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집중력을 만드는 글쓰기
"탁월한 사람에게 규칙적인 습관이란, 야망의 또 다른 표현이다"
- 위스턴 휴 오든(시인)
강박적인 노트 수집가 팀 페리스의 <<타이탄의 도구들>>의 서문에 나오는 글이다. 그는 자신의 분야에서 최정상에 오른 사람들을 거인이라는 듯에서 '타이탄(titan)'이라고 불렀다. "1만 시간의 법칙을 깬 거인들의 61가지 전략"을 가진 타이탄들의 성공 요건을 다룬 팀 페리스의 글은 내용도 풍성했지만 무엇보다도 문체가 일품이었다.
상황에 대해 구체적이고 선명하게 묘사를 하고 있어 마치 그 공간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이를테면 불명의 작가 빅토를 위고를 "지금 내가 앉아 있는 곳에서 단 몇 블록 떨어진 곳에 살았다."고 서술한다. 그 문장을 읽는 순간 당장이라도 위고가 살았던 집으로 달려갈 수 있을 것만 같다.
저자는 파리의 한 카페에 앉아 뤽상부르 공원을 내려다보며 글을 쓰고 있다. 글을 읽다 보면 나 또한 그 카페에서 한가롭게 차를 마시고 있는 것처럼 책 속으로 독자를 끌어들인다. 또 <<위대한 개츠비>>의 스콧 피트 제럴드를 묘사할 때는 "돌 던지면 닿을 거리에서 파티를 열곤 했다."며 세밀하게 표현한다.
묘사의 압권은 헤밍웨이 부분이다. 파리를 지독히도 사랑했던 헤밍웨이는
가슴에 불같은 문장들을 품고 밤거리를 안개처럼 와인을 찾아 흘러 다녔을
거라 말한다. 안개처럼 흘러 다녔다니! 지금도 헤밍웨이가 늦은 밤 파리의 골목길을 어슬렁거리며 다니고 있을 것만 같다.
문장력도 탁월한 팀 페리스는 "당신 삶의 모든 것을 변화시켜줄 지혜로운 도구들을 갖춘 거대한 창고"라고, 자신의 책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낸다. 타이탄들이 어떻게 해서 정상에 올랐는지 꼼꼼한 자료 수집과 방대한 사례들이 이 책이 지닌 미덕이다.
타이탄이 되기 위해 필요한 도구가 있을까? 어쩌면 타이탄에게는 도구가 필요하지 않을 텐데도 말이다. 아니 도대체 어떤 도구를 사용하여 타이탄이 됐을까 하는 궁금증에서 책 읽기는 시작되었다.
예전에는 먼 길 떠날 때 나침판과 등불을 지니고 갔다. 생존을 위해 도구를 갖추고 길을 나섰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살아가는 데는 도구들이 꼭 필요하다. 평범한 사람들 뿐만 아니라 타이탄들에게도 즐겨 쓰는 도구가 있었다. 아침을 만드는 5가지 의식이 그것이다.
그중에서 신선하게 다가온 것이 "잠자리를 정리하라"였다. 매일 아침 잠자리를 정돈하는 건 그날의 첫 번째 과업을 달성했다는 의미란다. 작은 성취감이 자존감으로 더 나아가 용기로 발전한다는 부분이 꽤 산뜻하게 다가왔다. 또 "명상하라"에서는 명상을 하면 '목격자의 관점'을 얻게 된다고 하는데 아마 자기를 객관적인 거리를 두고 들여다볼 수 있어서일 것이다. 종종 자기 자신을 객관화해 볼 필요를 느낀다.
타이탄들이 지닌 성품에는 지속력도 빼놓을 수 없다.
영화 <황산벌>에서 김유신은 계백과의 승부를 앞두고 말한다. "강한 놈이 살아남는 게 아니고 살아남은 놈이 강한 거야"라고.
살아남은 자의 대표 주자는 바로 아널드 슈워제네거다.
근육맨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헐리우드에 처음 발을 들여놓았을 때 제작자 어느 누구도 그를 눈여겨보지 않았다. 그 당시에는 알 파치노나 더스틴 호프만처럼 자그마하면서도 지적인 이미지를 풍기는 배우들을 선호했다. 헐리우드에서 별 쓸모가 없는 그가 선택한 것은 '버텨내기'였다. 금발 미남처럼 보이려 하지 않았으며,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드러내려 했다. 그들처럼 하지 않음으로써 승리할 수 있었다. 그가 한 것은 그저 버텨내는 것뿐이었다. 그런데 버텨내기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그의 말을 들어보자.
"제작자들의 눈에 잘 띄는 곳에 계속 머물면서 팝콘이나 먹는 것이었다."
나는 경쟁하러 나간 게 아니다. 이기러 나간 것이다."
누군가가 발견해 줄 때를 기다리며 자신을 벼리는 일은 목표지점에 대한 명확한 청사진을 갖고 있을 때 가능하다.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다고 해서 스스로 사라지지 마라. 그들이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볼 때까지 기다려라. 퇴장만 하지 않으면 반드시 누군가가 나를 기어이, 본다."
