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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순희 Mar 25. 2022

이것은 재테크 책이 아니다

『내 집을 갖고 새로운 뇌가 생겼습니다』

‘주체적인 삶을 위한 엄마의 돈 공부’라는 부제를 갖고 있는
 『내 집을 갖고 새로운 뇌가 생겼습니다』!



 


이 책은 부동산과 관련된 책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저자의 자아실현과 자녀의 경제 교육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서른한 살 미혼의 나이에 6억이라는 유산 상속과 내 집 마련의 분투기, 연 이은 부동산 투자, 2억이라는 주식 실패 등 구혜은 작가의 좌충우돌의 투자기를 다룬 것은 사실이다.    

 


      



잠깐 목차를 살펴보면 1장에는 유산의 활용처를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내용이 나오고, 2장에는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내 집’을 갖고 새로운 뇌가 생기다”에 관한 것들을 다루고 있다.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된 ‘내 집’으로 돈을 움직이는 힘이 생기기까지의 과정들을 담았다. 3장에는 내가 '주인'이 되는 투자를 해서 어떻게 하든 수익을 실현하는 것에 대해 설명을 하고 결국 재테크도 나답게 세상과 관계 맺기로써 4장을 마무리한다.          



 


집과 관련된 재테크를 말하고 있음에도 굳이 작가의 ‘나를 만나는 시간, 나를 성장시키는 자아실현’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재테크도 “‘나’ 답지 않게 행동한 결과 많은 것을 놓쳤다.”는 작가의 고백에서 이를 엿볼 수 있다. 나를 들여다보고 자신을 정확히 알 때 실패하지 않는 법이라는 것을 작가는 자신의 경험으로 증명하고 있다.     


 


『레버리지』와 『결단』의 저자 롭 무어의 “지금 시작하고, 나중에 완벽해져라!”라는 말을 좋아한다는 구혜은 작가는 실생활에도 바로 적용을 한다. 가령 마음이 동하는 집을 만났을 때 단박에 결정하는 것이라든가, 부동산 거래 시 끌려다니지 않고 주도적으로 협상하는 것 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일단 시작하고 보는 것, 심각할 정도로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문제를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상황이라기보다 자기 자신임을 알고 투자하는 것 등은 새겨들을만하다.         


       



  두 번째 집수리 과정을 거치며 내 취향을 좀 더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내가 자연 그대로의 질감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재질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는 촉감과 온도의 차이를 구별할 만큼 섬세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  

  정남향보다 오후 내내 깊이 해가 들어오는 남서향을 더 좋아한다는 것도, 반짝이고 화려한 느낌보단 편안하고 따뜻한 느낌을 선호한다는 것도 모두 내 집을 소유하게 되면서 알게 된 사실들이다. 집을 통해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 더 잘 알아가게 된다.

『내 집을 갖고 새로운 뇌가 생겼습니다』, 108~109쪽   

  


아주 오래전에 중국 펀드 열풍이 있었다. 나 역시 은행 PB센터장의 전화를 받고 투자를 했었다. 800 정도만 투자를 했는데 7개월도 안 돼 2300이 됐다. 세상에 나만 모르고 이런 세상이 있나 싶었다. 세상의 음모가 있지 않은 한 나만 모를 수가 없었다. 운 좋게 이번 한 번 뿐이었을 거야 하면서도 PB센터장의 유혹에 넘어가 3000을 넣다. 투자한 펀드는 계속  고공행진 중이었다  내친 김에 있는 돈 다 빼서 서너 군데의 은행에다 투자했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를 주거래 은행에만 다 넣어놓지 말고 타 은행에도 분산 투자하는 것으로 알아들었을 정도로 재테크에 무지했다. 


3000 넣은 것도 정말로 얼마 안 있어 7000 정도가 됐다. 학원 하나를 처분하고 남은 돈을 봉주르 차이나니 이름도 옮기지도 못하는 유럽과 러시아의 제3연료니 뭐니 하는 데에 은행에서 시키는 대로 넣었다. 결과는 비참했다. 그 뒤로 두 번 다시 펀드고 주식이고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나와 궁합이 잘 맞는 재테크와 관련된 책을 만나는 일은 분명 운이 좋은 일임에 틀림이 없다.

종이 쪽에 불과한 펀드로 된서리를 맞고는 꼭 실물이 있는 부동산에만 관심을 갖고 투자하고 있다.

PB센터에 돈을 맡겨둔 허수아비에 불과했다고 한탄한 구혜은 작가처럼 나 역시 돌아가는 경제에 너무 무지해 타격을 입었다. 우리 아이들에게만큼은 이런 실수를 되풀이하고 싶지 않다.     



출처: https://m.blog.daum.net/marie2005/15721745?np_nil_b=-1



내가 아이를 데리고 부동산에 갈 때는 아이들에게 엄마가 무슨 일로 부동산에 가는지, 오늘은 어떤 일을 할지 설명한다. 그리고 엄마가 해야 할 일의 의미고 간단히 이야기한다. 어떤 날은 두 아이를 데리고 임장(부동산 현장 답사) 하기도 한다. 아이를 데리고 가면 또 다른 시선에서 새로운 것들이 보인다.

『내 집을 갖고 새로운 뇌가 생겼습니다』, 224쪽     



엄마랑 아이랑 함께 경제가 돌아가는 현장에 있다는 것은 펄떡이는 경제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 집을 보러 다니면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부동산 사장님과의 대화를 들을 수밖에 없다. 다는 못 알아듣는다 하더라도 엄마의 행동과 동선을 통해 분위기는 익힐 수 있을 것이다.   

    

부동산에 갓 발을 들여놓은, 아니면 앞으로 디딜 ‘부린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좀 더 깊은 지식을 원하는 사람들은 부동산 카페나 커뮤니티에 들어가 활동하거나 임장 하는 커리큘럼이 들어가 있는 강좌를 등록하면 된다. 자녀에게 돈 공부, 경제 교육 제대로 시켜보고 싶은 부모들에게도 이 책을 권한다.  

    

“이제 내 삶은 내가 결정한다.”는 구혜은 작가의 말처럼 『내 집을 갖고 새로운 뇌가 생겼습니다』를 통해 경제 공부를 따라가 보는 것도 시간을 절약할 수 있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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