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자전거 이영식

by 진순희
출처: https://blog.naver.com/windscreen/100019931496





나무 자전거


이영식



나무로 만든 자전거 한 대 갖고 싶네

핸들과 페달, 바퀴까지

나무로 깎아 붙인 자전거로 노을 속을 가고 싶네


느릿느릿 해거름 저녁 저어 가다가

온몸 밀고 당기는 달팽이 길도 내어 주고

한 자 두 자 재며 가는 자벌레들 행진도 기다려 주며

늘보 걸음 기우뚱거리는 푸른 자전거


나무로 깎은 자전거를 타고 싶네

폭죽 터지는 순간 스쳐 지나고

풀씨 같은 별들 외로움으로 돋아 올라도

나무 바퀴는 게으름의 속도를 탈피하지 않으리


물렁뼈 같은 시간, 느리게 더 느리게

그리움의 노를 저어 가다 보면


핸들에서 싹이 트고 바퀴살에 잎이 돋아

달팽이와 자벌레 숨결도 옮겨 붙는 꿈의 나무 자전거

내 몸도 온통 푸른 물이 든 채로

부치지 못한 편지처럼 실려 가겠지


물푸레, 물푸레 자전거를 타고 싶네



—이영식 시집 『휴』(천년의시작, 2012)











이영식 시인의 <토닥토닥 시창작교실> 방입니다.

시 쓰기와 관련해 문의 사항이 있으면 <토닥토닥 시창작교실>을

두드리셔요. 참여 코드는 poem입니다 ~^^


https://open.kakao.com/o/g4cupPTd







중앙대학교 미래교육원에

이영식 시인의 "토닥토닥 시 창작 교실"

개설됐습니다~^^

https://bit.ly/3Fwy5Q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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