스스로 사라지기란 그 얼마나 쉬운가? 대다수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사라지는 선택을 한다. 그의 말이 의미심장하게 들리는 이유이다.
그 어느 때보다도 요즘은 글을 쓸 일이 많아졌다. 글쓰기의 르네상스라 할 수 있다.
디지털 시대가 발전하면 할수록 문자나 카톡으로, 이메일로 SNS에 글을 쓸 기회가 더욱 많아졌다. 성공한 사람의 대부분이 말하기와 글쓰기에 월등한 실력을 갖춘 사람들이 많다. 글이 명확하다는 것은 사고가 명확하다는 것을 반증한다. 타인을 설득하는데 어려움이 없기에 어찌보면 이들의 성공은 당연한 것이다. 이 책에 따르면 글을 쓰는 사람이 미래를 얻는단다.
연재만화 <딜버트>의 작가 스콧 애덤스도 주목할 만하다. 패자에게 목표가 있다면 승자에겐 체계가 있단다. 1등과 싸워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승자처럼 체계를 갖추는 일이다. 스콧은 처음부터 신문사의 연재 지면을 얻는 것을 염두에 두고 글쓰기를 시작한 것이 아니었다.
'체계'를 갖추기 위해 맨 처음 그가 한 일은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이다. 블로그 글쓰기를 통해 독자에게 좋은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글쓰기 스킬을 터득했다. 꾸준히 글쓰기 연습을 했고, 반응이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여력을 갖춰진 그에게 <월스트리트 저널>의 원고 청탁은 성공적인 작가를 알리는 신호탄에 불과했다.
수익성 좋은 강연도 뒤따라왔음은 물론이다. 스콧은 승패가 바로바로 결정되는 단기적인 목표에만 매달리지 않았다. 그랬다면 몇 년간의 긴 시간 동안 블로거로서 지속할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커다란 사업 기회 또한 거머쥘 수 없었을 것이다.
1등과 견주려면 버티고, 또 버텨야 한다. 승자독식인 단기적 목표 달성이 아니다. 그러기 위해 그가 택한 것은 2등을 해도 뭔가 가져갈 수 있는 체계 구축이었다. 이때 필요한 것이 마음으로 먼저 지치지 않고 벼텨내는 것이다.
한 우물을 파야 한다고 흔히들 말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것을 보란 듯이 거부한다. 전문화는 곤충들이나 하는 일이라고.
"오늘날 성공은 '전문가'의 길을 걷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탁월한 사진작가가 되려면 사진 기술보다는 스토리텔링의 기술을 더 익혀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글쓰기, 말하기, 커뮤니케이션, 프레젠테이션 능력 또한 키워야 한다."
<<타이탄의 도구들>>에 따르면
"큰 성공과 성과를 거둔 사람들은 모두 많은 사람들에게 읽힌 자신만의 책"을 지니고 있다고 역설한다.
글쓰기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시대가 왔다. 사실 작가를 만드는 건 문장력이 아니라 어떻게든 '쓰고자 하는 의지일 것이다. 의지 또한 일상에서 매일매일 가꾸어야 할 기본자세이다.
<뉴욕 타임스> 기자로도 명성을 쌓은 닐 스트라우스는 논픽션 분야에서도 탁월한 글쟁이로 인정받고 있다. 그가 강조하는 것이 있다.
"성공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그를 잘 써야 한다."
그는 우리에게 글에 대한 기준을 낮추고, "매일 허접하게라도 두 장씩" 쓰라고 주문한다. 억지로라도 두 장을 채웠을 때의 '성공한' 기분을 느끼라는 것이다. 사실 성공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초안은 있어야 한다. 질적 변화를 이루고 싶다면 양적 팽창이 수반되어야 하는 것처럼.
브레인피킹스의 편집장 마리아 포보바는 행복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거절의 기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우리 모두 딱 부러지게 거절을 하지 못해 낭패를 보는 일이 그 얼마나 많은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무능한 상대에게 시간을 낭비하지"말라고 그녀는 요구한다. 그래야만 가장 중요하고 본질적인 문제에 집중할 수 있다고 우리에게 주문한다. 느긋하게 살기 위해서는 집중력을 키우라 한다. 그런데 이런 강한 집중력은 글쓰기를 통해 키울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 기회에 마리아 포보바처럼 다만 몇 줄이라도 매일매일 무조건 써보자고 다시 한번 결심을 해본다.
타이 탄들은 규칙을 갖고 작은 성취를 도달하는데 힘을 쏟았다. 의식적으로라도 꾸준하게 지속력을 갖고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버텨내기를 했다. 로마도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듯이 하나하나 단계별로 체계를 쌓는데 집중했다.
거인이 되기 위해서 필요한 도구들은 사실은 자잘한, 사소하지만 아주 기본이 되는 일상에서의 혁명을 바탕으로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 자기만의 길을 가되 시대의 흐름을 읽어내는 것, 자신만의 도구를 갖고 일상에서의 눈부신 혁명을 이뤄내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스토퍼 코치의
"승자가 되려면 가장 쉬운 것부터 시작하라. 반드시 천천히 하라.
서두르지 마라."
를 기억하자.
<<명문대 합격 글쓰기>>의 저자 진순희 인사드립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