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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순희 Dec 21. 2020

너의 직업을 고귀하게 하라

지금-여기,  숨 쉬고 있는 이 공간에서 완전한 행복을 누리려 한다

Make your job holy   

  

예전에 고 구본형 작가의 『내가 직업이다』를 읽으며 나의 직업을 고귀하게 만들겠다는 다짐을 했었다. 

‘숨이 멎을 만큼 아름다운 장면’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내가 하는 일이 귀하고 훌륭해야만 했다. 그러기 위해 내가 ‘업’으로 삼고 있는 일에서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 되려 했다.     



“학습하는 사람들만이 어제보다 나아질 수 있고, 빈곤의 고리를 끊을 수 있고, 시시한 과거와 결별할 수 있다”는 저자의 말을 가슴에 새기고 나의 직업을 눈부시게 만들겠다는 결심을 했다. 시시한 과거가 내 삶에 똬리를 틀지 않도록 매사에 조심했다. 

“평생직업으로 삼고 싶다면 스스로 자신의 직업을 신성한 것으로 만들 줄 알아야 한다.”는 말도 마음에 지문처럼 새겼던 나날이었다.      



가르치는 아이들에게 내가 가진 지식과 지혜를 전수하고 선한 영향력을 베풀려고 애쓰고 있다. 아이들의 성장에 도움은 물론 나 역시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내가 직업이다』를 읽으면서 내 직업은 신성하고 고귀하다는 자부심을 키워나갈 수 있었다. 그런데 직업에 대한 각별함은 나만 그런 것이 아닌가 보다. 어빈 얄롬의 『치료의 선물』에도 치료자라는 직업은 특별한 권리와 남다른 만족이 있다고 언급한다.       



치료자로서의 삶은 개인적인 욕구를 초월해 환자들의 요구와 성장에 주목하는 봉사의 삶이라고 천명한다. 치료자들은 성장한 환자들이 다른 사람에게 이로운 영향을 미치는 물결 효과 ripple effect에 기뻐한단다.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갖게 되는 끝이 없는 자기 성찰과 내적 치료 작업은 오히려 특권이라고 말한다.      

치료자의 삶은 지적으로 도전을 받음은 물론 환자들의 비밀을 듣고 있는 ‘비밀의 요람’이라고 아주 의미 있게 다가간다. 마치 고해성사 듣는 신부님의 자리로 치료자의 직업을 격상시킨다.  

내담자에게 도움을 주고 치료자 역시 성장을 하기에 쌍방향의 ‘치료의 선물’ 임에 틀림이 없다.  


어빈 얄롬 박사의 치료자의 위상에 대한 글을 읽고는 치료자의 삶이 꽤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어떤 책은 독자에게 자신의 직업에 대해 긍지를 갖게 함은 물론 어제보다도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하게끔 자극을 준다.    

  



내게 마음 챙김의 인연은 꽤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6년도였든가. 『선녀는 왜 나무꾼을 떠났을까』를 쓴 고혜경 박사의 꿈 작업하는 소모임들을 성당 교우들과 쫓아다니면서 강의를 들었다. 내면 아이를 돌보기 위해 매일 꿈 일기를 쓰고 책을 읽고 명동 성당으로 교회로 저자의 모임이 있는 곳에 얼굴을 내밀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니 늘 마음이 불안했던 것 같다. 

아니 마음이 불안했다. 아주 어린 시절 홍역을 심하게 앓아 한 달 이상을 밖에 나가질 못했다. 계절이 바뀔 때쯤 자리를 털고 아이들이 놀고 있는 동네 마당에 나갔다. 지금도 그때의 생경했던 풍경이 어제의 일처럼 생생하다. 새로 이사 온 아이가 있었는데 아픈 뒤에 나가보니 아이들이 걔 주위로 몰려있었다. 친했던 친구는 이미 그 애와 짝꿍이 돼버려 내가 들어설 곳이 없었다. 어린 나이에 상실감을 크게 경험했던 터라 그 이후부터는 밖에 나가서 놀기보다는 집에서 혼자 노는 시간이 많았다.  


   

주변으로부터 배척당하는 것은 사람에만 그치지 않았다. 고등학교 시험 볼 때는 연탄가스로 물을 먹었고 대학교 시험 볼 때 역시 결핵으로 고배를 마셨다. 과정은 좋았지만 결과는 언제나 부실했다. 세상은 내게 친절하지 않았다.      



바깥은 언제든 나를 배제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가지 끝에라도 매달래 있고 싶어 뭔가를 채우려 애를 쓰며 살아온 세월이었다. 이것만 채워지면 저것만 바뀌면 다른 삶을 살 수 있을까. 원하는 삶으로 살아가게 될까 하는 조바심은 치열함으로 둔갑을 했다. 방황은 길게 이어졌다. 세상의 연골 고리가 되고 싶어 기웃거렸지만 대부분 짝사랑으로 끝나고 말았다. 작황은 좋지 않았고 마음은 옹색해졌다.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어딘가에게 소속되고 사랑받는 삶을 꿈꾸며 지내온 삶이었다. 상처 받지 않기 위해서 그 틀에 맞춰 나를 변화시키려 했다. 사람들과 사회와의 관계 속에서 좀 더 나은 나를 만들기 위해 이것저것 건드려보며 나다운 것을 찾으려 한 시간이었다. 

내면 아이를 돌보기 위한 과정도 어찌 보면 누군가와 어딘가와 관계를 맺고 싶은 것에 지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영적 스승인 바이런 케이티는 『나는 지금 누구를 사랑하는가』에서 말한다.      


“우주에는 실수가 없습니다. 당신에겐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오직 마음의 문제일 뿐입니다.”라고.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고 했던가.

누군가와 어디엔가와 관계 맺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 안의 나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려 한다.

다그치지 않고 좀 더 내게 친절하기로 결심했다.

나에겐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매 순간 깨달으며, 호흡이 멈출 만큼 멋진 장면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지금-여기, 이 순간 숨 쉬고 있는 이 공간에서 완전한 행복을 누리려 한다.    


      








제가 책을 냈어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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