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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비야 Mar 02. 2023

몇시간 후면 우리반 아이를 만난다.

두근두근 첫만남

몇시간 후면 올해를 함께 살 우리반 아이들을 만난다. 제법 나이도 있고 아이도 키워봐서 아무렇지 않을 줄 알았는데 잠이 오지 않는다. 저출산 시대라지만 과밀학급은 존재한다. 만 5세 27명, 내 귀에서 피가 날지도 모른다.(대구 만5세 28명 정원이다.)


반배정을 받고나면 아이에 대한 정보들이 귀에 들어온다.

"이 아이는 ^^해요. 이 아이는 ♡♡♡하고, 아..  이 아이는 ㅠㅠ.. 쌤, 어떡해요?"

사람마다 궁합이 다르니 나랑 잘 맞기를 바랄 수 밖에... 선입견을 가지지 않으려 노력한다. 그리고 상황을 함께 극복해보리라 마음을 다잡는다.


아이의 일곱살 인생에서 좋은 선생님의 흔적으로 남고 싶은데 27명이라는 숫자앞에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최대한 듣고 교실에 반영하고 싶다. 마음과 달리 시스템을 우선하는 교사가 되기는 싫다. 그런데 많은 학급인원앞에서 당장 안전 걱정이 가장 크다. 다정한 선생님이기 전에 통제하는 선생님이 되어야하는건 아닐지 염려스럽다.  4층에서 2층까지 급식실 이동, 하원을 위해 4층에서 1층까지 이동.. 제일 마지막 아이는 계단에 가려 보이지 않을거다. 인원이 많을 때 교사의 마음은 언제나 조마조마. 다치지않을까하는 걱정이 가장 크다.


걱정인형을 열 개는 마련해야 오늘 밤 안에 잠들 수 있을 것 같다. 하루일과를 따라 걱정은 멈추지 않고 여기 저기를 헤맨다.


 1년을 어떻게 보내게 될까? 내년 이맘 때, 참 좋은 인연이었다고 회상할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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