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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순희 Jul 25. 2022

그림 그리듯 쓰세요, 『누구나 카피라이터』

『누구나 카피라이터』에는 카피라이터 정철의 30여 년 카피라이터로서의 비장의 무기인 작업 과정과 결과가 담겨 있다. 책 소개에 소개된 35가지 팁 중에 ‘글자로 그림을 그리십시오’, ‘낯설게, 불편하게 조합하십시오’, ‘반복하고 나열하십시오’ 등은 꽤 익숙했다. 특히 “글자로 그림을 그리라”는 표현은 시 공부하러 다닐 때 수도 없이 들은 말이었다.      




“카피 작법 제1조 1항.
 글자로 그림을 그리십시오.”     



카피든 시이든 첫 번째가 구체성을 띠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림처럼 머릿속에  쉽게 그려지도록 하라는 의미였다. 책에는 정태준의 <92년 장마 종로에서>을 인용했다.

     


모두 우산을 쓰고 횡단보도를 지나는 사람들. 탑골공원 담장 기와도 흠씬 젖고, 고가 차도에 매달린 신호등 위에 비둘기 한 마리. 건너 빌딩의 웬디스 햄버거 간판을 읽고 있지. 비는 내리고, 장맛비 구름이 서울 하늘 위에. 높은 빌딩 유리창에 신호등에 멈춰서는 시민들 우산 위에, 맑은 날 손수건을 팔던 노점상 좌판 위에. 그렇게 서울은 장마권에 들고….       



저자는 눈을 감고 가사가 던져주는 그림을 머리에 그려가면서 들어달라고 요구한다. 종로 한복판의 어느 오후에 우산도 없이 서 있는 느낌이 든다면, 또 몸도 마음도 축축하게 젖어드는 느낌이 든다면 그건 순전히 노랫말이 보여주는 구체성 때문이란다.      



카피 감각을 배울 수 있는 사례가 참 다양하기도 하다.

정갈하게 차린 밥상 위에 그것도 격조 있게 놋그릇으로 차려진 밥상 위에 붙은 카피는      

“전통의 혼, 조상의 소중한 문화유산”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내놓을만한 카피다. 전통, 혼, 문화, 유산 이런 추상명사는 쉽게 와닿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출처: https://blog.naver.com/omohj/222218026542



“오늘은 황희 정승과 겸상입니다.”     



위의 카피를 보는 순간 희 정승과 마주 앉아 밥을 먹으며 품격 있는 대화를 나눌 것만 같은 그림이 그려진다.

황희 정승과 맞상을 받고 밥을 먹고 있는 정경이, 그 상황을 그려보며 우리의 전통문화의 향기가 저절로 풍겨오는 듯하다.      


 



각 장마다 저자의 글에 대한 생각들이 잘  표현되어 있다. 다음은 정철 작가가 좋아하는 글에 대한 소회를 적은 내용이다.      



앞 문장의 리듬을 다음 문장이 받아먹는 글.

마지막 살짝 반전으로 재미를 주는 글.

2019년 세계 청소년 축구대회 결승. 못 봤습니다.   

   


앞 문장을 이어받아 뒷 문장이 물고 가는, 꼬리에 꼬리를 삼키고 가는 ‘우로보로스’ 형상처럼 느껴졌다. 한 문장 한 문장이 하나의 단락으로 단락들이 모여 종국에는 한 편의 글로 닿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사람이 먼저다. 영원히.



문재인 대통령 후보 광고의 카피 전문이다. 결과야 어떻든 정치색을 떠나 평등한 기회, 공정한 과정, 정의로운 결과라는 문구는 누구나 공감을 하는 내용이다.

게다가 “기회는 V 평등할 V 것입니다.” 의 형식은 3 음보의 율격으로 입에 착 감기는 묘미가 있다.      



TBS 유튜브 100만 구독을 독려하기 위한 슬로건을 만들 때 세운 기준이 “많은 이야기를 하려 하지 말 것, 긴 이야기를 하려 하지 말 것. 복잡한 이야기를 하려 하지 말 것.”이란다.

빼고 보태고 떼고 풀어내고 잘라내고 나누어 다듬어 나온 단 한 줄의 문장은 강력한 한 방인 이 거였다.      


"1을 보태 100만을 채워주세요."      



꽃다발이 아니라 꽃 한 송이에 주목해 나온 캠페인 슬로건이 “1 합시다”였다.     

앞으로 글을 쓸 때 정철 작가의 『누구나 카피라이터』에 나온 글을 규칙으로 삼으려 한다.         



  많은 이야기를 하려 하지 말 것.


 긴 이야기를 하려 하지 말 것.


                          복잡한 이야기를 하려 하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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