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단어들을 찾아본 적 있다!?
혹시 이 두 단어의 뜻이 궁금해서 찾아본 경험이 있나요? 어휘력과 문해력에 관심이 많을수록 단어의 의미를 정확히 구분하여 쓰고 싶은 욕구가 생기거든요. 비슷한 뜻을 지닌 단어라 하더라도 가장 정확하게 어울리는 단어를 쓰고 싶은 마음, 그것이 사실 문해력 향상을 위한 첫 마음가짐이기도 합니다. 단어의 정확한 사용을 통해 소통의 장애를 극복하는 것이죠.
논리적 근거를 가지고 말하는 상황에서 자주 언급되면서도 일상생활에서도 자주 쓰이는 반증(反證)과 방증(傍證), 이 단어들은 ‘근거’나 ‘증거’라는 유사한 의미를 기본으로 깔고 있으면서도 서로 분명히 다른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 반증(反證): ① 어떤 사실이나 주장에 대해 반대되는 증거를 들어 그것을 부정하는 일. 또는 그 증거.
[예] 허위 보도라는 것이 반증되다.
② 어떤 사실을 반영하여 나타냄.
[예] 그것은 당신이 떳떳하지 못하다는 반증이다.
● 방증(傍證):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증거가 되지는 않지만, 주변의 상황을 밝힘으로써 범죄의 증명에 간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증거.
[예] 방증할 자료를 수집하다.
먼저 반증은 두 가지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①의 반증은 쉽게 말하면 ‘반대가 된다는 증거’라고 할 수 있어요. 어떤 사실이나 주장이 옳지 않다는 것을 그에 반대되는 근거를 들어 증명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주로 수학적 증명이나 논리적 토론과 같은 특정 상황에서 쓰이고요, 어떤 사실과 모순되는 것 같지만 거꾸로 그 사실을 증명하는 것을 가리킵니다.
SNS 사용과 우울증 간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 결과가 모순되어, SNS 사용이 우울증 유발의 직접적인 근거가 없다는 반증이 있다.
②의 반증은 쉽게 말해 ‘반영하는 증거’라고 할 수 있어요. ①의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에 비해 일상생활에서 더 자주 쓰이는 단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이 이토록 조용한 것은 더 큰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홍성원, <육이오> 중)
그에 비해 방증은 직접적인 증거는 아니지만 간접적인 증거가 되는 사실을 가리킬 때 쓰는 말입니다. 쉽게 말해 ‘드러내는’, ‘보여 주는’ 등과 같은 의미로 이해할 수 있지요. 그렇기 때문에 방증이라는 명사형보다는 '방증하다'라는 동사형으로 더 자주 쓰인다는 것도 구분의 한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때 쓰이는 한자 ‘방(傍)’은 (중심이 아닌) ‘곁’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어서 간접적인 증거가 되는 사실이라는 의미를 뒷받침합니다. 텔레비전 공개 방송 등에서 발언권이 없이 단순히 곁에서 듣는 사람을 방청객이라고 하잖아요. 그 단어를 같이 떠올리면 더 쉽게 기억할 수 있겠네요.
무엇보다도 선생님의 해박한 지식을 방증하는 듯한 풍부한 예화와 교과서의 영역을 벗어난 포괄적인 강의는…. (최일남, <골방> 중)
자, 저는 이렇게 활용해 볼게요.
사람들은 여러분들이 어휘력이 부족해서 이 책을 읽는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어휘력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②반증이라고 생각해요. 이 생각에 대한 ①반증은 아마 찾을 수 없을걸요?
그리고 이렇게 비슷해 보이지만 사용하는 맥락이 다른 단어의 뜻을 잘 이해하고 알맞게 사용하는 것이야말로 어휘력과 문해력이 뛰어나다는 사실을 방증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문해력이 쑥쑥, 한 줄 요약>
반증은 반영하는 증거, 또는 반대되는 증거,
방증은 (마치 방청객처럼 무대의 주인이 아니라) 간접적으로 보여 주는 증거
* 이 매거진의 글은 일상생활에서 자주 헷갈리는 단어를 중심으로 그 차이점들을 짚어 보자는 기획 아래 집필하고 있는 글입니다. 대개 중학생 정도의 수준에서부터 일반인도 까먹었을 법한 어휘나 문법 지식도 나올 수 있습니다. 부담 없이 읽다 보면 국어 문법 지식도 함께 이해할 수 있길 바라고 있어요!
혹시 차이점이나 쓰임이 궁금한 헷갈리는 단어들이 있다면 댓글 달아 주세요. 열심히 공부하여 알려드리겠습니다.
'꽉잡아 문해력'이 책으로 나왔습니다.
읽자마자 문해력 천재가 되는 우리말 어휘 사전 | 박혜경 - 교보문고 (kyobob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