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겨울의 식탁 이영식

by 진순희


출처: https://gomoc.tistory.com/




그 겨울의 식탁


이영식



그해 겨울, 뚝딱

육송 판자가 망치질 몇 번 당하고는

식탁이 되었다 나무라는 태생적 가계를 버리고

밥상이 되었다 식은 밥 덩이와

간장 종지가 섬처럼 떠 있는, 식탁은

나무가 아니라 밥상이다 소나무가

몇 개의 못을 받아 삼키고 이름을 버리듯

쥐꼬리만 한 월급 받아 쥐고는 꼬깃

꼬깃 접어 두었던 내 안의 꿈들을 살랐다

여보가 되고 아빠가 되어

간 쓸개를 내놓았다 내 몸이 뻗정다리가 되어

겨우 버티는 식탁, 식탁이 삐걱거린다고

나무로 숲으로 돌려보내지 않는다

곧장 불구덩이에 던져질 뿐이다

속이 텅텅 비어 더 내어 줄 것 없고

삭아 내릴 일만 남았다며 꿈을 접었을 때

금 가고 이 빠진 자리가 스멀거렸다

싹이 돋았다, 빌어먹을!

시가 왔다 밥 한 덩이 바꿔 먹을 수 없는

시, 남들은 사시 눈 뜨고 보지만

이제 비로소 내 묵은 일기장을 펼쳐 쓴다

그 겨울의 식탁이 꽃피웠노라



- 이영식 시집, 『휴』 중에서













이영식 시인의 <토닥토닥 시창작교실> 방입니다.

시 쓰기와 관련해 문의 사항이 있으면 <토닥토닥 시창작교실>을

두드리셔요. 참여 코드는 poem입니다 ~^^


https://open.kakao.com/o/g4cupPTd







중앙대학교 미래교육원에

이영식 시인의 "토닥토닥 시 창작 교실"

개설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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