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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순희 Feb 14. 2023

후기-고수의 독서: 저도 이참에 "요청"좀 해 보려고요


일요일 아침 꼭두새벽(?)부터 시작하는 한근태 작가님이 진행하시는 고수독서 모임에 참여를 했다. 

남들 보기에 아침 7시는 이른 아침 정도이겠지만 두세 시에 자는 내게 아침 7시는 그야말로 꼭두새벽이다.    

고수독서모임의 첫 시작은 신속함과 성급함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했다. 

성마른 누군가는 스피드 퀴즈 맞추듯이 발언을 했다가 한번 각을 익힌 다음에 말하라는 지적을 받았다.

사람 간의 갈등도 말을 빨리 할 때 일어난다고 하셨다.





대답에도 격이 있다     

          

지식견해(知識見解)라는 단어를 화면에 공유해 주셨다. 다음은 작가님의 설명을 부박하게나마 정리해보고자 한다. 

지(知)는 말하기로써 말할 수 없는 건 아는 게 아니다. 식(識)은 글쓰기로 새기는 것이다. 견(見)과 해(解)는 지식의 결과물로 생기는 것으로 나만의 견해와 해법을 말한다. 먼저 지식으로 알아야만 풀어낼 수 있는 솔루션이 생긴다는 뜻이다.      


‘호기심’이란 알고 있는 것과 알고 싶은 것과의 차이를 줄이려는 것을 지칭한다. 호기심으로 채웠다고 해도 질문은 생긴다. 질문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타인의 의견과 내 의견 사이에 간극이 생길 때 질문이란 것을 하게 된다. 질문이 없고 공감만 있을 때 비판의식이 없는 ‘추종자’가 된다. '질문'에 대한 민감성을 키워야 하는 이유이다.      


금과옥조같은 귀한 내용이 많아서 받아적기 바빴다. 특히 '좋은 직업'에 대한 분류가 이채로웠다.



두 번째 질문은 동정과 공감과 연민에 대한 거였다. 

동정과 공감과 연민에 대해 대답을 하면서 중언부언했다. 차이를 간단명료하게 말했어야 했는데, 주변 지식을 장황하게 설명하며 명쾌하게 말하지 못했다. 정확하게 안 다고 생각했지만 언어로 치환될 때는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다. 자사고나 대입 면접 대비할 때 두괄식으로 명료하게 말하라고 아이들에게 채근을 하면서 정작 나 자신은 그러지 못했다. 


여러 사람의 대답을 듣고 내린 한 소장님의 견해는 이러했다. 

‘동정’은 우월감이 내재되어 있는 거라서 ‘동정’ 앞에 같이 다니는 게 ‘값싼’이란 단어란다. 

“참, 안 됐어! 와 같은 감정이다.  ‘공감’이 남의 신발을 신고 함께 걸어가는 ‘아이고, 어떻게 하냐’라면 ‘연민’은 ‘돈을 거둬서 도와줘야지’와 같은 실행이 뒤따른다. 




예전에 읽었던『리셋하고 리드하라』에도 하워드 가드너의 ‘공감력을 소개하고 있다. 그가 첫 번째로 꼽은 능력이 바로 ‘공감력’이다.  

남의 감정이나 의견 등에 자기도 그렇다고 느끼는 ‘공감’에는 ‘심퍼시(Sympathy)와 ’ 엠퍼시(Empathy)가 있다. 심퍼시는 동정과 연민의 감정이기에 외부적 입장에서 상대의 감정을 이해한다. 그에 비해 엠퍼시는 감정이 이입된 공감을 말한다. 동정과 연민은 타인의 감정 또는 입장을 이해하려는 노력 없이도 느낄 수 있단다. 엠퍼시에 해당하는 공감력을 갖기 위해 필요한 것이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했다.        



https://brunch.co.kr/@nangrang77/395      




독서 모임에 참여한 이들에게 책 쓰기에 도전해 보라고 했다. 글을 어떻게 써야 하냐고 질문이 있었다. 

글쓰기 가르치는 내게 날아온 질문에 평소처럼 못하고 함량미달의 대답을 했다. 아이들에게 좋은 글을 쓰고 싶으면 첫째도 책이요, 둘째도 책이라며 책! 책! 책!이라고 부르짖어 왔다. 양질의 글은 다양한 읽기를 바탕으로 한 배경지식이 쌓여야 쓸 거리가 풍부하다며 강조해 왔다. 주제가 정해졌더라도 소재가 풍요롭게 갖춰지지 않으면 좋을 글을 쓸 수가 없다고 그러니까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고 말해왔던 터였다. 그런데 정작 대답할 때는 글은 리듬이 있어야 한다며 단문 단문 장문, 장문 장문 단문의 형태가 좋다는 글쓰기의 테크닉적인 면에 국한된 말을 했다. 대답에 격이 있다면 오늘 대답은 하수에 머무른 듯하다. 



도사들은 호들갑 떨지 않는다는 말처럼 무엇에든, 누구한테든 흔들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요청하라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에 김지수 작가의 ‘요청’에 관한 말이 나온다. 

성공한 사람 중에는 도움을 받기만 하는 ‘테이커 taker’보다 도움을 주는 ‘기버 giver’가 많단다. 하지만 도움을 주는 사람만큼이나 도움을 요청하는 ‘리퀘스터 Requester’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대를 배려해 아니면 미안해서 또는 거절당할까 두려워 부탁하기를 주저한다. 실험에 따르면 많은 사람들은 타인에게 도움을 주기를 기다리고 있단다. 




대구에 사는 P작가님이 한 교수님께 대구에 오시면 꼭 만나고 싶다는 말씀이 있었나 보다. 한 교수님은 대구에 가면 수성호텔에 묵는데 반드시 P님을 만나러 가겠다고 하셨다. 그 얘기를 듣는 순간 



"아유, 나도 한 교수님께 뵙고 싶다고 말씀드릴 걸!"
후회가 봇물처럼 밀려왔다.


한 교수님 계시는 곳과 20분도 안 걸리는 곳에 살고 있는데도 차마 그런 말씀을 드리지 못했다. 

바쁘실 거 같아 마음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다. 나와 같은 사람들을 위해 지혜로운 해결책이 '과제분리'였다. 

『미움받을 용기』를 한 줄 요약하면 '과제분리'로 정리할 수 있다고 했다. 요청했을 때 거절하는 것은 상대의 몫이고 나 자신은 어쨌든 해봤어야 했다. 또 누가 알겠는가. 많은 사람들이 타인에게 도움 주기를 기다린다고 하는 것처럼 내게도 도움 받을 행운이 닥칠지. 


그래서 이참에 요청이란 것을 해 보려고 한다.


한근태 교수님, 저 좀 만나주시겠어요~^^

어떻게 하면 그렇게 가독성 좋은 글을 쓰실 수 있는지요?
어떻게 하면 쉼 없이 출간하실 수 있는지요?
수많은 강연은 어떻게 소화하시는지요? 
참여하는 구성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독서 모임은 어떻게 진행할 수 있는지요?


독서 고수, 책 쓰기 고수, 강연 고수, 독서 모임 고수인 한근태 고수님께 제대로 사사받아

'고수의 비밀 병기'를 장착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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