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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순희 Feb 11. 2022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의 오롯한 제자가 되어

한계가 있으면 애달프고 마음이 조급하다.

이어령 장관께서 3월이면 세상에 안 계실 거라고. 그 이후에 출간하라고 했던 것을, 주옥같은 내용을 얼른 독자들에게 보이고 싶어 김지수 기자가 서둘러서 냈다고 한 책이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이다.    


  

몸 담고 있는 일과 관련해 오래전 이어령 교수의  『디지로그』와 『흙 속에 저 바람 속에』를 꼼꼼히 읽었던 적이 있다. 최근에 김지수 기자의 인터뷰집 『자기 인생의 철학자들』을 아주 의미 있게 읽었다. 마침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에는 『자기 인생의 철학자들』의 [일본인 변호사 니시나카 쓰토무]- 나의 운은 타인의 운과 연결되어 있습니다]에 있는 내용이 소개되어 있어 반가웠다.    


 


니시나카 쓰토무 변호사는 ‘운을 하늘의 사랑과 귀여움을 받는 것’이라고 정의했는데, 짖궂게도 김지수 기자는 이어령 교수께 질문을 한다.      


“선생님은 당신이 생각하기에 운 좋은 인생을 사셨나요?”라고.

이에 “내 인생이 운이 좋다 나쁘다, 그런 평가를 해본 적이 없네.”
“태어난 것 자체가 엄청난 운을 타고난 거라”며
“운 나쁜 사람은 태어나지 못해”라고 단언한다.

스승 이어령은 화요일마다 평창동 언덕받이에 있는 영인문학관을 올라오는 김지수 기자에게 “작더라도 바람개비처럼 자기가 움직일 수 있는 자기만의 동력을 가지도록 하게”라고 조언한다. 억압과 관습과 같은 중력을 받으며 살게 되는 것이 세상살이이기에 “생각하는 자는 지속적으로 중력을 거슬러야” 한다고 강조한다.

생각은 날개를 달아주기에 가벼워지는 힘인 ‘경력輕力’이 생긴단다. ‘경력’의 세계에서는 ‘사회성’ 같은 것은 중요하지 않다며 ‘사회성’ 따위는 애저녁에 안드로메다에다 갖다 버린 철학자와 예술가들을 거론한다.      



역사학을 만들어 마르크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음은 물론 전 세계의 정신 세계를 지배한 헤겔. 그는 지금의 혼인빙자간음죄와 같은 일을 저지른다. 헤겔은 하숙집 딸과 결혼하겠다고 무전취식하다 그 모녀를 타지에 데려다 놓고 도망치기까지 한다. 죽을 때까지 자신의 아버지가 친부인지 의심했던 『레미제라블』의 저자 빅토르 위고, 컴퓨터가 없는 시대에 '개념' 자체로 으로 컴퓨터를 만든 튜링. 빅토르 위고는 불안해 했고, 튜링은 천재였고, 동성애자였고, 자살해 버리기까지 했다.  


    

“자기만의 동력”을 갖기 위해서는 주체적 인간으로서 폭넓은 사고는 물론 역류하면서 가고자 하는 물줄기를 찾도록 고민해야 한다며 우리를 부추긴다.

모든 “살아 있는 것은 물결을 타고 흘러가지 않고 물결을 거슬러 올라”가기에 “중력을 거스르고 물결을 거"스 거스려 가며  살아있는 생명체로서의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우리에게 상기시킨다.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은 아껴가며 읽어야 내용들이 많았다.

김지수 기자가 질문을 아주 적확하게 잘해서 오랜 기간 갈고 닦아놨던 이어령 교수의 깊은 내공을 맛볼 수 있었다. 컵 하나로 육체와 마음과 영혼을 이보다 더 명쾌하게 설명할 순 없지 싶다.

컵을 육체로, 그 안에 담긴 액체는 욕망에 따라 다르게 반응하는 '마인드'로, 컵 안의 빈 곳은 영혼으로 각각 규정한다. 마인드로 채워 지기 이전에 있던 void는 사라지지 않고 빅뱅과 통했던 그 모습 그대로 있는 것이 ‘영혼’이라며 알기 쉽게 이해를 시킨다. 컵이라는 물질은 비어 있고, 빈 채로 끝도 없이 우주에 닿는 것이 영혼이라고. 바디와 마인드와 스피릿을 컵이라는 그릇하나로 간단하게 풀어버린다.



출처: https://unsplash.com/


  



훔치고 싶은 단어 어구들

   


스티브 잡스는 일찍이 “유능한 예술가는 모방하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
(Good artists copy, great artists steal)”라는
피카소의 말을 즐겨 인용했단다.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실린 내용에서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로 놀랐다면, '밤 사이 내린 첫'눈을 ‘쿠데타’로 표현한 부분에 가서는 할 말을 잃게 만들었다. 밤사이에 내린 첫눈을 ‘눈부신 쿠데타’로 접근할 수 있다니. 일반적으로 쿠데타는 밤에 일어나기에 '첫눈'을 밤과 연관지은 부분이 압권이었다. 그것도 '눈부신'이라는 수식어를 넣어 '혁명군'이라는 단어의 당위성을 확보했다.  언어의 마술사답다.

밤에 내린 첫눈을 “오래 권력을 누리지 않고 사라지는 아름다운 쿠데타”로 인식한 발상 자체가 너무 뜻밖이었다. 내 머릿 속으로는 전혀 생각할 수 없었기에 '혁명군' 이란 이 단어는 모방을 넘어서 훔쳐서라도 시를 쓰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 그는 나의 흉곽과 나의 뇌곽을 뒤흔들어 ‘최대치의 나’로 넓혀갔다. 스승을 만나기 전까지 나는 빌려온 진실은 빌려 입은 수의만큼이나 부질없다고 느꼈다. 이제 나는 나에게 꼭 맞는 영혼의 속옷을 찾았다. 그리하여 지금 이 순간, 스승이 필요한 당신에게 이 특별한 수업의 초대장을 건넨다. 위로하는 목소리, 꾸짖는 목소리, 어진 목소리 …… 부디 내가 들었던 스승 이어령의 목소리가 갈피마다 당신의 귓전에도 청량하게 들리기를.  

-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프롤로그 중에서     




지금 내게는 멘토가 아니라 스승이 필요한 시간이기에 김지수 기자가 건넨 특별한 수업의 초대장을 덜컥 받아들었다.

몇 날에 걸쳐『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을 다 읽고 바깥에서 한참을 서성댔다.  스승의 스러지는 삶이 너무나 안타까워, 그 많은 지식과 지혜를 두고 떠야야만 하는 것이 아까워, 종잇장처럼 사그라드는 거인의 어깨가 애달퍼서 한참을 서성거렸다.

피붙이의 임종을 지켜보는 것처럼 이번 주간 내내 가슴 한켠의 흉통으로 고통스럽게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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