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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순희 May 28. 2023

교정 교열비가 얼마냐고 묻는 당신께?


비 오는 일요일 아침.

식전 댓바람부터 전화를 받았다. 조금 생각을 멈추게 하는ㆍㆍㆍ


걸걸한 목소리의 남성은 내 전화번호를 지인한테 받았다면서 대뜸 교정교열비가 얼마냐고 물었다.



써놓은 원고가 있는데 혹시
교정교열도 하시냐고?라는 질문도 아니고
How much?부터
물어봐서 당혹스러웠다.

아래 사이트에 올라온 글로 대답을 갈음하려 한다.





외주 교정비는 얼마쯤이 적정한 것인가?   

  

편집자들 스스로가 교열 작업이 전문 작업이라는 인식을 하지 않는다면 출판 편집은 발전할 수 없습니다. 적정 가격은, 그 일을 정확하게 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그 일을 하지 않고 다른 일을 했을 때 벌어들일 수 있는 수입에 대한 기회비용으로 계산되어야 합니다.     


1. 텍스트의 상태를 먼저 확인하고,

2. 출간 콘셉트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최종 결과물의 수준을 가늠한 뒤에,

3. 작업 난이도를 교열자의 숙련도에 비추어 헤아려서,

4. 대략의 작업 시간을 산정하고,

5. 그 정도 난이도의 작업을 수행하는 편집자의 일반적인 급여 수준에 비추어 가격을 맞추고,

6. 마감이 촉박하다든가 기타 특별한 사정이 개입할 경우 통상적인 작업 강도를 현저히 초과하는 특별한 집중도를 요구하는 데 따른 할증을 계산한다.     


이런 방식으로 교열비가 책정되어야 합니다. 물론 처음부터 텍스트의 상태를 꼼꼼히 살펴야겠지만, 검토할 때는 사흘쯤 걸릴 것 같던 텍스트가 막상 작업을 해 보니 보름은 걸려야 해결될 것으로 확인되는 경우도 왕왕 있습니다. 이런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는 당연히 가격이 달라질 수 있는 여지를 미리 확보해 두어야 합니다.          

물건은 보지도 않고 교열비를 매긴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텍스트의 상태에 따라서, 최종 목표치의 난이도에 따라서 그리고 교열자의 숙련도에 따라서 적정 가격이 달라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어떤 텍스트는 100쪽을 손보는 데 하루가 걸릴 수도 있고, 어떤 텍스트는 20-30쪽을 손보는 데 일주일이 꼬박 걸릴 수도 있습니다.


-‘편집자가 만드는 새로운 세상-북에디터/ 사이트에 올라온 글

http://www.bookeditor.org/qna/aread.php?id=2163&mode=&s_que=&fie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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