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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순희 Oct 13. 2021

쑤니 쑤니 쑤니이, 취향 확실한 여자야!

아이들 수업을 하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것들로 웃음보가 터진다. 

종종 어이없는 경우로 인해 웃을 때가 많다. 어제만 해도 그렇다. 일요반 4시 타임 중2 수업을 하는데 계속 목이 말랐다. 점심에 먹은 낙지볶음이 짰나 보다. 마침 쉬는 시간에 아이들이 음료수를 사들고 들어왔다.  

500ml 밀키스를 민태가 따고 있었다. 



'어머, 민태야 쌤이 목이 말라서 그런데 나 조금만 주라.'

하면서 컵을 디밀었다. 이렇게 거리낌 없이 달라고 할 수 있는 것은 그동안 간식을 충분히 제공해서 쉽게 줄 줄 알았기 때문이었다. 스위스미스 코코아, 하리보, 감자칩, 오트밀 쿠키,  타야스 초콜릿, 아이스티뿐만 아니라 수시로 컵라면에 떡볶이까지 만들어 대령했기에 스스럼없이 말했던 거였다. 심지어 아이들 글 쓰는 동안에 김치전까지 만들어 주기까지 했다. 



원 플러스 원 받은 쟤 거는 놔두고 왜 내 거를 달라고 해요.


민태가 볼멘소리를 했다. 느닷없는 반응에 민망해서 민태를 바라봤다.




콜라 두 병을 갖고 있던 현석이가 얼른 "제거 드셔요" 하면서 콜라 한 병을 건넸다.


나! 콜라 안 마셔. 시커먼 탄산음료 안 좋아해.


단호한 나의 반응에 이번엔 현석이가 멈칫했다.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도현이가 


"쑤니 쑤니 쑤니이~~  취향 확실한 여자야! 이거 왜 이래. 
봤지. 단호하게 콜라 안 먹는다잖아."


깜짝 놀랐다. 도현이는 거의 말이 없는 아이였다. 질문을 해도 웃기만 하고 아예 대답을 안 했다. 말수도 적거니와 학원에 와서도 거의 입을 안 여는 친구였다. 집에서도 말을 하지 않아서 답답하다고 도현이 어머니께서 하소연까지 할 정도였다. 그런 아이 입에서 "쑤니 쑤니 쑤니이, 취향 확실한 여자라니"


같이 공부하던 아이들도 화들짝 놀라며, 선생님 이름을 함부로 부르면 어떻게? 그리고 선생님께 안 먹는다가 뭐야? 안 드신다고 해야지.


얼결에 내뱉은 말에 아이들이 너도나도 한 마디씩 했다. 도현이도 이 상황이 어색했나 보다. 나랑은 눈을 못 맞추고 이리저리 눈동자만 굴리고 있었다.


얼마나 황당하고 우습던지 도현이 말에 빵 터졌다. 

웃음을 참지 못하고는 "그래, 도현이가 나를 잘 봤네. 맞아. 나 취향 확실한 여자야. 공부 못하는 것은 이해해도 열심히 안 하는 아이는 싫어해. 알긋냐? " 


아이들에게 한 마디 더했다. 

"제 취향입니다. 존중해주시죠."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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