‘나의 기분’에 대해 한 문장 쓰다 보면 더 쓰고 싶어 질 걸.
호언장담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현태는 한 문장 쓰기도 어려워했다. 그래서 여기 오기까지의 과정을 그림으로 그려보게 한 다음 한 문장을 써보게 했다.
킥보드를 타고 바람을 맞으니 기분이 상쾌했다.
하지만 도로 중간에 파인 곳이 있어서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 찬 공기가 바람을 스치는 거 같아 정신이 들었다. 공부하러 갈 때 킥보드를 타니 기분이 좋다. 쌩쌩 바람을 타며 달리는 이 기분은 아는 사람만 알 것이다.
5 문장으로 된 한 단락을 거뜬히 써냈다.
글쓰기 어렵다고 생각하지 말고 매일매일 한 문장이라도 기록하기를 권한다.
기록하기는 생각을 명료하게 해 줄 뿐만 아니라 글을 쓰기 위한 아이디어를 제공해준다.
한 권의 책도 한 문장에서 시작했음을 잊지 않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