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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나무는 침묵하지 않는다

나무는 침묵을 거두고 초록의 봄을 완성한다

by 진순희

봄, 나무는 침묵하지 않는다


진순희



겨우내, 묵언

동안거에 들었던 나무가

옹알이하는 아기처럼

봄눈 뜨며

계절을 시작하고 있다



겨우내 거느렸던

봉쇄 수도원의 그림자

한 다리 들고

오줌 싸는 개의 속물근성에

몸을 내주었다



이파리 키운 나무들

새소리를 불러들인다

재잘재잘

신방까지 차려주며

말문을 트는 것이다



나무는 침묵을 거두고

초록의 봄을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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