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스스로를 워커홀릭이라 불렀던 사람입니다.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일을 열심히 해?" 라는 질문을 들으며 하루하루를 보내곤 했습니다.
딱히 일이 좋아서라기보다는, 월급을 받는 만큼 책임감 있게 해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회사가 곧 내가 되고, 내가 곧 회사인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열심히 일했습니다.
41세 만우절, 자궁경부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교수님은 당장 다음 주에 수술날을 잡자고 하십니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물었습니다.
"일이 너무 바빠서 그러는데, 수술을 조금 미룰 수 있나요?"
그때는 몰랐습니다. 내일이 내게 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첫번째 암 치료를 하던 중, 두번째 암인 유방암을 발견했습니다. 신이 내게 왜 이런 시련을 주는 지 원망스럽기만 했습니다. 21년 4월부터 8월까지 총 4개월 동안 저는 3번의 수술과 5번의 항암치료, 44번의 방사선 치료를 견뎌야 했습니다. 고작 5개월의 질병휴직을 끝내고 복직을 준비하던 9월의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회사로 다시 돌아가면 내 인생에 무엇이 남을까?”
매일 내게 주어지는 이 하루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단 한 번뿐인 오늘인 것을 깨닫게됩니다.
그날 이후, 내 삶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회사로 돌아가는 대신 퇴사를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인생을 시작했습니다.
언제 찾아올지 모를 전이와 재발의 불안이 여전히 가슴 한편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걱정과 불안으로 하루를 채우기보다 주어진 오늘을 소중히 보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그 누구와도 싸우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물론 쉽게 화를 내지도 않습니다. 무엇보다 오늘을 걱정과 후회로 채우는 대신, 감사와 행복으로 채우려 노력합니다.
드디어 진짜 내 모습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나는 하고 싶은 일이 참 많은 사람입니다. 호기심 많고 도전을 즐기는 사람이라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하고 싶었던 일들을 매일 해나가며 나를 발견합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나를 기록하는 일입니다. 내 하루를 기록하며, 내 인생의 흔적을 남기는 일입니다. 별 것 없는 하루를 기록하고자 합니다. 힘들고 괴로웠던 항암치료과정 같은 이야기는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저 내가 소중히 여기는 일상 속 작은 순간들을 나누고 아주 소박한 위로를 전하고 싶습니다.
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느라 소중한 하루를 놓치고 계시지는 않나요?
당신의 오늘 하루를 좋은 것들로 채우고 싶어지게 만드는 글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 글이 당신에게 작은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함께 걸어가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