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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순희 Sep 30. 2021

글 배우게 된 값, 3억 7천

유명 시나리오 작가님한테 "누구에게나 통할 수 있는 짧은 글쓰기"를 배우게 됐다.

글쓰기 강사이면서도 글공부를 다시 시작한 것은 순전히 다른 이유에서이다. 요즘 세상은 짧은 글쓰기가 대세라느니, 글밥이 짧아야 팔로우 수가 는다느니 이런 시대적인 흐름에 편승하기 위한 것은 절대 아니다. 문체부 인문 강사 멘토링 활동을 하며 내게 수업을 듣는 멘티분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이다.


고학력 여성들이 출산을 계기로 경력이 단절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직장생활을 잘하던 사람들도 아기를 낳은 후에는 친정이나 시댁 찬스가 없으면 외부의 수혈이 있어야 경력을 이어갈 수 있다. 여성 한 명이 사회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여성의 희생이나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처지다. 그나마 이렇게 지원을 받을 수 있은 운 좋은 여성들을 제외하고는 대다수가 육아로 경력이 단절되고 있다. 나와 함께 하는 멘티분들도 예외는 아니다. 오죽하면 내게 닥친 태풍은 '육아'라는 대답을 했을라고.


아기 낳은 지 몇 개월도 안 된 여성들이 경력이 단절될까 봐 불안해하고 있다. 한 멘티분은 출근하는 남편의 뒷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억울한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러다가 자신의 품에 잠든 아이를 보고는 정신이 번쩍 들었단다.

 '나는 모성애가 없나? 귀한 생명을 보듬고 있으면서 내가 지금 무슨 망상을 하고 있는 거지'

이런 생각이 들 때면 죄책감마저 든다고 했다. 나 역시 그러한 시간을 거쳐왔다. 출근하는 남편의 뒷모습을 모며 밤새 칭얼대는 아이와 씨름하느라 다크서클이 코까지 흘러 내려온 나 자신과 비교되어 우울했다. 멘티들의 심정을 충분히 충분히 이해하기에 이분들에게 하나라도 보탬이 되기 위해 짧은 글쓰기 수강 신청을 한 거였다.


멘티분들에게 아이 키우는 동안에라도 글쓰기 실력을 향상시켜 주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글쓰기로 무장해 블로그 구독자 수도 늘리고 체험단 활동을 하면서 세상과 어떻게든 연결고리를 묶어주려는 생각이다.  한 단락 쓰기부터 완성된 한 편의 글쓰기 지도가 끝나면 10월 내에 브런치 작가로의 입성도 가능하도록 준비 중이다.  브런치 작가에 필요한 목차 짜기 과제를 내주고 자신들의 전공에 맡는 분야별 활동 영역도 코칭을 했다.


김현주 님: 그림책으로 내 아이 가르치기

배은미 님: 아동 미술과 미술사로 심리 치료하기

장새연님: 독서로 하는 놀이 치료하기

조희주 님: 소비자 트렌드와 메가 트렌드 알기  





'짧은 글' 쓰기 수업에의 첫날. 첫 시간이다 보니 신청한 이유에 대해 물어봤다. 글을 잘 쓰고 싶어서, 짧은 글로 내 생각을 전달하고 싶어서 등등의 여러 말들이 오갔다. 학술 논문을 읽고 정리하며 글과 관련된 일을 한다는 다른 수강생의 말에 화들짝 놀랐다.


"아무리 좋은 글도 구구절절 긴 글은 읽기 싫어요!"


논술학원 강사다 보니 글을 쓰더라도 꼭 거기에 알맞은 근거를 갖고 와야만 글을 쓴 것 같았다. 이렇게 빡빡하게 글을 쓰다 보니 블로그나 브런치의 구독자 수가 제 자리에서 움직일 줄을 모른다. 하도 답답해서 유머 있고 위트가 있는 글을 잘 쓰는 작가님한테도 배워봤지만 구독자수는 요지부동이었다.

브런치 구독자수가 많은 작가분한테  


"저도 구독자 수가 많았으면 좋겠어요. 뭐가 문제지요?" 했더니


"순희 님 글은 돈 주고 사서 읽어야지요." 라며 웃으면서 어물쩍 넘어갔다. 어떤 작가는 순희 님 글은 칼럼 읽는 거 같아 공부가 돼서 좋은 걸요라는 말도 했다.


 맞아! 그놈의 '공부' 같은 글이 문제였다. 공부 같이 딱딱한 글을 누가 좋아하겠나. 공부하기 좋아하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라고.


글을 잘 쓰기 위한 고민이 많다. 재미가 있고 의미도 담긴 좋은 글을 쓰고 싶은 열망 또한 크다.

시나리오 작가님이 생각하는 좋은 글에 대한 생각은 어떤지 궁금했다.


 "쉽고 재미있는 글, 짧고 명확한 글, 임팩트 있는 글"이 좋은 글이라며 소셜 네트워크 시대의 글쓰기는 간결하고, 명확하게, 짧은 글쓰기로 써야 한다고 답을 했다. 시나리오를 쓰시는 분 답게 좋은 글에 대한 정의가 명쾌했다. 내가 생각하기에도 딱 맞는 말이다. 단톡방에 글이 조금만 길어져도 해석을 못하고 오독하는 일을 자주 목격한다. 카톡 글이 길어질 경우에는 끝에 가서 다시 한번 재진술을 해서 강조한다. 짧은 글로 명료하게 써야 제대로 읽어낸다.


좋은 글은 단연 읽는 이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진정성이 담겨 있는 글이라 할 수 있다.  

한글을 처음 배워서 쓴 분들의 글이 많은 이에게 울림을 주는 까닭이 바로 진솔하게 자신의 마음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다음은 포털사이트와 SNS에 유명했던 글이다.  

<3억 7천>이라는 시인데, 이 시를 쓴 분은 글을 읽을 줄 몰라서 사기당했던 자신의 경험을 그대로 표현했다.  

글을 몰라서 친구에게 3억 7천을 사기당했는데, 그게 글 배우게 된 값이란다.  


"글만 알았어도, 글만 알았어도.....

  가슴을 쳤다"


"글만 알았어도, 글만 알았어도"를 읽는 순간 저절로 가슴에손이 얹어졌다.  

좋은 글은 자연스럽게 독자의 마음을 움직인다.



사진=국가해문해교육센터 홈페이지

경력이 단절될 까 봐 애달아하고 있는 젊은 멘티들에게 힘이 되고 싶다.

<3억 7천>과 같은 감동이 있고 주제가 분명한 글을 쓰도록 독려해 작은 힘이 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다.

아기 키우는 동안 글쓰기가 말동무가 되고 친구가 되고 세상과 소통하는 통로 역할이 되길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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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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